유월말
경주의 한낮 기온이
37.5도까지 오르더니
연일 불볕더위가 계속됐다
나름 기대했던 장맛비도
두어 번 오고는 끝났다
사람이든 식물이든
견디기 어려운 날씨였다
그리고 며칠 전
우연히 텃밭을 둘러보다가
누렇게 변해버린
단호박 넝쿨을 발견했다
조금만 더 있으면
샛노란 속살이
고구마만큼이나
달고 맛있어질 텐데
그새를 못 견디고
죽기 직전까지 가버렸다
"오빠, 단호박 잎이
죄다 누렇게 변했는데
살릴 수 있는 방법이 있을까?"
그랬더니
조금의 여지도 없이
단호하게 말했다
"볏짚이 살아날 수 있겠나?"
오빠는 정말 단호박이었다
달콤 살벌하게 그렇게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