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06.30(목)
처치홈스쿨 마지막 날이었다. 여러 모로 마지막 날이었다. 이번 학기의 마지막이기도 하고, 이곳에서의 마지막이기도 하고. 나는 평일 모임에 가지 않으니 피부로 와 닿지는 않지만 아내와 아이들은 다를 거다. 일단 오늘이 지나고 나면 당분간은 방학이니, 일주일에 3일이나 가야 해서 적잖이 힘들었던 일정에 다소 숨통이 트이지 않을까 싶다. 그러면서도 이제 마지막이라는 생각을 하면 수시로 마음이 뭉클할 거고. 실제로 아내는 요즘 모든 일상에 ‘마지막’이라는 의미를 붙이다 보니 수시로 애틋해 진다고 했다.
마지막이든 어떻든 일단 오늘도 처치홈스쿨 일상을 소화해야 했다. 마지막이라고 더 여유롭고 그러지는 않았다. 오히려 더 바쁘고 정신이 없었을 거다. 처치홈스쿨의 정신적 지주이신 선교사님 가정도 방문을 하신다고 했다. 일정을 끝내고 엄마 선생님들의 상담 시간도 가진다고 했다. 나의 퇴근 시간 직전에 아내에게 메시지가 왔다.
“이제 막 청소까지 다 끝냄”
나도 저녁에 모임이 있었다. 아빠 선생님들과 선교사님의 만남이었다. 퇴근하고 바로 처치홈스쿨 교회로 갔다. 비가 억세게 내렸다. 저녁을 따로 먹을 시간도 없었지만, 시간이 있었더라도 먹고 싶은 생각이 안 들었을 거다. 그 정도로 비가 많이 왔다.
아내와 아이들도 아직 교회였다. 근처 분식집에서 저녁을 사서 먹고 간다고 했다. 서윤이는 지난 화요일처럼 나를 환대했다. 내가 오기 전에도 ‘아빠 보고 싶다’는 말을 계속 했다고 했다. 내가 보고 싶고 그리운 아이들을 다시 만나는 것도 일상의 기쁨이지만 나를 보고 싶어 하고 그리워 하는 아이들을 만나는 것도 그에 못지 않은 기쁨이다. 자녀가 늘어나는 건, 나를 최고라고 인정해 주는 사람이 늘어나는 것과 같은 일이다. 어디 가서도 이런 환대를 받지 못한다.
아빠 선생님들의 모임이 시작되고 나서도 아내는 여전히 교회였다. 저녁을 다 먹고 아빠 선생님들에게 간단한 다과를 전해주고 나서야 갔다. 제법 늦은 시간이었다. 집에 가서 씻기고 재울 생각을 하니 내가 다 막막했다. 열시 쯤 아내에게 메시지가 왔다.
“이제 누웠당. 하하하하”
집에 도착했을 때는 거실에 아무도 없었다. 아내에게 메시지를 보냈다.
“여보?”
“여보. 나 애들 재우고 이제 깸”
아내는 뒤늦게 나오긴 했지만, 너무 뒤늦게 나왔다. 뭐 대화를 나누고 말고 할 만한 시간이 아니었다.
“여보한테 할 얘기 많은데”
그 와중에 서윤이도 깼다. 아내는 그대로 다시 들어갔다. 서윤이가 아니었더라도 들어가야 했다. 엄청 피곤해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