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운민 Jan 17. 2021

경기 유랑 시흥 편 3-1 (배곧신도시 오이도 박물관)

오이도의 빨간 등대

애매했던 시흥의 이미지를 아름다운 자연경관을 통해 새롭게 만들어 가는 과정이 정말 인상적이었다. 하지만 현재 시흥의 대표적인 지명이라 하면 바로 ‘오이도’라는 세 글자가 먼저 떠올리지 않을 수 없는데 그 장소가 딱히 유명하거나 유래가 깊어서라기 보단 서울 지하철의 종점이 오이도까지 연장될 때부터 일 것이다. 지하철을 타고 갈 수 있는 종점이 섬이라는 낯 섬과 호기심이 겹쳐 오이도의 명성은 날로 높아져 갔고, 전철을 타고 오이도를 방문하는 사람들은 점차 늘어났다.

하지만 오이도를 가기 전, 두 가지를 명심해두어야 한다. 하나는 오이도역에서 오이도까지 꽤 먼 거리고, 다른 하나는 오이도는 이제 매립되어 섬이 아니라는 사실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맛있는 해산물을 먹고 즐기며, 제방길을 따라 서해안의 광활한 갯벌을 한눈에 볼 수 있는 데는 오이도가 최고라 생각한다. 뿐만 아니라 오이도는 선사시대 사람들한테도 살기 좋은 장소였는지 잘 정비된 선사유적공원을 산책할 수 있으며, 최첨단의 전시기법과 직접 체험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 많은 오이도 박물관까지 한꺼번에 볼 수 있다.

시흥시청을 지나 오이도 쪽으로 가다 보면 띄엄띄엄 떨어져 있던 도회지의 분위기가 (심지어 시흥시청 주변도 그렇다) 어느 한 구역을 지나면 최신식 신도시의 느낌이 물씬 풍기는 장소가 나타난다. 바로 배곧신도시라 불리는 지역으로 근처 송도신도시의 대안으로 부각되어, 시흥에서 가장 살기 좋은 동네가 되었다. 근처에는 신세계 아웃렛과 각종 프랜차이즈가 다양하게 입점해 있기 때문에 교통의 접근성만 더욱 좋아진다면 금상첨화라 할 수 있겠다.

교육에 있어서도 서울대학교 시흥캠퍼스가 2025년에 조성된다고 하고, 특히 바닷가를 따라서 신도시가 건설되어 여기서 살아보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그런 생각이 미처 닿기 전에 어느덧 끊임없이 펼쳐지는 시화방조제와 더불어 독특한 건축물의 모습을 한 오이도 박물관에 도착했다. 박물관에서 내리자마자 서쪽에서 불어오는 바닷바람이 나의 뺨을 스쳐 지나갔다.

오이도 박물관은 오이도 선사유적에서 주로 출토된 유물을 전시하는 곳으로 다른 박물관과 달리 다양한 기법으로 관람자의 흥미를 북돋는 방식이 주목받는 장소이기도 하다. 입구에 들어서자마자 영상을 관람하고 타임캡슐의 문을 열듯 전시실로 들어가는데 내부에는 단순히 유물만 진열하는 것이 아니라 각종 밀랍인형으로 그 시대의 생활상을 충실하게 재현해 놓았다. 특히 여러 가지 체험 중에 터치스크린으로 빗살무늬를 직접 새기고 그걸 프린터로 인쇄하는 체험 등은 정말 흥미로웠다. 오이도 박물관 옥상에 올라가서 바닷바람을 마음껏 받아본다. 어느새 노을이 서쪽으로 지고 있었다.

작가의 이전글 경기 유랑 시흥 편 2-4 (연꽃테마파크-관곡지)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