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기심과 두려움의 반비례
사전에서 ‘작가’의 뜻을 찾아보았다. 문학, 미술, 음악 등의 예술 작품을 창작하는 직업이라 한다. 좀 더 범위를 좁혀 한국직업사전에 명시된 ‘여행작가’의 정의를 살펴봤다. 여행지에서 보고 느꼈던 것을 기록하고 이를 통해 새로운 여행지나 명소들을 소개하는 콘텐츠를 생산하는 업으로 소개되었다. 내가 생각하는 ‘여행작가’는 큰 범주에서 작가에 속해있긴 하지만 이 ‘취재’라는 과정이 다른 작가보다 중요시된다. 또한 낯선 사람들에게 너스레도 잘 떨며 외향적인 성격을 지니고 평소에 자기 캐릭터가 각인되는 사람들이 ‘여행작가’로 좀 더 긴 생명력을 유지하는 듯싶다.
나는 어떠한가? 욕심도 많고 하고 싶은 것도 쌓여있고 나서는 걸 좋아해 얼굴도 팔리지만 낯선 사람들과의 만남을 두려워하고 내가 주도적인 모임이 아니라면 꺼리는 편이다. 쓸데없는 에너지를 소모해서 힘을 빼느니 그 시간에 하고 싶은 걸 더 해야 성에 차는 주의다. 모두들 희희낙락 술에 취해 내뱉는 말들도 하루가 지나가면 뜬 구름처럼 하늘 저편으로 흩어질 것이다. 저마다 바라보는 시선이 다른 사람들끼리 굳이 가면을 쓰고 척을 할 필요가 있을까? 작가일도 결국 주위 사람을 잘 만나야 일이 순탄대로 로 흘러가지만 결국에는 본질인 내가 튼튼하지 않으면 아무 의미 없는 허물일 뿐이다.
나름 명분을 내세우며 내가 가진 결점에 대해 변호해 보지만 나 자신을 속여가며 사람을 만나러 다니고 싶진 않다. 그 시간에 나를 진심으로 생각해 주는 사람을 조금이라도 돌이켜보는 것이 어떨까? 사람을 만나는 것이 아직까지 두렵지만 ‘여행’과 ‘역사’라는 매개체와 호기심만 있다면 용감해지는 모순을 지닌 게 바로 나다.
취재를 위한 여행을 마치고 귀국길에 또 다른 여행을 생각할 만큼 떠나는 것을 즐기지만 낯선 곳을 방문할 때는 아직도 두려움이 앞선다. 우리 비행기는 무사히 목적지에 닿을 수 있을까? 무슨 해코지를 당하지 않을까? 계획대로 이뤄질 수 있을까? 날씨는? 잠자리는? 그 불안감 때문에 여행을 주저하지만 낯선 공기를 마시고 길거리로 한걸음 나아가는 순간 전부 부질없다는 것을 곧 깨닫게 된다. 덤벙되는 나에게 미소를 보내는 노점상의 아주머니, 나와 마찬가지로 거리를 헤매는 현지인, 피부색과 말은 달라도 보편적인 인간의 감정을 느낄 때 우린 모두 지구촌 가족이란 사실을 곧 알게 될 것이다.
돌아오는 비행기에서 그동안의 여정을 되짚어 보며 가보지 못한 것, 먹지 못한 것에 아쉬워하며 다음 여행은 어디로 갈지 고민을 해본다. 호기심과 두려움이 교차하며 실크로드처럼 나만의 여행을 그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