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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운민 Dec 18. 2020

경기 유랑 강화도 편 9-6 최종(연미정, 평화전망대)

강화의 진과 보 그리고 돈대

이제 갑곶돈대를 넘으면 북쪽이 바라다 보이는 장소로 향하게 되는데, 민통선을 넘어가야 하는 만큼 긴장도 되지만 새로운 설렘과 기대감이 생기고 있다. 강화여행의 대미를 장식할 민통선 너머로 한번 가보자.

강화대교로 가는 갈림길을 지나쳐 어느새 인적은 점점 드물어지고, 까마귀들만 옹기종기 모여 있는 넓은 평야가 나온다. 강화섬 쌀과 고구마, 포도 등 수많은 농산물이 풍요롭게 자라는 강화이기에 예전부터 선조들이 전란을 피해 이 땅으로 피난 간 게 아닐까 싶다. 앞에 보이는 전차 방호벽과 각종 군사시설들로 인해 긴장감은 고조되고, 수많은 까마귀 떼만 하늘을 향해 자유롭게 날고 있다.
민가가 있을만한 장소에는 군부대의 위압감을 주는 철문만이 휴전 중인 나라의 긴장감을 고스란히 전해주고 있다. 군부대 바로 정문 바로 앞 한강과 임진강이 합류되는 지점을 조망하며 강화도의 돈대이자 가장 유명한 정자이기도 한 월곶돈대와 연미정이 자리하고 있다. 원래는 외진 곳에 위치하고, 민통선이 시작되는 지점이라서 탐방객이 거의 없는 쓸쓸한 장소였다. 하지만 연미정에서 드라마와 영화 등이 촬영되기 시작하며 세간의 주목을 받게 되었고, 강화의 10대 명소중 하나로 자리 잡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변변한 주차장 하나 없고, 군부대가 바로 앞에 있어 주차를 하는데 눈치를 이리저리 보며 간신히 공터를 찾아 일을 끝냈다. 연미정과 월곶돈대를 올라가기 전에 성벽을 따라 조해루라는 성문이 이어져 있었다. 한강이 바다로 흘러가는 강화 북쪽의 중요 지점에 있었기에 핵심 군사요새로서 역할을 다했던 월곶돈대는 성벽을 따라 낮은 언덕을 올라가다 보면 정면에 성벽으로 둘러싸인 요새가 등장한다.

월곶돈대의 낮은 암문을 지나 요새로 들어가면 비록 언덕은 낮지만 강화의 북쪽 해안과 멀리 북한 땅까지 보이는 장쾌한 전망이 파노라마처럼 펼쳐진다. 그 언덕 한편에는 그 유명한 연미정과 500년 된 느티나무가 자리하고 있다. 그 물길이 제비꼬리와 같아서 연미정이라 이름을 짓었다고 하고 세월의 흔적이 고스란히 전해져 더욱 아름다운 자태를 뽐내고 있다. 원래 느티나무와 어울린 풍광으로 유명했는데 2019년 가을 태풍 링링으로 인해 손상을 입고 두 그루 중에 한그루는 밑동만 남아있어 아쉬웠지만 자연의 이치라 어쩔 수 없다고 생각했다.

연미정의 아름다움을 감상하고는 강화여행의 마지막 목적지인 평화전망대로 향했다. 강화의 북쪽 해안을 따라 달리는데 해안에서 북한까지 거리가 3,4킬로가 안 되는 만큼 실제로 이 해안을 건너서 북으로 넘어간 사람이 심상치 않게 있다고 한다. 그런 만큼 철조망이 3중으로 굳게 닫혀 해안가를 제대로 감상할 수 없었다.

북한 사이의 거리가 2킬로가 안 되는 지점 높은 언덕에 북한 땅을 조망할 수 있는 평화전망대가 나온다. 비록 연무가 껴 제대로 조망을 할 수 없었지만 바로 눈앞에 황해도의 연백평야가 눈앞에 펼쳐진다. 북한을 조망하는 다른 전망대보다 북쪽을 실감 나게 조망할 수 있었고, 이렇게 가까운 옆동네인데, 가지 못하는 아픔을 다시 한번 가슴에 새길 수 있다. 언젠가 강화와 다리로 연결되어 북쪽의 개성 땅을 밟아 경기 유랑의 전부를 다 쓰고 싶은 욕심이 있다.

평화전망대를 마지막으로 경기 유랑의 강화 편을 마무리한다. 역시 보물섬이라는 별칭답게 전역이 강화 땅 어디를 가던지 역사의 향기를 진하게 느낄 수 있었고, 강화 땅만이 가지고 있는 독특한 문화를 살펴볼 수 있어서 좋은 시간이 되었던 같다. 비록 다루지 못한 장소도 많았지만 동막해변과 돈오리 돈대도 물론 강화의 명소라 불릴만하다. 하지만 아직 관광도시로서의 면모는 조금 부족한 게 사실이다. 고려왕릉과 조금 덜 알려진 문화재 같은 경우 이정표나 접근하기가 정말 힘들었고, 호텔 등 편의시설도 덜 갖추지 않았나 본다. 그렇지만 강화 땅이 있기에 우리의 땅이 더욱 다채로운 향기를 풍길 수 있고, 미래의 가치가 어마어마 하기에 앞으로가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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