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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셀로나 Oct 23. 2020

서로를 살아 본다? 직업 바꿔 살아보기 프로젝트

바르셀로나 게스트 하우스 호스트에서 남해 독일마을 카페지기로

                                     


특별한 나의 여행 이야기

서로의 인생을 경험하다.


새로운 여행기를 시작해 본다. 어디를 가볼까 여행 폴더를 뒤적이며 고민을 하다가 2년 전 이맘때쯤의 특별한 이야기를 꺼내 보기로 했다. 영화 "로맨틱 홀리 데이"를 본 사람은 기억할 것 같다. 6천 마일이나 떨어진 곳에 사는 두 여주인공. 서로에 대해 아는 것 하나 없지만 인생의 전환점이 필요하다는 공통점이 있었다. 휴가 기간이 맞는 사람들끼리 집을 빌려주는 "홈 익스체인지"라는 사이트가 있다. 이를 통해서 2주간의 크리스마스 휴가를 서로의 집을 바꿔서 생활하기로 한다. 집을 바꿨을 뿐이지만 서로의 삶을 들여다보게 되었고 그러면서 일어나는 해프닝을 다룬 영화이다. 홈 익스체인지라는 사이트는 미주, 유럽 쪽 사람들이 생각보다 많이 이용하고 있다. 나는 해 본 적은 없지만 뉴욕에서 온 여행을 좋아하는 한 커플이 이전에 소개해 준 기억이 있다. 그 친구들은 상황이 맞으면 자주 이용을 하고 있었고 좋은 후기를 들려주어 흥미 있다 생각했었다.




















직업 바꿔 살아 보기 프로젝트 

허무 맹랑한 이 플랜의 시작은 이랬다.


나의 이야기는 살짝 다른 콘셉트인 집 바꿔 살아보기 + 직업 바꿔 살아보기이다. 시작은 이랬다. 2015년 바르셀로나에 정착해 살아 보기로 했을 때 3년이라는 기간을 혼자서 정해 두었었다. 감사히도 3년간 게스트하우스를 운영하며 나름 잘 정착된 시간을 보냈다. 시간은 생각보다 빨리 흘러갔고 2018년 어느덧 3년 차가 되었다. 고민이 되었다. 그해 3월에 한국에서 조금 긴 휴가를 보내면서 결정을 굳혀 보기로 했다. 하지만 오히려 내 맘은 정확이 50:50이 되었다. 다시 돌아온 바르셀로나의 5월 어느 날. 등장부터 밝은 에너지를 한가득 풍겼던, 귀여운 사투리를 구사하는 예쁜 아가씨가 손님으로 왔다. 친근하고 붙임성이 좋은 아가씨였다. 우린 이런저런 사적인 이야기도 쉽게 나누게 되었고 근교 해변 마을인 시체스에서 함께 시간을 보내게 되었다.





그녀의 이야기. 호기심도 열정도 많은 그녀는 늘 외국에서의 삶을 꿈꾸고 있다. 다양한 경험으로 채울 수 있는  삶을 원한다. 요리를 전공하고 미국에서 호텔 실습의 경험을 가졌다. 외국 생활의 맛을 본 이후 더 커진 외국 살이의  로망. 현실은 부모님의 도움과 함께 시작하게 된 카페를 남해 독일 마을에서 운영 중이다. 그래서 그녀 스스로 다른 결정을 하는데 어려움이 있다. 카페 운영은 그녀의 또 다른 꿈이기도 하다. 그래서 일 년 중 비수기 한 달은 외국으로 다니며 새로운 경험과 여행으로 욕구를 충족하는 삶을 살 고 있다. 사실 꿈같은 삶이다^^;  카페 2층에 게하를 운영해 보았던 경험이 있다.




나의 이야기. 3개월간의 바르셀로나 삶의 경험 이후 여기에서의 삶을 동경했다. 3년이란 시간을 계획하고 다시 돌아온 바르셀로나. 게스트하우스를 운영하면서 나름 만족하는 시간을 보냈다. 3년이 지난 시점 한국으로 돌아가야 할지에 대한 현실적인 고민을 하고 있다. 카페 운영의 경험은 없다. 이전 회사를 다니면서 취미로 따놓은 주조사 자격증이 있다. 오래전 일이라 감을 잃었지만 커피, 주류에 관심이 많은 편이다. 게하를 운영하면서 기본적인 요리 실력과 주인의식을 갖추었다. 만약 한국으로 돌아간다면 지방에서 작은 내 사업을 해 보고 싶은 로망이 있다. 산과 바다가 있는 강원도가 어떨까 막연히 생각해 봤다.









플랜 ON.


우리는 서로의 니즈(needs)를 충족해 줄 환경을 가졌고 서로 바꿔서도 할 수 있는 능력과 상황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했다. "그럼 한번 바꿔서 살아 볼까? 그래 왜 안 되겠어! 해보자."  나는 그 경험이 내 결정을 도와주는데 큰 역할이 될 거라고 생각했다. 그렇게 우리는 심플하게 생각하고 이야기를 마무리했다. 이후 그녀는 한국으로 돌아갔고 우리는 이 생각을 현실화시킬 수 있을 방법을 고민해 보았다.





[ 마인드적인 부분 ]


- 새로운 경험의 충족을 취지의 일 순위에 둔다 / 금전적인 부분을 우선순위에 두지 않는다.

- 일 이외의 서로 나눌 수 있는 혜택을 존중해 준다 /  가족과의 시간 또는 지역 여행 등이 될 수 있겠다.

- 사장의 마인드로 책임감 있게 임무를 다한다 / 서로를 전적으로 믿는다.




[ 현실적인 부분 ]


- 서로의 비수기인 11월을 시작으로 2달간 진행한다 /  비수기에 일을 손에 익혀 12월 준성수기를 무리 없이 진행한다.

- 인수인계 / 나는 혼자 운영을 하고 있었기에 그녀가 먼저 스페인으로 온다. 인수인계를 직접 한다. 카페의 일은 매니저님을 통해 전달받고 배운다. (매니저님이 계시는 환경이라 현실 가능한 부분이었다.)

- 게하의 수입과 카페의 수입은 교환하지 않는다 / 결론, 서로의 수입에는 변화가 없다.





이 정도의 플랜을 잡고 실천에 옮길 날을 준비하며 기다렸다. 설렘, 긴장, 기대 그리고 걱정 여러 가지 감정들이 몰려왔다. 결정을 한 이상 직진. 이 경험으로 인해 얻을 수 있는 것들에만 집중하기로 했다. 몇 달 후 나는 한국행 그리고 그녀는 바르셀로나행 티켓을 끊었다. 시작되었다.





2018년 11월 18일 그녀가 왔다.  직업 바꿔 살아 보기 프로젝트
THE DAY STARTED!

                                        바르셀로나 게스트 하우스 호스트  ↔  남해 독일 마을 카페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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