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니의 마음을 알 수 없어요
이것은 가장 큰 벌이다
어머니가 의사를 표현할 수 있을 때, 나는 어머니께 잘하지 못했다. 지금은 어머니 생각만 하고, 늘 가슴 졸이며 어머니를 걱정하지만, 어머니는 그것을 알지 못하신다.
혹 알면서도 표현하지 않으시는 것일 수도 있지만, 여부를 알 수 없다. 어머니는 중증도 치매에, 의사표현을 못하시고, 사지에 힘이 없으셔 거동하지 못하신다.
어머니는 10월 들어 2주 이상 장염을 앓아 설사를 계속하셨고, 그 여파인지 몸이 많이 축나셨다. 몸을 가누기 힘들 정도로 살이 빠지고 기력이 없으시다. 요양원 입소 2주만의 일이다.
요양원의 책임이 아니냐고 따질 수도 없고, 따지는 게 의미가 있지도 않다. 역효과만 부를 뿐이다. 가슴이 답답하다. 이 또한 어머니를 잘 모시지 못한 벌인 것 같다.
그보다 더 큰 벌은, 지금 어머니 마음이 어떠신지, 정확히 어디가 불편하신지, 얼마나 아픈지, 도무지 가늠할 수 없다는 것이다. 걱정이 끝이 없다. 가혹한 벌이다. 그래도 어머니가 조금이라도 덜 아프시고, 덜 불편하시게 하기 위해, 모든 노력을 다 할 것이다.
사랑해요. 엄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