빙하가 보내는 무시무시한 경고
불과 몇 개월 전, 우리나라는 역대급 최장 기간 장마를 겪으며 많은 피해를 입었습니다. 무려 54일 동안 쏟아져 내린 비에, 재산과 인명 피해뿐 아니라 물가 폭등이라는 후폭풍까지 겪어야 했죠.
그런데, 이번 장마가 북극의 빙하와 관련이 깊다는 사실… 알고 계셨나요?
북극의 이상 기온 현상으로, 반사경 역할을 했던 빙하와 눈이 녹고 지면이 드러나며 햇빛을 받아들이는 흡수판으로 변한 것입니다. 이로 인해 기류의 정체 현상이 일어나면서, 한반도에는 끝없는 빗줄기가 쏟아져 내렸습니다.
더 심각한 문제는, 빙하가 계속해서 녹으면 이상 기후도 한 번으로 끝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이러한 기후 위기의 심각성을 알리기 위해, 장마 당시 SNS에서는 #이_비의_이름은_장마가_아니라_기후위기입니다 라는 해시태그가 유행하기도 했습니다.
얼음이 녹는다는 게, 그렇게 심각한 일일까요?
불안정한 얼음
남극은 어떨까? 겨울의 왕국의 남쪽인 남극대륙에 관해서는 얼음 상태가 상대적으로 안정적이라고 지금까지 말해왔다. 눈에 띌만한 변화가 나타나려면 족히 몇천 년은 더 걸릴 거라고 믿어왔던 것이다. 하지만 최근에는 남극 주변 지역에서 우리를 불안하게 하는 보고서들이 나오고 있다. 특히 남극의 서쪽 부분과 남극반도의 바다 쪽으로 튀어나온 ‘빙붕’이 약해지고 있다는 신호가 드러난다.
코앞으로 다가온 생존의 위기
빙붕이 사라지면 지구상 가장 큰 빙하가 바다로 미끄러져 나갈 것이고 이 빙하만으로도 해수면이 3.5미터 상승할 가능성이 있다. 얼마나 긴 시간이 걸릴지는 알 수 없지만, 300만 년 전에 발생한 일처럼 진행될 수도 있다. 지구의 평균온도가 지금보다 아주 살짝 높았지만 단기간 내에 해수면이 몇 미터가 상승했던 일처럼 말이다. 온난기였던 당시의 온도는 오늘날보다 딱 2도 높았다. 하지만 해수면은 22미터나 높았었다.
지구의 지붕이 녹고 있다
지구의 지붕도 녹기 시작한 것처럼 보인다. 몇천 년 동안 놓여 있었고 남아시아와 중국의 몇십억 명의 사람들에게 급수탑이 되어주었던 빙하는 급속히 감소하고 있다. 전부 다 사라지기까지 얼마의 시간이 남았는지 파악되지도 않는다. 현 상황이 지속되고 결국 가속화한다면 녹아내리는 빙하의 1차 피해는 물 부족이 아니라 정반대의 일이 될 것이다.
빙하에서 녹은 물 때문에 더욱 빈번하고 피해 규모가 큰 홍수가 올 것이다. 더 큰 문제는 물 자체가 아니라 물이 끌고 내려오는 얼음, 돌, 자갈, 흙이다. 에베레스트 베이스캠프에서 발생한 빙하 사태와 티베트의 빙하 붕괴에서 일어났던 일처럼 말이다. 돌과 자갈과 뒤섞여 무너져 내린 얼음은 물을 가두는 일시적인 댐을 만들기 때문에 위험한 상황을 초래할 수 있다. 시간이 지나 이 댐이 와르르 무너져 내리게 되면 하류 지역에 대재앙을 일으킬 것이기 때문이다.
해빙解氷으로 인해 생기는 홍수, 붕괴 사태만으로도 인류의 미래는 불투명해 보입니다. 하지만, 여기서 끝이 아닙니다. 빙하가 모두 녹아내리고 난 후의 2차 피해가 기다리고 있기 때문입니다.
2차 피해는 바로, 14억 명이 넘는 사람들이 맞이하게 될 건기의 '물 부족' 현상입니다. 지구의 지붕에 놓인 빙하는 고대 문명부터 현재까지 '급수탑'으로서의 역할을 해왔습니다. 세계 인구 '5분의 1'을 차지하는 사람들이 이 빙하에서 공급되는 물을 마시고 쓰며 살지요.
그런데, 이토록 중요한 빙하가 사라진다면 인류는 어떻게 될까요? 아마 전례 없는 혼란에 휩싸일 것이고, 어쩌면 끔찍한 종말을 맞이하게 될지도 모릅니다. 빙하는 이제 반드시 지켜야만 하는 존재가 되었습니다.
* 이 글은 <빙하의 반격> 중 일부를 발췌하여 재구성하였습니다.
생생한 빙하의 이야기를 더 듣고 싶다면, 노르웨이 NORLA 번역지원 선정작 《빙하의 반격》을 통해 확인해 보세요.
http://book.naver.com/bookdb/book_detail.nhn?bid=162720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