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우리 지역에 눈이 정말 많이 내렸어
우리가 언젠가 기다렸던 오늘이 생각보다 빨리 다가왔네
지나가는 사람들이 눈사람을 만들고
치워진 길을 내버려두고, 뽀드득 눈이 쌓인 길을 걸어가며
한 손에는 뜨거운 호빵 혹은 붕어빵을 들고 웃으며 걸어 다녀
보면서도 행복함이 느껴지는데,
너도 어쩌면 이런 행복을 원하진 않았을까
괜히 남의 행복을 보며 부러움에 쓴웃음을 짓게 돼
우연히 어떤 글을 보게 됐어
헤어지고 그리움을 토해내기 전에
충분히 울고, 술도 먹고, 소리도 질러보고 이별을 직면한 뒤에
그리움을 토하며, 재회를 고민하는 게 맞지 않겠느냐는 내용이야
생각해 보니, 나는 너를 잃는다는 무서움에
아이처럼 바짓가랑이만 붙잡는 모습만 보이고
사실 지금도 겉모습만 정돈했지, 속은 다르지 않은 거 같아
우리의 연애를 수도 없이 돌아봤지만
그건 항상 그리움에서 시작한 미안함이었어
차갑게 우리를 둘러볼 생각을 못했던 거 같아.
우리가 싸우고 차갑던 어느 날
평소와는 다르게 너가 나에게 예민했다며 먼저 사과를 건넸을 때
많이 답답했을 텐데, 어떤 마음으로 나를 사랑해 준 걸까
우리가 지은 그 수많은 웃음 속에서도
너는 느꼈을 나의 미묘한 기분의 변화를 눈치채고도
서운함이 내비친 그 의미를 못 본 체 입맞춤을 해주던
너의 그 마음에는 어떤 사랑이 담겼던 걸까
너가 무조건으로 건넨 사랑 속에는 무수한 의미가 담겨 있었겠지만
눈앞의 편안함만 바라보던 좁은 내 시야가 야속하기만 해
헤어짐이 주는 의미는 나를 아프게도 하지만,
가르침을 준다는 사실을 알고 있으면서도
그게 왜 너로부터 알았어야만 할까 오늘도 미안해
이런 마음으로는 너를 붙잡는 게 미안할 정도야
더 나은 내가 될 수 있다고, 다시는 아프게 하지 않겠다고
지키지 못할 약속을 몇 번이고 다짐하고 싶지만
적어도 지금 당장은 너에게서 멀어지는 게
내가 할 수 있는 너의 행복을 바라는 일인 거 같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