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소와는 다른 하루, 24일

by 연일

오늘 앞으로는 못 갈 거 같았던,

너의 지역으로 가는 날이야

미뤄왔던 너의 물건을 돌려주려 해


우리를 소개시켜줬던, 그리고 너의 직장 선임인

내 친구가 참으로 고맙지만 괜히 더 아프게 하는 거 같아

차라리 겹지인이 없었더라면

지금보다는 빠르게 너를 잊어가고 있었을까 싶어


거기서 쌓은 추억은 너무 아름답고 이쁘지만

소중했던 만큼 마음이 너무 힘들어

작디작은 그 도시에서 고개를 돌리면

너와 쌓았던 추억이 그 자리에 남아있어


그쪽으로 가는 길부터가 힘들었어


헤어지기 직전까지도 데려다줬던

그 터미널과 스타벅스

빼빼로를 사줬던 편의점

괜히 기다리며 했던 CPR 인형

꼭 들렸던 화장실까지 사소한 모든 곳


어쩔 수 없이 다 마주쳐야 했고

마주칠 때마다 가슴이 쿵쾅거렸어


도착하고도 추억은 날 괴롭히더라

그 터미널은 너무 작아서 버스 내리기도 전에

너가 날 기다리며 서있던 게 생각나


내가 내릴 때 웃으며 달려와 안아줬잖아

손잡고 걸어가며, 다이소도 들려주고

배고프지 않은지 들렸던 롯데리아랑 편의점

하나하나 아직도 생생해


근데 지금 내 손엔 더 이상 볼 수 없는 너의 짐이 들려있네

아직 너는 야근 중이라는 친구 말에

정말 우연히 마주치진 않을까, 괜히 기대도 했어


오늘은 친구랑 너랑 아무 추억이 없는 곳에서 새벽까지 마셨어

절대 너 얘기는 꺼내지 않겠다고 했지만

어쩔 수 없이 아쉬움이 터져 나와


너는 지금쯤 잘 잊고 지내고 있겠지?

돌려준 물건을 받고 어떤 생각을 할까?

핑계로 연락을 남겨놓을까 싶지만,


기억 속에서나마 내가 좋은 사람이길 괜히 기대하면서 참아볼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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