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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차준택 Spirit Care Dec 12. 2021

당신은 사람을 믿는 편인가요?

<2019 한국인의 의식, 가치관 조사 결과 보고서>

한국인의 의식, 가치관 조사는 1996에 시작하여 3년 또는 5년 단위로 실시하고 있으며 2019년 7차 조사가 가장 최근이다. 문화체육관광부 주관으로 갤럽을 통해서 조사가 이루어진다. 7차 조사 결과의 자세한 내용은 첨부한 파일을 참고하기 바란다.


여러 조사 결과 중 오늘은 <우리 사회의 신뢰 수준>에 대해서 얘기해 보고자 한다. 평소 필자는 모든 관계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는 신뢰라고 생각해 왔기에 더욱 관심이 가는 분야이기도 하다.


우선 신뢰에 대한 조사 결과를 몇 가지 소개하면서 같이 생각해 볼 만한 질문을 녹색 글씨로 적어보았다.


▶우리 사회가 어느 정도 신뢰할 수 있는 사회라고 보는지에 대해 10점 만점으로 살펴본 결과, 평균은 5.6점으로 나타남. 항목별로 살펴보면, 10명 중 3명(33.6%) 정도만 ‘신뢰할 수 있다’고 보는 것으로 나타남. ‘보통’은 42.8%, ‘신뢰할 수 없다’는 23.7% 임

=> 당신의 대답은 무엇인가? 몇 점을 줄 것인가?

▶과거 조사 결과와 비교하여 보면, 2013년(5.6점)과 동일하며, 2016년(5.8점) 대비 0.2점 낮아진 상황임. 이를 통해 우리나라 국민이 우리 사회에 가지고 있는 신뢰 수준은 ‘중간’ 수준에 있음을 알 수 있음(‘전혀 신뢰할 수 없다’는 입장일수록 1점에 가깝고, ‘매우 신뢰할 수 있다’는 입장일수록 10점에 가까움)

=> 신뢰라는 것은 잘 변하지 않는 걸 말해주는 것 같다. 신뢰를 얻기도 힘들지만 한 번 얻은 신뢰는 잘 깨지지 않으며 반대로 한 번 깨진 신뢰는 다시 회복하기 어렵다. 당신은 어떤가?

▶우리 사회에 대한 신뢰 수준은 성별, 연령별, 결혼상태, 가족 구성원 유형별에 있어서 큰 차이가 없음

▶다만 연령별로 보면 고 연령층 일수록 신뢰할 수 있다는 응답비율이 약간씩 증가하는 경향성이 있음

=>  나이가 들면 사람을 더 믿게 되는 걸까? 왜일까?

▶가족 구성원에 따라 살펴보면, 1인 가구인 경우 신뢰할 수 있다는 응답비율이 29.7%로 다른 가족 유형에 비해 비교적 낮은 수치를 보였음

=> 혼자 사는 사람이 그렇지 않은 경우보다 우리 사회에 대한 신뢰가 낮다는 의미인데, 왜 그럴까? 


<신뢰와 관련된 국내외 유사 통계>


▶ 성균관대학교 서베이리서치센터의 2018년 한국 종합사회조사에서 ‘우리 사회가 어느 정도 믿을 수 있는 사회라고 생각하는지’를 11점(0점~10점) 척도로 살펴본 결과, 37.1%가 ‘믿을 수 있다’고 응답한 것으로 나타남. 통계청의 2019년 사회조사 결과에서 ‘우리 사회에 대한 신뢰도’를 4점 척도로 살펴본 결과, ‘믿을 수 있음’의 응답비율은 50.9%로 나타남. 반면, ‘믿을 수 없음’의 응답비율은 49.1%로 나타남

▶2014년 국제 사회조사 프로그램(International Social Survey Programme, ISSP)에서 ‘일반적으로 사람들을 신뢰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지 아니면 조심해야 한다고 생각하는지’를 4점 척도로 살펴본 결과

 - 한국의 경우 ‘신뢰할 수 있다’는 응답은 50.2%, ‘조심해야 한다’는 응답은 49.8%로 나타남

 - 일본의 경우 ‘신뢰할 수 있다’는 응답은 30.4%, ‘조심해야 한다’는 응답은 59.2%로 나타남

 - 대만의 경우 ‘신뢰할 수 있다’는 응답은 31.2%, ‘조심해야 한다’는 응답은 67.7%로 나타남

=> 사람에 대한 신뢰에 있어서 일본과 대만이 30~31%인 반면, 한국은 50%로 20% 정도 높다. 한국사람들이 일본, 대만 사람들보다 사람을 더 잘 믿는다? 더 신뢰 있는 사회인가?




2019년 문화체육관광부의 7차 조사 내용 중 <우리 사회의 신뢰 수준> 세부 결과에서 몇 가지 흥미로운 내용을 소개하고자 한다.

 

사회적 자원에 대한 신뢰 - 개인적으로 친분이 있는 사람

‘개인적으로 친분이 있는 사람에 대한 신뢰’를 4점 척도(1점 = 전혀 신뢰하지 않는다, 4점 = 매우

신뢰한다)로 살펴본 결과, 평균은 3.1점으로 나타남. 항목별로 살펴보면, ‘신뢰한다’의 응답비율은 88.8%(매우 22.2% + 약간 66.6%), ‘신뢰하지 않는다’의 응답비율은 11.2%(별로 10.4% + 전혀 0.8%)로 나타남


○ 집단 중 개인적으로 친분이 있는 사람에 대한 신뢰 수준은 성별, 연령별, 결혼상태에 있어서 큰 차이가 없이 대부분 80%대 후반 ∼ 90%대 초반의 응답비율을 보임. 

○ 다만 가족 구성원 유형에서 3세대 가구인 경우 개인적으로 친분이 있는 사람을 ‘신뢰한다’는 응답비율이 97.0%로 매우 높음

=> 자녀와 부모, 그리고 할아버지/할머니와 같이 사는 대가족 구성원들이 사람에 대한 신뢰가 더 높다고 나왔다. 왜일까?


사회적 자원에 대한 신뢰 - 이웃

‘이웃에 대한 신뢰’를 4점 척도(1점 = 전혀 신뢰하지 않는다, 4점 = 매우 신뢰한다)로 살펴본 결과,

평균은 2.6점으로 나타남. 항목으로 살펴보면, ‘신뢰한다’의 응답비율은 62.9%(매우 3.6% + 약간 59.3%), ‘신뢰하지 않는다’의 응답비율은 37.1%로 나타남(별로 33.0% + 전혀 4.1%)


○ 성별로 살펴보면, 남자(60.9%)보다는 여자의 경우(64.8%) 이웃에 대한 신뢰가 약간 더 높게 나타나

고 있으며, 연령에 따라서는, 연령이 높아질수록 ‘신뢰한다’의 응답비율이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남(청년층 53.4% → 노년층 69.6%)

=> 인생을 오래 살수록 이웃에 대한 신뢰가 높아지는 것은 무엇을 의미하는 것일까?

○ 결혼상태에서 따라서는 결혼상태가 미혼인 경우에는 53.9%로 기혼자의 신뢰한다는 응답비율

66.3% 및 69.6%보다 더 낮게 나타남

=> 기혼이 미혼보다 이웃을 더 신뢰한다는 말. 동의하는가?

○ 지역에 따라서는 대전/충청/세종에서 ‘신뢰한다’의 응답비율이 다른 지역에 비해 높게 나타남(70.2%)

=> 충청도 사람들이 이웃을 더 잘 믿는다?

○ 가족 구성원에 따라서는 1인 가구인 경우에도 이웃을 신뢰한다는 응답비율은 60.2%로, 다른 가족 구

성원 유형의 응답비율 62~67% 수준보다 낮게 나타남

=> 혼자 사는 사람이 그렇지 않은 경우보다 이웃에 대한 신뢰가 낮다.



위와 같이 조사 결과를 살펴봤다.

관계에 있어서 신뢰란 상대를 믿고 의지하는 것이다. 차드 멩 탄은 그의 책 <너의 내면을 검색하라>에서 '신뢰는 자신의 취약점 노출에 부담을 느끼지 않을 정도로 서로의 의도를 믿을 때 형성된다'라고 했다. 즉 상대의 말이나 행동(또는 행동의 결과)으로만 상대를 판단하는 것이 아니라 그 의도의 선의성을 믿는 것이 신뢰다. 자신의 약점을 부담 없이 노출할 정도로 말이다. 김찬호 교수의 <유머니즘>에서는 '정서적인 신뢰는 유머가 작동하기 위한 필수적인 요건이다'라고 했다. 정서적인 신뢰 없이 날리는 유머는 자칫 상대에 대한 모욕이나 헛소리로 들릴 수 있는 것이다. 


또한 신뢰는 타인과의 관계에서 뿐만 아니라 자신과의 관계에서도 중요하다. 사회학습이론으로 유명한 심리학자 앨버트 반두라는 자기 효능감(Self-efficacy)이라는 개념을 처음 제시했는데 이는 '과제를 끝마치고 목표에 도달할 수 있는 자신의 능력에 대한 스스로의 평가'로서 '어떤 상황에서 적절한 행동을 할 수 있다는 기대와 신념'을 말한다. 즉 자신에 대한 신뢰와 믿음인 것이다.


세상 돌아가는 일들, 특히 부정적인 결과를 초래하는 많은 일들을 보면 상대에 대한 믿음과 신뢰가 없어서 생기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모든 다툼과 전쟁을 보라. 사랑을 논하기 전에 신뢰가 없는 것이다.  물론 개인이나 집단의 욕심에 의해서 생기는 분쟁도 많다. 하지만 이러한 욕심도 그 바탕에는 상대를 믿지 못하는 마음 때문에 생기는 경우가 많다. 내 것을 더 챙겨두지 않으면 상대가 다 가져갈 것 같기 때문이다. 자원과 환경은 한정되어 있으나 자신의 곳간에 더 쌓아두고 싶은 욕심은 어쩌면 인간의 본성인지도 모르겠다. 그리고 인간은 공멸의 길로 간다.(게임이론의 죄수의 딜레마를 보라) 하지만 신은 인간에게 얼마간의 지혜도 주었다. 그 지혜가 발휘되기를 바랄 뿐이다.


마지막으로 성경에 나온 믿음과 신뢰(faith)에 대한 한 구절을 내 나름대로 해설해 보고자 한다.

"믿음은 바라는 것들의 실상이요 보이지 않는 것들의 증거니"(히브리서 11장 1절, 개역개정판)

영어로는 이렇다. "Now faith is the substance of things hoped for, the evidence of things not seen."(King James Version)


=> 우리가 무언가를 바라고 그것이 이루어지기를 위해 노력할 때 그것이 실현되어 눈앞에 보이는 현실이 될 가능성은 실행하는 사람이 그것이 이미 이루어진 것과도 같이 믿고 행동할 때 높아진다. 즉 그 믿음이 100%라면 시간 차이가 있을지언정 그 바라는 것은 이미 실상(실현)이 되었다고 할 수 있다. 또한 그러한 믿음이 있다는 것은 눈에 보이지는 않는 것들, 즉 그것이 수천, 수백억 년 전 과거의 일이든 또는 미래의 일이든 실제로 있었다는(또는 일어날 것이 100% 확실하다는) 증거가 된다는 것이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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