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데렐라 이야기
광고회사에 근무하는 D 씨는 최근 팀장에게 신입사원이 기획한 기획안을 도와주라는
부탁을 받았다. 팀장이 신입사원에게 광고기획안을 만들라는 지시를 했는데, 신입사원
의 기획안이 너무 중구난방이라 여러 번 팀장에게 퇴짜를 받고, 결국은 회사에서 글 쓴
기의 달인으로 통하는 D 씨에게 팀장이 개별적으로 부탁을 하게 된 것이다. D 씨 역시
그 기획서를 본 후 기가 막히긴 마찬가지였다.
“두서가 없다는 말이 나올 만하네요.” 그러더니 D 씨는 뜬금없이 노래를 부르기 시작
했다. “‘신데렐라는 어려서 부모님을 잃고요, 계모와 언니들에게 구박을 받았더래요....’
제가 이 노래를 왜 부른 것 같아요?” 신입사원은 자신을 놀리고 있다고 생각했지만 D
씨의 다음 말에 자신이 무슨 실수를 저질렀는지 곧바로 깨달았다. “만약에 이 노래를
이렇게 부르면 어떻게 될까요? ‘신데렐라는 언니들에게 구박을 받고요, 어려서 엄마
아빠를 모두 다 잃었더래요...’ 당신의 글이 지금 이래요. 구성이 뒤죽박죽이라고요.”
- 출처 : 국가직무능력표준 NCS 교재, 의사소통능력
케이블 TV 영화채널을 보다 보면 화면 우측 상단에 그 영화를 소개를 한 마디 또는 한두 단어로 표시한 걸 볼 수 있다. 그 표시는 영화 시작부터 끝까지 거기에 그대로 보인다. 지금 글을 쓰고 있는 이 시각, 영화채널을 틀어보니...., "<오징어 게임 2> 이병헌, 서늘한 로봇 병기로 변신하다" => 영화 <터미네이터 5 : 제네시스>, "<오징어 게임 2> '강대호' 강하늘의 기억리셋 러브코미디"=> 영화 <30일>, "그날을 기억하라! 극비 액션 프로젝트" => 영화 <26년>
<테미네이터 5>는 이병헌이 로봇으로 출연해서 액션을 보여준다는 기대감을 갖게 하는 소개이다. 영화 <30일>의 소개 문구는 주인공 강하늘이 기억을 잃는 설정이면서 재미있고 잔잔한 영화라는 느낌을 준다. 영화 <26년>은 뭔가 역사적인 날에 대한 비밀 첩보 액션물이라는 것을 알 수 있는 소개글이다.
모든 건 소통을 위해 존재한다. 문서 또한 그렇다. 위에서 예를 든 신데렐라 이야기도 시간의 흐름상 신데렐라의 부모가 죽었다는 내용이 먼저 나와야지 언니들에게 구박받았다는 내용이 먼저 나오면 친언니들에게 구박받다가 부모님이 돌아가셨다는 건지 어쩐지 알 수가 없다. 읽는 사람(보고 받는 사람)이 말이다.
보고의 성격에 따라 문서를 어떻게 구성할지가 그래서 중요하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