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안하다는 말만 되뇌었다
며칠 전, 친한 펫사업 대표님의 고양이가 하늘나라로 떠났더라고요. 10살밖에 안 된 아이였어요. 작년에 몸이 안 좋다는 이야기를 들었는데, 10살인데 가버리다니. 너무나 갑작스러웠습니다.
몇 년 전에도 비슷한 일이 있었어요. 펫사업을 하시던 다른 대표님의 고양이가 암으로 치료를 받고 있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 그때도 잠깐 뜨비씨로 상상했다가, 그 고통이 너무 무서워서 외면했었거든요. 그래서 부고 소식을 듣고 바로 카카오로 부의금를 보냈습니다.
사람이 아닌데 무슨 부의냐, 무슨 장례식이냐 생각할 수도 있지만. 제 입장에서는 사람보다 더 귀하고 소중한 아이들이기에, 너무나 무서운 일입니다. 예전에 직원이 있을 때는 이런 생각도 했었어요. 만약 펫 부고 소식이 들리면 1달 이상 휴가를 줘야 하나? 이야기 하면서 제가 만약 뜨비씨한테 그런일이 생기면 전 1달간 쉰다고 말이예요. ㅎㅎ
아무래도 고양이는 사람보다 짧게 살기에 먼저 보내야 하는 것이 당연할 수도 있습니다. 그래서 늘 생각해봅니다. 뜨비씨가 없는 세상을 어떻게 살아갈지?
근데... 늘 결론은 한 가지예요.
그냥 그런 생각조차 미리 하지 말자. 생각조차 너무나 무서운 일이다.
그 소식을 듣고 갑자기 생각이 많아졌습니다. 오래전 일이 생각났습니다. 뜨비씨가 한번은 며칠째 한쪽 다리를 절면서 걷더라고요.
그냥 잠깐 높은 곳에서 떨어졌나? 아픈가? 란 생각이 들어 며칠 지켜봤는데, 너무나 마음이 안 좋았고. 수의사님께 이야기하니 나이도 있으니 심장병일 수도 있다고 하시더라고요. 그때 너무너무 무서웠습니다. 바로 뜨비씨와 함께 울면서 운전하며 수의사 선생님이 추천해주신 2차 병원으로 향했어요. 무슨 정신이었는지 모르겠더라구요. 눈물은 계속 나고 그냥 차 속에서 이 작은 아이를 보며 미안하다는 말만 계속 했어요.
그렇게 병원에 도착한 뜨비씨와 저. 고양이 전문 병원이라 대기실이 엄청 쾌적하더라고요. 다른 동물이나 보호자와 분리가 되어 있고, 딱 저희끼리 있을 수 있는 공간이었어요. 답답함을 호소하는 뜨비씨에게 가방을 열어주니 뜨비씨가 멀쩡하게 대기실에서 걷는 게 아니겠어요? 아놔..... ㅋㅋㅋㅋㅋㅋ
그렇게 진료를 대기하는 동안 검사를 받고자 하니, 심장병 검사는 고양이를 마취해야 한다더라고요. 고양이에게 마취는 생각보다 몸에 굉장히 안 좋다는 걸 알고 있었고, 뜨비씨의 경우 진짜 너무너무 예민하기에.... 한참을 고민했습니다.
만약 심장병이면 그때부터 지속적으로 약도 먹어야 하고, 빠르게 처치를 해야 하는데 어떡하지? 근데 그냥 안 한다고 왔어요. 그냥 안 해도 될 것 같은 느낌이 들었습니다. 그렇게 집에 오면서 뜨비씨에게 그날부터 계속 이야기했어요. 조금이라도 네 몸이 이상하면 언니한테 꼭 말하라고. 꼭!!!!!!
그날 저녁에 집에 도착했는데 여전히 멀쩡하게 걸었습니다. 마취를 안 해서 다행이다 싶었어요. 며칠 뒤 다리를 살펴보니 빨갛게 되어 있더라고요. 바닥이 열선이었던 오피스텔에서 뜨비씨가 저온화상을 입은 거였어요.
심장병이 아니라 저온화상. 나름 안심이 되더라고요.
2012년생이라 그런 뜨비씨가 올해 만 14살이 되지요. 사람 나이로 치면 일흔도 넘었다고 합니다. 2026년인 최근 사람 나이로 환산하는 이 계산법이 맞을지 모르겠습니다. 평소에는 아무렇지 않게 지나쳤던 그 모습이, 그날따라 유난히 오래 보였습니다. 누워서 뜨비씨보다 아래에서 한참 동안 눈을 마주치고 뜨비씨를 쳐다봤어요. 이 아이를 만난 게 14년 전인데, 너무나 나에게 소중한 존재이며, 말할 수 없는 친구 같은 아이입니다.
그 사이에 저는 동결건조기를 사고, 고양이 간식을 만들기 시작했어요. 동물병원을 돌며 영업을 했고, 아마존에 입점했고, 올해 우키우키(주) 법인을 세웠습니다. 우키우키라는 브랜드가 생기고, 해외로 나가고, 수없이 깨지고, 다시 일어서는 동안. 뜨비씨는 한결같이 늘 같은 자리에 있었어요.
새벽에 작업하다 돌아보면 무릎냥이 되어서 내 옆에 와 있었고요. 힘든 날 울고 있으면 어떻게 위로할지 모르는 표정으로 쳐다보다가 제 몸을 뭅니다. 그리고 내가 너무 힘겨운 날엔 아무 말 없이 제 옆에서 누워서 체온을 나눠줍니다.
반려동물을 키우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알고 있을 겁니다. 언젠가 이별이 온다는 거. 알면서도 생각하지 않아요. 오늘도 밥을 주고, 물을 갈아주고, 잠든 얼굴을 들여다보면서. 이게 영원할 것처럼 살아갑니다.
뜨비씨가 없는 이 집.
침대 위에 나 말고 아무도 없는 거실. 새벽에 돌아봐도 아무도 없는 이 공간. 이름을 불러도 대답이 없는 집.
상상만으로도 숨이 막혀옵니다.
우키우키를 시작한 이유는 단순했어요. 뜨비씨에게 좋은 것만 주고 싶었으니까요. 14년이 지난 지금도 그 마음은 변하지 않았습니다. 다만 지금은 뜨비씨뿐만이 아니라, 누군가의 소중한 고양이에게도 그 마음이 닿았으면 좋겠다고 생각해요.
지금 옆에 있는 아이를 한 번 더 쓰다듬어 주세요. 오늘 그들이 좋아하는 간식을 하나 장난감하나 더 꺼내주세요. 이름을 한 번 더 불러주세요.
당신의 펫들은, 이미 당신 옆에 있는 것만으로 충분히 행복할 거예요.
글은 매주 일요일 1회 연재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