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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애정 Apr 14. 2023

제로웨이스트, 업사이클링의 즐거움

기휘위기에 대처하는 슬기로운 방법

지난주 , 구에서 하는 두 가지 프로그램에 참여했다. 첫 번째는 밀랍랩 만들기. 밀랍(비즈왁스)은 일벌이 활동을 하며 배출하는 물질로, 이것을 이용하여 튼튼한 벌집을 만드는 성분이라고 한다. 밀랍에는 프로폴리스 함유로 항균효과 및 세균 번식을 억제한다고 알려져 있다. 이 밀랍을 이용하여 밀랍랩을 만드는 것인데, 일회용랩 대신 밀랍랩을 사용하면 환경에 도움이 되기 때문에 최근 많은 관심을 받고 있다. 밀랍랩은 물로만 씻어야 하고 온도에 약한 성질 때문에 소독이 되지 않는다. 그렇기 때문에  날고기, 날생선을 싸거나 전자레인지 사용은 피해야 한다. 우려되는 부분은 밀랍랩의 과도한 사용이 오히려 꿀벌의 개체수에 혼란을 초래하지 않을까였다.  #제로웨이스트 라는 명목으로 새로운 소비만 부추기고 있지 않은가 생각이 됐다. 그래서 조심스럽게 선생님께 여쭤봤다.


“선생님, 혹시 밀랍랩 사용이 벌꿀에게 해가 되지는 않을까요?”

“밀랍랩의 대부분은 찌꺼기에서 나온다고 보시면 돼요. 그래도 당연히 과도한 사용은 벌꿀에게 해가 될 수 있겠죠. 그래서 잘 보관하고, 사용하셔서 오래 쓰는 게 중요해요.”


밀랍랩을 만들기 전, 환경 강의를 먼저 들었다. 즉석밥이 플라스틱의 종류가 섞여있어 재활용이 안된다는 것은 최근에 들어 알고 있었는데, 그 외에 치약 튜브, 안경, 스마트폰 케이스 등 여러 원료가 섞여있는 것은 재활용이 거의 불가능하다고 했다. 이 또한 뉴스로 몇 해 전 본 내용이었는데, 세계자연기금(WWF)에 따르면 우리가 마시는 물, 맥주, 소금에도 미세 플라스틱이 들어있어 매주 평균 한 사람당 신용카드 한 장 무게의 미세 플라스틱을 사람이 섭취하고 있다고 한다. 다행히 대부분은 배출이 되지만, 전부 배출이 되는것은 아니라 우리 몸에 쌓이고 있다고. 처음듣는 충격적인 통계는 서울에서 하루에 배출되는 플라스틱 쓰레기의 양이 무려 2,300톤에 달했다. 이는 5톤 트럭 742대의 양이며, 100평 건물 34층 높이의 쓰레기라고 했다. 이 많은 플라스틱이 하루에 배출이 된다니 머리가 아찔했다. 이제는 진부하게 들리기도 하는 기후 위기. 하지만 알래스카 대게는 해수 온도의 상승으로 2018년 80억 마리에서 2021년 10억 마리로 개체수가 줄었다. 3년만에 8분의 1로 개체수가 줄어드는 것을 단순히 ‘위기’라고 표현하는게 맞나 싶기도 하다. 


밀랍랩만들기는 생각보다 간단했다. 나는 집에서 쓰던 손수건을 가져갔다. 구청에서 쓰던 현수막을 깔고 그 위에 손수건을 깔았다. 밀랍랩을 올리고 유산지를 다시 덮으면 준비 완료! 데워진 다리미로 조심스럽게 밀랍 왁스를 녹이면서 골고루 펴주니 손수건에 왁스가 스며들었다. 뭉치는 부분은 다시한번 조금씩 밀어주며 말리니 너무나 손쉽게 밀랍랩이 완성되었다. 중간에 수선할 부분은 다시 밀랍왁스를 올려서 녹이면 수선도 가능하다. 원래도 일회용랩은 사용하지 않고, 물티슈는 집에 두지 않으니 자연스레 사용하지 않게 되었다. 지퍼백도 본가에서 엄마가 쓰던 것을 5개 정도 가져와서 설거지할 때 한 번씩 닦아서 1년 넘게 쓰고 있다. 마침 지퍼백 몇 개에 구멍이 뚫려서 새것을 하나 가져와야 했는데, 밀랍랩으로 조금 더 버텨봐야겠다.


두 번째 활동은 청바지 업사이클링. 내가 사는 동네에 봉제 공방이 있는 것을 처음 알게 됐다. 마침 구에서 지원을 받아 무료로 업사이클링 수업을 하길래 다녀왔다. 준비물은 안 입는 청바지. 조금 더 어릴 때 입던 꽉 끼는 스키니진. 더 이상 불편해서 잘 입지 않고 있었는데, 드디어 제 역할을 찾았다. 총 2회에 걸친 수업이었는데, 첫 번째 수업 시간에는 재봉틀의 기본적인 사용방법을 배우고 난 후, 청바지 해체작업에 들어갔다. 해체작업은 은근히 시간이 많이 걸렸다. 뭐든 만드는 것보다 풀어가는 것이 역시 어려운 작업인가 보다. 그리고 두 번째 시간. 다른 분들은 모두 가방을 만들었는데, 나는 선생님께 앞치마를 만들어도 되냐고 여쭤보고 허락을 받았다. 그렇게 재단을 하고 가위질을 하고 박음질을 했다. 역시 나답게 우당탕탕 허리 끈도, 목 끈도 두 배로 잘못 계산을 하는 바람에 너무 웃긴 모양이 나왔는데 전문가 선생님께서 금방 수선을 해주셨다. 그렇게 멋진 청 앞치마가 탄생했다. 다른 분들은 너무 예쁘다며 밖에서 입고 다녀도 되겠다며 좋아해주셨다. 


#제로웨이스트 #업사이클링 , 같이 실천하실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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