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으로 오랜만의 가족여행이었다. 4월의 두 번째 토요일, 우리 넷은 강원도 정선으로 떠났다. 내 생일 즈음이었다. 생일을 가족과 보낸 게 언제였더라. 이런 특별한 날엔 늘 친구들이 먼저였고, 남자 친구가 우선이었다. 이렇게 생각하고 나니 괜히 더 미안해졌다, 부모님께. 동생은 뭐.
이런저런 얘기를 하며 세 시간이 조금 넘게 걸려 미리 예약해놓은 호텔에 도착했고, 근처 시장에서 저녁거리와 케이크를 사 와 초에 불을 붙였다. 생일 축하합니다~ 노래를 불렀고, 사진도 찍었다. 이야기를 나누는 새에 밤이 깊었다. 유난히 날이 좋았던 밤 달이 뜨고 별도 떴다.
옥상에 올라가면 몹시 깜깜해서 별이 잘 보인다는 동생의 말에 핸드폰을 든 엄마의 손을 잡아끌었다. “별 보러 가자, 응?” 엄마는, “안돼, 유튜브 봐야 해” 라며 단칼에 거절. 동생이 말했다. “엄마, 유튜브는 오늘도 내일도 볼 수 있지만 여기서 별은 오늘만 볼 수 있잖아.”
일찍 잠든 아빠는 꿈속에서 별을 보고, 우린 옥상으로 올라가 고개를 들었다. 정말이었다. 주위엔 아무것도 없이 오직 어둠뿐이었고 덕분에 하늘에 촘촘히 박힌 별들은 신이 나서 반짝였다. “엄마, 올라오길 잘했지?” “그러게, 너무 예쁘다.” 우리도 덩달아 신이 나서 떠들었다.
집이 아닌 곳이어서 그랬는지, 간만의 여행이라 들떠서 그랬는지, 평소에는 잘하지도 않던 이야기들을 마구 했다. 고맙다느니 사랑한다느니 아이러니하게도 가장 가깝다는 이유로 더 잘하지 않던 표현들도 스스럼없이 했다. 괜히 마음 한 구석이 울렁였다.
그 날의 별을 잊을 수 없다. 물론 더 많은 별을, 더 예쁜 별을 볼 수 있는 곳은 또 있겠지만, 그 밤의 그것들과는 분명히 다를 것이다. 가족의 소중함을 새삼 깨달은 밤이었고, 앞으로 더 잘해야겠다는 케케묵은 다짐을 한 밤이었기 때문이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