콜드플레이의 명곡 중 하나다. 노래는 뭔가 희망적이고 들뜬 분위기다. 봄 소풍에 나와 다 같이 행진하는 느낌도 든다. 현악기 선율은 힘차고 경쾌하며 벨소리도 청명하다. 하지만 뮤직비디오는 사뭇 다르다. 뮤비는 피에 물든 것 같은 붉은 꽃이 피어나면서 시작한다. 영상 질감은 오래된 유화처럼 표현했다.
촌스러운 뽀글 머리의 젊은 크리스 마틴(보컬)이 중세 프랑스 복장으로 등장한다. 그리고 춤을 추는데 동작이 좀 부자연스럽다. 마치 보이지 않는 줄에 매달린 꼭두각시처럼 움직임이 툭툭 끊어진다.
Viva la Vida 뮤직비디오 / 출처: Coldplay 유튜브
앨범 재킷만 봐도 알겠지만 이 곡은 프랑스 시민혁명이 주제다. 단두대에 올라 형장의 이슬로 사라진 루이 16세의 고뇌를 풀어낸다. 추상같은 령으로 파도도 치게 만들 정도로 권력의 정점에 섰지만, 그건 사상누각에 불과했다. 혁명가들에게 둘러싸여 목숨을 잃을 처지에 되자 비로소 그는 깨닫는다. 자신은 꼭두각시에 불과했음을 말이다.
/출처 스포티파이
항상 기억하라.
왕국은 영원히 지속되지 않는다
언제나 무너지고 추락하는 법
Galahad 「Empires Never Last」
여기서 프로그레시브 록을 하나 더 들어보자. 영국 밴드 갈라하드의 곡이다. 곡 전체적으로 무거운 세기말적 느낌이다. 도입부에선 베이스의 솔로 리프가 나오는데 약간 RATM(Rage Against The Machine) 분위기도 난다. 기타 리프는 디스토션이 강하게 걸려 무겁게 중중 거린다. 보컬은 서정적이고 비장한 목소리로 메시지를 분명하게 전한다.
'왕국은 언젠가 무너지고 추락한다'
9월 21일 국회에선 헌정사상 처음으로 제1야당 대표의 체포동의안이 가결됐다. 단 2표가 결과를 갈랐다. 그 순간 수많은 단체 카톡방에서 난리가 났다. 마치 축구 국가대표 경기에서 우리나라 팀이 골을 넣었거나 먹었을 때처럼. 국회 주변에서도 소동이 벌어졌다. 뉴스에선 이재명 대표의 지지자들이 길바닥에 엎드려 통곡하는 모습이 생중계됐다.
경제부 기자인 나는 그때 한 자영업자 온라인 커뮤니티를 보고 있었다. 이날 제롬 파월 미 연방준비제도 의장이 고금리를 더 오래 지속할 거라고 공언했는데, 이 때문에 소상공인들이 받을 영향을 취재해야 했기 때문이다. 자영업자들은 늘어날 이자를 생각하며 암울해했다. 그리고 지금이 오히려 코로나 때보다 손님이 더 없고 더 돈을 안 쓴다며 울상이었다. 고금리 여파는 시차를 두고 누증되는 탓이다.
궁금해졌다. 이 대표가 구속된다고 해서 해서 우리의 삶에서 무엇이 달라진다고 난리인가? 또, 이 대표는 무슨 부귀영화를 누리겠다고 단식을 하며 버텼는가? 이 정쟁에서 누가 이기고 누가 권력을 잡는다 한들 경제 상황이 개선될 것 같진 않다. 국정 운영 철학은 바뀌겠지만 서민 피부에 와닿는 정책은 사실 크게 달라지긴 어렵다.
민생법안을 내팽개치고 국회에서 서로 유치한 고성을 주고받는 모습을 보면 가슴이 답답해진다. 그저 권력을 조금이라도 더 차지하기 위해 여야가 벌이는 파워게임일 뿐이다.
특히 최근 전직 대통령들이 하나둘 공식석상에 얼굴을 비추는걸 보면서 여러 생각이 든다. 이명박 전 대통령은 9월 12일 중소기업중앙회의 한 포럼에서 기조연설했고, 이튿날 박근혜 전 대통령은 대구 달성군 사저에서 국민의힘 지도부와 만났다. 문재인 대통령도 지난 19일 9·19 평양공동선언 5주년 행사에서 윤석열 정부의 경제·안보 기조를 강도 높게 비판했다.
총선이 200여 일 앞으로 다가오자 각자 몸담은 진영의 세 결집에 나섰다고밖에 해석할 수 없다. 열흘 붉은 꽃이 없고(화무십일홍) 권력은 10년을 가지 못한다(권불십년)는데, 이분들은 다시 꽃을 피울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
하긴, 생각해 보면 세 전직 대통령 가운데 이미 두 명은 영어의 몸이 된 적이 있구나. 그럼 위 격언을 극복한 드라마의 주인공으로 봐야 할까? 그런 비참함을 몸소 겪었음에도 정쟁의 소용돌이 속으로 되돌가려는 것 보면, 권력이 참 좋긴 좋은가 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