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이번에는 디자인이 아닌 글쓰기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싶습니다.
저는 글솜씨도 좋지 않고 오타도 많습니다. 글을 쓰고 사람들에게 공유한다는 것은 많은 책임과 의무가 따른다고 생각합니다. 이건 오프라인 강연/강의와도 비슷한데 전달하고자 하는 메시지와 딜리버리가 좋지 않으면 사람들은 찾지 않을 거라 봅니다. 글쓰기 역시 마찬가지로 가치 있는 내용이 없다면 아무도 찾아와 주지 않을 거라고 봅니다. 그래서 대중 앞에서 뭔가 한다는 건 큰 책임이 따른다고 봅니다.
저는 제 생각을 나누기 위해 브런치를 시작하지 않았습니다. 사실 처음 작가 지원했을 때 낙방하고 두 번째 지원했을 때 출간 경험이 있어서 운 좋게 작가가 되어서 이렇게 글을 쓰고 있습니다.
제가 브런치를 시작하게 된 건 페이스북 페이지 운영과 관련이 있는데 저는 디자인 페이지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어떻게 말하면 제 주관으로 큐레이션 한 포스팅을 하는 곳입니다.
좋은 건 서로 나누면 좋잖아요.
여하튼 제가 디자인 페이지를 운영하면서 느낀 건 좋은 영문 포스트를 한글로도 공유를 하고 싶은데 아시다시피 페이스북은 리치 텍스트를 지원하지 않습니다. 그래서 전달력이 부족하다고 느꼈습니다. 그래서 글 쓰는 플랫폼에서 리치 포맷으로 번역한 후 링크를 공유하자는 취지로 브런치를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처음엔 미디엄과 브런치 둘 중 하나를 고를 때 아무래도 국내 디자이너 대상으로 그리고 한글로 글 쓰는데 굳이 미디엄까지 갈 필요가 있을까? 미디엄은 외국 유명 기업 디자인팀이나 디자이너들이 많이 사용하기 때문에 그들이 쓰는 같은 플랫폼을 쓰면 먼가 있어 보일 거 같기도 했지만 지금이나 앞으로도 절대 영문 포스팅할 계획이 없기 때문에 브런치로 시작했습니다. 앞서 말한 데로 한 번의 낙방을 했지만.... 여하튼 페이스북에 링크 걸 용도로 브런치에 글을 쓰는데 의외로 브런치에서도 반응이 좋았습니다.
누군가가 좋게 봐준다는 건 감사한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여하튼 그래서 지금까지 생각나면 글을 쓰고는 있지만 브런치에서 활동하면서 많은 인사이트를 얻기도 했고 어떤 스탠스를 가져야 하는지도 조금씩 깨닫고 있습니다.
느낀 점 몇 가지:
사례를 설명하는 이미지를 많이 넣을수록 반응이 좋은 거 같습니다. 아마 인기 있는 디자인 포스트의 80% 이상은 이미지와 함께 내용을 쉽게 전달하는 거 같습니다.
꾸준함. 직장생활을 하면서 동시에 뭔가 꾸준히 뭔가를 하는 건 엄청난 노력과 의지가 필요합니다. 누구는 열심히 연재하려고 브런치 작가의 문을 열심히 두드리지만 계속 낙방하고 누구는 쉽게 작가가 되고 포스트 몇 개 쓰고 그냥 방치해 버립니다. 그건 어쩌면 구독자에 대한 예의가 아니지 않은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작가가 된다는 건 정말 책임감이 따른다고 봅니다. 그런데 일시적인 유행에 편승하려고 잠깐 반짝이는 사례도 많은 거 같습니다. 개인적으로 브런치팀이 작가 선정에 대한 정책을 개선시켜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모든 사람들이 글을 쓰게 하고 반응 좋은 작가의 글을 더 많이 노출시키면 좋은 글들이 많이 생산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물타기: 브런치 반응이 좋았던 건 번역글을 서두에 얘기한 대로 제가 브런치에 글을 쓰기 시작한 이유는 번역글을 공유하기 위함인데, 내가 작가인지 아님 나는 번역가인지 헷갈리기 시작했습니다. 아 이 글은 번역해서 공유해야겠다 하고 힘들게 번역하고 나면 대부분 반응이 좋습니다. 물론 번역한 본인도 기분이 좋습니다. 그런데 좀 더 크리틱 하게 본다면 제가 한건 제 기준에서 좋은 포스트를 발굴? 하여 번역한 거밖에 없음에 불구하고 사람들은 "좋은 글 잘 보고 갑니다"라는 피드백을 주곤 했습니다. 제 마음속에서는 "이건 내 글이 아닌 마이클 존스의 글인데 왜 내가 쓴 글이라고 생각하지?"라고 느낀 경우가 많이 있습니다. 그리고 외국인이 쓴 글이라 할지라도 유심히 글을 읽다 보면 유치한 글도 많고 별것도 아닌데 과장되게 포장한 글도 심심치 않게 보곤 하는데 이상하게도 반응이 좋은 경우를 보곤 합니다. 심지어 사실이 아닌 개인적인 경험에 쓴 글도(한참 수준 떨어지는;;) 단지 영어로 쏼라쏼라 쓰여있는 글이니깐, 그들은 맞고 우리는 그들을 배우는 입장이니깐~이라는 태도로 무조건 긍정적으로 받아들이는 사례를 계속 접하게 되니 뭐랄까 가급적이면 번역글을 포스팅하지 말자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어떤 이는 번역글에 개인 의견 몇 글자 끄적이고 사업 홍보하는 사례도 보고 더더욱 그러지 말자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글을 쓰려면 본인의 주관이 또렷해야 합니다. 줏대 없이 장사하려는 생각으로 그럴싸한 글로 포장하는 사례를 보고 가끔은 브런치가 오염되고 있지는 않은가? 하는 생각도 들었는데 당사자 속사정은 모를 일이죠.
항상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