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논쟁은 하고 싶지는 않지만 한 번 정도는 꼭 개인적인 생각을 같이 공유하면 좋을 거 같아서 짧게 생각을 봅니다.
UI/UX란 표현은 예전에도 그러했고 지금도 그러한데 UX와 UI를 하나로 붙여서 얘기하는 건 아닌 거 같습니다.
UX란 사용자 경험이고 그러니깐 사용자를 다양한 기법으로 리서치한 후 거기에 단서를 가지고 제품에 녹이는 건데 굳이 소프트웨어(UI)에 한정시켜 얘기하는 건 바람직 못한 거죠.
예전에는 어떠했냐면 기획자의 경험과 촉 그리고 사내 전략으로 제품(소프트웨어 던 뭐던..)을 기획했다는 것입니다. 혹은 외주를 줘도 결국 발주 사가 원하는 결과가 나올 때까지 디자인한다는 거였고 확실히 과거에는 제품을 만들어 놓고 사용자가 제품에 적응하는 시대가 일반적인 행태였습니다.
"그냥 우리가 시키는데로 사용해주세요."
몇 년 전에 이러한 일이 있었습니다. 어떤 소프트웨어 회사 이사님과의 미팅에서
"이건 좋은 UX가 아니에요.." 이렇게 말씀하시더군요. 그런데 그분이 지적한 항목을 UI 관점이나 인터랙션 관점에선 이해가 되는데 UX관점에서 구체적으로 무엇을 지목하는지 이해할 수 없었습니다.
어느 날 사용자 경험(UX)이라는 플랫폼이 나왔고 대기업에서 UX라는 표현을 사용하면서 다른 기업에서도 다른 IT 직군분들도 UX라는 표현을 쓰기 시작했습니다. 저 역시 그러했고요.
모두 소프트웨어 인터페이스를 보고 UX, UX, UX 이렇게 얘기를 하면서도 구체적으로 어떠한 것을 콕 집으라하면 조금 난감해할 거라 봅니다.
사용자의 이용 행태를 잘 이해하고 편리한 인터페이스 설계하는 것은 "사용성"이라는 분야가 있고 그것을 UX로 포장하는 것은 올바르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왜냐하면 예를 들어 CGV 영화 예매 앱이 사용하기 복잡하고 어려워서 영화예매를 포기하지는 않을 테니깐요.
저는 사람들과 만나 이야기하다 종종 언급하는 예시가 있습니다.
제아무리 UI 설계가 잘되었고 GUI가 깔끔하고 인터랙션도 편리하게 설계되었다 해도 사용자가 니즈가 없는 제품/서비스라면 결국 실패할 거라 봅니다. 물론 위의 언급한 항목의 비중이 낮다고는 말씀드리지 못하겠지만요...
예를 들어 카카오톡이 새롭게 앱을 개편했는데 불편해졌고 사용하기 어렵게 되었다고 가정해 보시죠.
그러한 상황에서 사용자들이 카톡이 불편하다고 라인이나 텔레그램으로 옮길까요? 아마 계속 지속되지 않는 한 그럴 일은 없을 겁니다.
인터넷 커뮤니티 게시판에서 우리는 UI나 GUI에 신경을 쓸까요? 물론 리치 텍스트 지원이나 파일 첨부에 편리성을 기대하기도 하지만 그러한 서비스 관점에서는 UI/GUI 관점은 아닐 겁니다.
*우리는 게시판 인터페이스에 너무 익숙해져서 사실 이러한 것에 기대 혹은 생각조차 하지 않을지도 모릅니다.
그러니 UX를 UI 관점에서만 보는 건 맞지 않다고 봅니다.
사용자는 소프트웨어 전문가가 아닙니다.
우리가 포커스 해야 하는 건 사용자 그들의 의도를 우리가 인지하고 우리가 디자인한 방향대로 그들을 자연스럽게 이끌어주는 것입니다.
그러한 (소프트웨어) 디자인 과정에 있어서 우리는 UI, GUI, Interaction을 고민하게 되고 그러한 과정에서 UI/UX라고 자연스럽게 부르게 된 거라 생각합니다.
UX 디자인에서 리서치라는 건: 여러 다양한 리서치 기법을 통해 사용자 머릿속에 들어가서 타깃 사용자들이 잠재적으로 가진 니즈와 이용행태를 끄집어 분석하고 전략을 세워 제품에 녹이는 것이고 이것은 10년 차 기획자의 촉으로 되는 것도 아니도 UI 디자인 박사가 풀어낼 수 있는 것도 아니며 대기업 수석 그래픽 디자이너라고 쉽게 다룰 수 있는 부분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물론 그들이 가진 경험과 '촉' 역시 중요한 역할을 하겠지만요...
분명히 서로 간의 업무 영역이 다르다는 거죠.
UX라는 이름으로 실상은 사용성이나 UI관점에 국한하고 이를 UX로 포장하는 사례를 보면 씁쓸하기도 하고 너무 많이 오용하기 때문에 옮다 그르다 하고 생각하고 싶지는 않았으나 최근에 눈살을 찌푸리는 글이 나와서 한번쯤 이런 얘기를 해보면 좋을 거 같다고 써봅니다.
그리고 본인에게 자문자답해 보면 어떨까요?
나는 UX 디자이너인가? 아니면 UI 디자이너 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