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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성경어터 Oct 07. 2019

두 번째 암수술, 이런데도 감사할 수 있을까요?

기성준 작가의 병상일기

아픔은 예고 없이 찾아온다.      

아픔은 예고 없이 찾아온다. 피할 수 있으면 피하고 싶지만, 전혀 피할 수 없는 막다른 골목으로 몰아넣는다. 나에게 아픔은 그렇게 찾아왔다. 13년 만에 찾아온 두 번째 암수술, 전혀 예상하지 못했으며 피할 수도 없었다.

34살, 수술을 앞두고 20대 시절을 뒤돌아보았다. 20대 모습을 뒤돌아보며 지금의 내 삶이 너무 부끄러웠다. 두려움도 없었다. 미래에 대한 확신이 강했다. 암에 걸려도 말이다. 고통의 경험 때문에 수술을 앞두고 밤마다 두려움이 엄습해왔다. 2번째 수술은 범위가 꽤 크다는 것도 한몫했다. 수술은 예상보다 시간이 더 오래 걸렸다. 아침 8시에 수술실에 들어가 오후 5시가 넘어 병실로 돌아왔다. 수술시간이 9시간 넘게 걸린 것이다. 오른쪽 귀 밑에 위치한 임파선부터 왼쪽 갑상선까지 제거하는 수술이라 상처가 꽤 컸다. 수술이 끝나고 화장실 거울에 비친 상처를 보며 ‘저 정도는 아닐 거야’라고 부정했다.     


아픔을 통해 기적의 순간을 경험하게 된다.     


“자세히 보아야 예쁘다

오래 보아야 사랑스럽다 너도 그렇다” - 나태주      


나태주 시인은 12년 전 몸속 쓸개가 터지고 말았다. 의사도 가족도 모두 생사를 포기하였다. 병원에서 극적으로 살아나 집으로 돌아왔을 때, 그는 기적의 순간이 자신의 몸을 지나갔다고 고백한다. “아픔을 통해 모든 것이 빛나고, 아름답고 좋아졌습니다.”라는 말과 함께 이전보다 더 많은 시를 쓰게 되었고, 50권 이상의 책도 집필하였다. 신은 아픔이라는 포장을 통해 아름다운 인생을 선물한다.     


9시간 이상 수술이 끝나고 눈을 뜨자마자 고백은 ‘감사’였다. 나태주 시인의 고백처럼 기적이 지나가는 경험을 했다. ‘큰 빛의 존재가 내 가슴속에 찾아왔어...’ 병실에 도착해 아내에게 메모지를 요청해 적은 글귀이다. 아내는 이 글귀를 보고 펑펑 울고 말았다. 고통의 암 수술이었지만, 수술을 통해 우주 그 이상을 창조하신 존재를 직접 경험하게 된 것이다. 이 경험을 통해 나의 아픔을 충분히 감사로 고백할 수 있었다. 아픔을 감사로 반응하였다. 수술 부위의 고통이 나를 부정적인 생각으로 끌고 갈 때마다 감사로 반응하였다.      


감사는 선택이 아니라 필수이다.     

미국에서 라이프 코치로 활동하는 마이크 베이어는 그의 책 『베스트 셀프』에서 최고의 자아를 찾는 가이드라인을 제시한다. 최고의 자아와 연결되는 탁월한 방법은 바로 ‘감사하라’이다. 그는 매일 아침 커피를 마시며 감사 목록을 작성한다. 팀 페리스가 집필한 『타이탄의 도구들』에서도 이와 같은 맥락이 나온다. 200명이 넘는 ‘타이탄’을 만나며 그들이 매일 아침 감사일기를 통해 하루를 시작한다는 것을 소개한다.

최고의 인생으로 살아가기 위해서는 ‘감사’가 필요하다. 인생에서 감사는 선택이 아니라 필수이다.     


생계성의 삶 VS 창조성의 삶     

매일 과제를 해야만 살아갈 수 있는 생계형의 삶을 살고 있는가?

아니면

태아 때부터 생긴 마음속에서 나오는 창조형의 삶을 살고 있는가?    

 

두 번째 암으로 판정받기 전, 나는 매일 과제를 풀어야 살아갈 수 있는 생계형 삶을 살고 있었다. 매일 해야 할 일이 있음에도 항상 불특정한 일이 닥쳐왔다. 일에 사무쳐 끊임없이 허우적거리는 나의 모습을 발견하곤 하였다. 이런 삶 속에 감사보다는 불안감과 함께 입에는 불평과 불만이 가득하였다. 갑작스럽게 찾아온 두 번째 암은 허우적거리는 나를 바다 깊은 곳으로 잡아당겼다. 너무 갑작스러운 일이라 당황했지만, 스스로를 뒤돌아보았다.

수술을 받기 전 1달이라는 시간이 주어졌다. 한 달 동안 매일 감사의 제목을 써 내려가기 시작했다. 노트를 한 권, 두 권 채워가며 고요한 나를 만나는 시간을 가졌다. 감사의 글귀를 통해 내면 깊숙이 요동치던 마음의 추가 안정이 되었다. 태아 때부터 생긴 마음속 깊은 내면의 나와 마주했다. 그 속에는 창조의 에너지가 숨을 쉬고 있었다. 2번째 암 수술 통해 내 삶의 창조적 에너지가 깨워 난 것이다.    

 

감사를 통해 창조적 에너지를 깨워라     

‘당신은 최고의 인생을 살고 있는가?’라는 질문에는 ‘감사’가 생략되어 있다. 당신은 최고의 인생을 살기 위해 감사하고 있는가?로 되물을 수 있다. 최고의 인생은 ‘감사’로부터 시작된다. 감사를 통해 최고의 인생을 살 수 있다. 감사에는 창조의 에너지가 숨어있다. 감사를 통해 창조적 삶을 살 수 있다.      


"나는 신발이 없음을 한탄했는데, 길에서 발이 없는 사람을 만났다." 

데일 카네기     


이 글을 통해 2번째 암 수술을 경험하고 감사를 더 깊이 묵상한 이야기를 전하고자 한다. 지금 내 인생에서 감사할 수 없으면, 어떠한 환경이 오더라도 감사할 수 없다. TV채널을 돌리다 보면 간혹 기아대책의 광고가 나온다. 물이 없어 죽어가는 어린이들이 화면 속에 소개된다. 이 책을 읽는 한 시간만 지나도 다섯 명의 어린이들이 세상을 떠난다고 한다. 물이 없어서, 학대를 당해서, 폭력을 당해서 죽는 경우가 있다. 교통사고와 암으로 세상을 떠나는 경우도 많다. 

아침에 눈을 떠서 살아갈 수 있다는 것 자체가 기적이다. 데일 카네기의 고백처럼 나는 불평하지만, 누군가에게 나의 모습이 희망이 될 수 있다. 지금 내가 있는 환경에서도 충분히 감사할 수 있다.

감사로 아픔을 극복한 이야기를 통해 누군가에게 희망이 되길 기대한다. 인생의 막다른 골목에 이르러 앞으로 어떻게 살아야 할지 감이 없는 분들에게, 이 글을 바친다. 감사를 통해 상처 입은 영혼들이 치유가 되길 기대한다. 감사를 통해 불안감에 사로잡힌 이들이 희망찬 미래를 바라보길 기대한다. 더 이상 무미건조한 인생에 머물러 있지 마라. 

감사를 통해 지금보다 한 단계 높은 고귀한 인생으로 당신을 초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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