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모바일을 만나다
매일 아침, 현관에 꽂혀있는 신문을 읽으며 아침식사를 기다리던 아버지의 모습도,
저녁 8시, 식후 테레비 앞에 가족들과 둘러앉아 다 같이 뉴스를 보던 풍경도,
더 이상 찾아보기 힘든 사회가 되었다.
종이 신문은, 인터넷 기사로 대체되었다.
그 날의 속보들을 빠르게 전달하는 역할을 담당하던 석간신문들은, 실시간으로 특종이 쏟아져 나오는 인터넷 기사들에 의해 설자리를 잃었고, 소위 말하는 유명 신문사들도 판매량 급감으로 시름하며 인터넷 시장에서의 돌파구를 찾고 있다.
물론, 방송사들의 뉴스 프로그램도 마찬가지의 문제를 앓고 있다.
신문이나 뉴스 프로그램 구독자들이 모바일로 넘어가는 이유가, 빠르게 정보를 전달받을 수 있기 때문만은 아니다. (그게 이유였다면, 뉴스만 24시간 편성해 놓은 보도전문채널들로 리모컨을 돌리면 해결됐겠지)
왜 이런 현상이 일어나는 것일까?
# 왜!?!
1. 뉴스는 사실을 전달한다.
당연시되어야 할 이러한 전제는, 역설적이게도 뉴스의 한계로 다가온다.
A라는 사건이 발생했을 때, 뉴스는 A의 사실관계만을 설명한다.
거기에 연출자나 방송사의 견해가 담기는 순간, 편파적이라던가 왜곡보도를 한다는 비난을 피하기가 힘들다.
그에 비해, 모바일 매체들은 이러한 제약에서 자유로운 편이다.
팟캐스트나 유튜브를 통해 방송되는 시사 콘텐츠들은 사건의 사실관계뿐만 아니라 나아가 아직까지는 확인되지 않은 사건의 의혹, 추측까지 담아낸다. (그에 따른 책임이 훨씬 가볍기 때문이다.)
때문에, 뉴스가 아무리 빠르게 실시간으로 특종을 전달한다 하더라도, 미래를 보도(?)하는 인터넷 콘텐츠들을 앞서기는 힘들다.
2. 소통이 힘들다.
뉴스나 신문을 읽으며 더 자세히 알고 싶은 것들이 생길 때가 있다. 또, 다른 사람들은 어떻게 생각하는지가 궁금할 때도 있다. 그런데, 신문이나 뉴스에서는 해결이 불가능한 이런 문제들은, 모바일에서는 댓글이라는 기능을 통해 해결할 수 있다. 전문가보다 더욱 전문가다운 네티즌들의 정보수집 능력을 바탕으로 수많은 사람들의 생각과 링크가 댓글에 담기기 때문이다.
# MBC가 제시한 돌파구!
이러한 흐름 가운데, MBC 보도국은 반등의 수단으로
MBC 14층 사람들, '14F'와 '마이 리틀 뉴스데스크'라는 콘텐츠를 선보였다.
'14F'는 특히 모바일 콘텐츠의 장점을 잘 활용하며 사회이슈를 담아내고 있다.
3분이라는 짧은 시간 동안, 빠른 호흡으로 방송이 진행되기 때문에 뉴스에 익숙하지 않은 시청자들도 지루하지 않고 부담스럽지 않게 방송을 접할 수 있다. 특히, 그러한 시청자 층을 위해서 인터넷 용어나 설명을
위한 이미지들을 활용하며 친근하게 접근한 부분도 '14F' 콘텐츠가 갖고 있는 강점이라 생각한다.
가장 큰 특징은 사회이슈에 대해 이건 좋았다, 저건 나빴다, 빠른 대처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등 제작진의 생각, 감정이 담기며 시청자들과 함께 공감할 수 있는 콘텐츠라는 것이다.
'마이 리틀 텔레비전'이라는 예능 프로그램의 성공을 빌려, '마이 리틀 뉴스데스크'를 제작한 MBC는 이 콘텐츠를 통해 시청자와의 소통 문제를 해결하려 한 것처럼 보인다. 시청자가 직접 뽑은 뉴스라니, 취지가 눈에 선하게 보인다.
하지만, 개인적으로 '마이 리틀 뉴스데스크'는 아직까지는 아쉬운 마음이 크다.
# 마리뉴에게 제안한다.
마이 리틀 텔레비전이 큰 성공을 거둘 수 있었던 것은, 시청자들의 댓글에 직접 소통해나가는 모습들이 담겼기 때문이라 생각하는데, 마이 리틀 뉴스데스크는 두 사람이 준비해 온 이슈들을 설명하기 바빠서 시청자들과 대화하며 사회 이슈들을 이야기해나간다는 느낌을 받기는 힘들었다. (댓글은 거들뿐...)
또, 시청자들에게 선정된 뉴스가 뉴스데스크에 소개되는데, 지금의 방법으로는 뉴스데스크만 보는 사람들에게 이것이 큰 의미로 다가올지 의문이 생긴다. 그들에게는 (비교군이 없기 때문에) 방송사가 키워드를 전달하는 것과 크게 다를 바 없게 느껴질 것이기 때문이다.
그보다는 본 뉴스데스크 방송에서 '1,2,3,4,5개의 소재가 있었다. 이 중 시청자의 가장 많은 관심을 받은 소재는 1번이고 블라블라, 그다음은 5번 블라블라, 그다음은 2번 블라블라였다.'라는 식으로 진행된다면, 취지가 명확하게 드러나며, 시청자들에게 요즘 사람들이 '상대적으로' 어떤 이슈들에 관심을 갖고 사는지 전달할 수 있을 것이다.
뿐만 아니라, 선정되지 않은 나머지 소재들에 대해 관심을 갖는 시청자들의 '마이 리틀 뉴스데스크' 유입을 자연스럽게 이끌며 인터넷 생방송과 본방송이 서로 시너지를 내며 더욱 성장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 뉴스의 본질
뉴스 시장의 규모가 점점 축소되고 있다. 젊은 세대들이 뉴스를 떠났기 때문이다.
보도국은 선택해야 했다.
축소된 시장의 규모에 맞춰 몸집을 줄이거나, 아니면 변화하는 생태에 발맞춰 나가려 노력하거나.
보도국들은 후자를 선택했다.
젊은 세대의 주류매체가 된 모바일 시장에 맞춰, 온라인 기반의 콘텐츠들을 만들어 나갔다.
젊은 세대들이 흥미를 갖고 볼만한 소재에 맞춰, 접근성이 높은 콘텐츠들을 만들어 나갔다.
긴 호흡의 콘텐츠를 싫어하는 젊은 세대에 맞춰, 빠르고 가벼운 콘텐츠들을 만들어 나갔다.
그렇게 점점 젊은 세대의 관심을 얻으며, 안정기에 접어들고 있는 중이다.
그렇기에, 이 시점에서 이게 정말 옳은 방향인가에 대해 한번쯤은 고민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정치나 경제와 관련된 뉴스들은 중요하지만, 당연히 어렵고 흥미가 떨어지는 소재다.
그에 비해, 가십이나 찌라시들은 너무 재밌다. 마약 같다.
때문에 대부분의 모바일 기반 뉴스 채널에서, 젊은 세대의 관심을 끌기 위해 (젊은 세대를 뉴스로 이끌겠다는 사명감으로 포장을 한 채) 가십거리나, 자극적인 부분들을 강조한 인터넷 뉴스를 양산하고 있다.
젊은 세대들에게 맞춰나가며 그들을 뉴스로 끌어들이는 것은 당연히 필요한 시도다. 하지만, 그 가운데에서도 뉴스의 본질이 무엇인가에 대한 고민은 끊임없어야 할 것이다.
(아무튼 강다솜 아나운서 예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