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을 나눈다는 것

친구들은 어디로 갔을까

by 요술램프 예미

누군가에게 관심을 보이고, 또 누군가의 관심을 받는 일.

내 인생에서 온전히 나를 드러내는 일은 너무 힘든 일이었다. 내 안의 온갖 자존심과 나약함, 내가 보이는 관심만큼의 관심을 받지 못했을 때의 실망감 뭐 이런 것들 때문이었겠지. 나이가 들면서 그런 마음의 망실임은 더 심해지는 듯하다.


가끔 내 곁에는 누가 있을까 생각하다가 가족밖에 없는 건가, 친구들은 다들 어디로 갔을까 이런저런 상념에 사로잡혀 덜컥 외로움이 밀려든다. 남편도 있고 아이들도 있는데 외로운 게 정말 이상도 하지. 결혼하면 외롭지 않을 줄 알았는데 외롭지 않으려고 결혼했는데, 여전히 아니, 오히려 더 외로운 걸 보면 정말 이상도 해.


결혼을 하고 나면 애초에 친구는 없고, 가족만이 있었던 듯 그렇게들 변해 가는 모습들이 안타깝기도 하다. 물론 하루하루 살기도 빠듯해지고 나 하나 챙기기도 힘든데, 인연을 소중하게 여기며 그 인연들을 챙기는 일이 때론 버겁기도 하지. 내가 만났던 사람들의 이름조차 생각나지 않는 걸 보면 누군가를 만나고 쉽게 잊히는 것이 어쩌면 당연한 일인 것처럼 느껴질 때도 있다.


그래도 그 옛날 친구들이 몹시도 그립기도 해. 어쩌면 그때의 내가 그리운 걸지도.

그냥 연락을 해 보자. 그렇게 몇 명에게 연락을 했다.

물론, 카톡으로 메시지를 보냈다. 아이들을 키우는 나에게 전화통화는 사치이기에.


몇 명은 내가 어떻게 지내는지에는 별로 관심이 없이 자기 얘기만 했고, 또 몇 명은 그나마 어떻게 지내는지에 대해 물어봤다. 그중 한 친구는 암 투병 중인데, 몸이 어떤지 물어보는 인사말에 그런 말엔 별로 대답하고 싶지 않았던지, 괜찮다며 잘 지내라는 인사를 해왔다. 안부의 인사말에 잘 지내라는 굿바이 인사라니. 그래, 워낙에 그런 질문을 많이 받으니 얘기하기도 귀찮았겠다 싶다가도 그래도 안부를 묻는데 굿바이 인사는 좀 심하지 않나...

내가 인간관계를 잘못 맺어왔던가 인생을 잘못 살았나도 생각한다. 사람들은 남의 이야기에 그리고 남에게 별로 관심이 없다고 말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으며 나 스스로 동의하게 되는 현실이 슬프게도 느껴진다.


최근에 마음이 잘 맞는 사람도 생기고, 가끔 먼저 안부를 물어봐주는 사람도 생겼지만, 애 엄마의 인간관계란 아이를 매개로 맺어지는 것이 전부가 되어버릴 때도 있다. 사실 그런 관계들은 오래가지도 못한다. 애들끼리 싸우기라도 하면 엄마들은 원수지간이 될 때도 있으니.


"나랑 놀래?"

"그래, 놀자~"

이렇게 놀이터에서 노는 아이들을 보면 처음 만났는데 어떻게 저렇게 친하게 노는지 의아하다. 물론 헤어질 때도 쿨하다. 다음에 다시 놀이터에서 만나게 되면 놀고, 못 만나게 되어도 다른 누군가와 또 놀면 된다는 쿨함. 그 쿨함이 내게도 있었으면 좋겠다.


"우리 놀까요?"

"글쎄, 네가 어떤 인간인지 보고 나서."

"네가 나랑 잘 맞는지 확인해보고 나서."

아이들과 다르게 점점 어른이 되고 난 후 친구를 사귀면서도 따져야 할 게 많아진 느낌이다. 아이들을 학교에 보내게 되는 나이가 되면 아이들 성적에 따라 관계가 달라진다는 얘기도 들었다. 어른들 사이엔 친구는 없고 어떠어떠한 관계만 있는 듯하다.


친구들아 어딨니? 내 말 들리니?

"우리 놀자, 옛날처럼..."

우리가 순수하게 서로의 마음을 나누었던
그때처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