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로움...나를 잘도 찾아내는구나

나는 왜 그렇게 외롭기만 했을까...

by 요술램프 예미

나는 왜 그렇게 외롭기만 했을까... 다들 외롭다지만, 다른 이들의 외로움의 크기와 깊이가 어느 정도인지는 알 수 없는 일이므로 나는 그냥 내가 가장 외로웠던 사람이라고 결론 내리기로 하였다.


초등학생이 된 이후부터 항상 열쇠를 목에 걸고 다녔다. 시내에서 장사를 하던 엄마는 한 달에 한 번 집에 왔었고 아빠가 없는 것을 대비해 '나는 늘 집에 혼자 있어요'의 상징처럼 열쇠가 나의 분신인 것마냥 목에 걸고 다니게 되었다. 그것이 부끄러웠다. 어느 순간 꼬질꼬질해진 열쇠를 매 단 줄이 너무 부끄러웠다.


다른 아이들은 나처럼 외롭지 않을까 주위를 둘러봤다. 혼자서 자라는 아이는 전교에서 나를 포함해 딱 두 명 있었다. 다른 한 명도 나와 같은 학년의 아이였는데, 그 애는 항상 엄마가 공주처럼 옷을 입혀주는 아이였다. 한 번 입었던 옷은 두 번 다시 입지 않는 걸로 유명했던, 얼굴이 하얗고 항상 예쁜 옷을 입고 다녔던 아이였다. 그 아이는 정말 공주 같았다. 아빠가 안 계셔서 엄마 혼자서 그 아이를 키워내고 있었는데도 그런 혼자라면 괜찮겠다 싶었다. 어차피 내게 아빠는 없었으면 하는 대상이었으므로.


친구들이 우리 집에 놀러 왔을 때 "나 이제 갈게~" 이 말이 제일 무서웠다. 어떨 땐 자기가 가고 나면 내가 얼마나 외로울지 아는 것만 같아 화가 나기도 했고, 그 말이 마치 협박처럼 들리기도 했다. 여차하면 나는 너를 혼자 남겨두고 갈 거니까 잘 하라는 협박.


난 그렇게 외로웠다. 다른 친구들에겐 형제자매라는 존재가 있는데 왜 내겐 그런 존재가 없을까 늘 궁금했다.

혼자서 인형놀이를 하고, 혼잣말을 하고, 공상을 하고... 어느 새 내 자체가 외로움이 된 것만 같았다.


가끔, 여전히 문득 외로움이 날을 세운 채 내게 돌진해올 때가 있다. 그러면 그 외로움을 누군가는 채워줄 수 있지 않을까 기대하게 된다. 어리석은 나는 그때도 알고 있었고, 지금도 알고 있지만... 내 안에서 해결될 수밖에 없음을 알고 있지만, 애써 다른 이가 이를 채워줄 수 있음을 아직도 믿고 싶은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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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가 그랬다.

"크리스천은 외롭지는 않지... 심심하긴 해도 외롭지는 않지..."

진정 외로움에 몸서리쳐보지 않은 사람이 쉽게 할 수 있는 이야기라 생각했다.

그게 참 신앙이라고 말하지 말아줬으면 했다.


만약, 조금도 동의할 수 없다면, 외로움에 대한 정의를 다시 내려야 한다고 생각했다.


앞으로 행여 내가 경험해보지 못한, 감당하지 못할 외로움이 나를 기다릴까 문득 두려울 때가 있다. 아직도 나는 여전히 사람에 목말라하는 그 꼬맹이인채 혼잣말로 되뇌어 본다.


외로움...
너는 나를 잘도 찾아내는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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