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23
'대학알리'라는 비영리 독립언론단체의 수습기자 면접을 보고 왔다. 내가 생각한 행동이라는 것의 첫걸음으로.
고등학교를 졸업한 이후로 나를 열심히 공부하게 했던 건 호기심, 그리고 무언가 되고 싶다는 마음이었다. 엄마를 힘들게 하는 노동의 정체가 무엇인지 궁금해서 노동법 수업을 찾아 들었고, 우리 가족을 힘들게 하는 돈의 정체가 무엇이지 하며 경제학과를 복수전공으로 선택했다.
그런데 알면 알수록 내게 찾아오는 건 무기력함이었다. 힘들지 않은 사람이 없는 이 세상을 뽀개버리겠다는 다짐을 한 적도 있으나 그러기엔 내가 너무 미미했다.
그래서 아는 게 무슨 의미가 있나 싶었다. 이런 푸념을 저번 학기에 들은 비평 수업에서 늘어놓았다. 그런데 교수님께서 그 무기력감은 앎이 부족해서 오는 거라고, 더 많이 알게 되면 어떻게 움직여야 할지 길이 보인다고 하셨다. 맞는 말이었다. 조금 더 알고 조금 더 파보니까 용기도 생기고 내가 무엇을 해야 할지도 보였다.
곰곰이 생각해보니, 결국 내가 하고 싶은 건 글을 쓰고, 사람들에게 문제를 알리는 거였다. 글을 쓴다는 게 막강한 해결책도 아니고, 내가 좋은 글을 쓸 자신이 있는 것도 아니지만 어찌 됐든 나는 계속해서 글을 쓰고 싶다는 결론이 나왔다. 그게 어떤 글이든 간에.
이런 이유로 '대학알리'라는 곳에 지원을 하게 됐고, 마지막 타자로 번개 면접을 보게 됐다. 면접은 카페에서 진행됐고 면접시간은 30분이었다. 처음 보는 사람들 앞에서 면접을 보면서 커피를 마시는 건 불가능에 가까웠다. 그랬더니 대표님이랑 편집장님이 시킨 커피 다 마시고 가도 된다고 그러는 거다. 그래서 커피 마시는 척하면서 처음 보는 사람이랑 한 시간을 떠들다 왔다. 긴장을 너무 많이 해서 짧은 면접 때 못다 한 말을 다 하고 가야지라는 마음 때문이었다. 그만큼 꼭 뽑히고 싶었다.
오랜만에 이런저런 얘기하는 거 좋아하는 사람을 만나서 신나게 떠들었다. 거의 혼잣말에 가까웠던 거 같긴 하다. 집에 가는 길에 헛헛함이 밀려온다. 반복되는 탈락에 이번 면접도 잘 해내지 못한 것 같다는 패배감과 처음 보는 사람 앞에서 안면 몰수하고 얘기했던 나의 주접 때문이다.
사실 글이라는 게, 내가 쓰고 싶은 대로 쓰면 되는 것인데 뭔가 읽히고 싶다는 마음 때문에 여러 무리들에 들어갈 궁리를 엄청 하게 된다.
여하튼 뽑히고 싶다. 뽑아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