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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수수 Jan 10. 2022

진짜 문제를 알아내는 유저 인터뷰 하기

가짜문제의 무덤을 벗어나, 진짜 문제를 해결하는 프로덕트 만들기 

스타트업은 대부분 두 가지의 이유로 망한다. 

1. 가짜 문제를 푼다. 

2. 문제를 제대로 풀지 못하는 솔루션을 만든다. 


진짜 문제를 규명하고, 그것을 잘 풀 수 있는 솔루션을 만들면 (즉 Zero to One을 하면) 나머지 문제는 어떻게든 해결할 수 있다. 팀의 문제해결능력이 평균 이하가 아니라는 가정 하에. 


하지만 내가 만드는 서비스는 잘 될 수 밖에 없다는 확증 편향을 피해가는 것도 쉬운 일은 아니다. 


첫 번째로 도전했던 서비스 Ussist도 이미 어떤 걸 만들겠다는 걸 다 정해둔 후에 인터뷰는 그 서비스를 정당화하는 용도로 사용했었다. 


한 선배는 확증 편향에서 영원히 자유로워질 수는 없다고 했다. 다만 여러 번의 시행착오를 통해 점점 그 정도가 줄어갈 수는 있다고 한다. 그래서 종국에는 과녁을 맞히게 된다고. 


결국 사람이 하는 분석이고 그 사람의 직관이 아예 배제될 수는 없겠으나, 지난 번 보다는 훨씬 잘 할 수 있다는 믿음으로 한 주간 유저 인터뷰 진행과 분석에 집중하였다. 


한 주간 인터뷰 진행 및 분석을 위해 진행한 업무는 다음과 같다. 


(1) Research Question 선정 

(2) 질문지 제작 

(3) 인터뷰이 모집

(4) 인터뷰 진행

(5) 인터뷰 분석



1. Research Question 선정 

인터뷰를 통해 어떤 질문에 대한 답을 얻고 싶은가? 내가 답을 얻고자 하는 질문들을 먼저 정리해봐야 한다. research question은 실제로 인터뷰에서 사용되는 질문과는 다른데, 인터뷰에서는 인터뷰이가 가장 편하게 답할 수 있는 형태로 바꾸어서 질문해야 하기 때문이다. 또, 인터뷰이가 직접 말해주지 않더라도 분석을 통해 답을 찾아내야 하는 research question들도 존재한다. 


이번에 우리 팀에서 답을 찾고자 했던 연구 질문들은 다음과 같다. 


고객이 정말로 바라는 결과는 무엇인가?
고객은 왜 그 결과를 바라는가? (=그 문제가 고객의 삶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가?)
고객이 바라는 것을 얻기 위해 하고자 하는 일은 무엇인가?
그 일을 하기 위해 현재 고객이 사용하고 있는 대안은 무엇인가?
그 대안과 어떻게 차별화될 수 있는가?
고객은 어느 상황에 놓여있을 때 프로덕트를 사용할 것인가?


이를 통해, 종국에는 "회의에 어려움을 겪는 고객의 가장 큰 pain point는 무엇인가?"와 "그 pain point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어떤 프로덕트를 만들어야 하는가?" 를 도출하고자 했다. 




2. 질문지 제작 

이제, research question을 인터뷰 질문으로 바꿀 차례다. 


고객이 정말로 바라는 결과는 무엇인가?

 => 이 질문은 여러 질문들을 사용하여 다각도로 답변을 얻어내고자 했다. 사용한 인터뷰 질문들은 다음과 같다. 


1. 다음 목록 중 회의 중 개인적으로 가장 공감하는 어려움이 무엇인가요?
가장 공감하는 어려움 3가지를 꼽고, 각 어려움에 대해 공감하는 정도를 0-10으로 표현해주세요.  


다른 업무 때문에 회의 준비를 꼼꼼히 할 시간이 없다.

회의에 소요될 시간을 예상하기 어렵다.

예상한 시간보다 항상 길게 회의를 진행하게 된다.

회의 목적이 무엇인지 명확하지 않아도 일단 회의를 열게 된다.

꼭 회의를 해야 하는 사안인지 따져보지 못해 하지 않아도 되는 회의를 하고는 한다.

회의 참석자를 선정하는 명확한 기준이 없어 참여하지 않아도 되는 팀원을 참여시키고는 한다.

회의 중 회의의 흐름을 파악하고 적절한 의사진행발언을 적시에 하는 일이 어렵다.

회의에 참여하여 나의 의견을 내다 보면 진행하는 것을 잊게 된다.

회의 참여자들이 회의에 적극적으로 참여하지 않는다.

회의를 마친 후에도 결론이 도출되지 않거나 원하던 결론이 아닌 경우가 잦다.

회의 결론이 잘 정리되지 않아 나중에 참고하여 업무를 진행하기 어렵다.

회의 중 논의된 사안에 대해 참여자끼리 다르게 이해하는 경우가 잦다.


2. 나의 문제가 어떤 솔루션을 도입하고 마법처럼 해결되었다면, 우리 회의는 어떤 모습일까요? 

3 "이 사람 회의 진행 정말 잘한다" 하고 부러웠던 적이 있다면 언제인가요? 


여러 문제들을 나열하고 이것들에 공감하는 순위를 매기도록 하는 기법은 여러 문제들 중 어떤 문제가 정말로 중요한지 파악하는 데에 도움이 된다. 문제 리스트들은 인터뷰를 진행해나가면서 생각해보지 못한 문제가 있으면 추가하기도 하고, 인터뷰이를 헷갈리게 하는 워딩이 있으면 고치기도 하면서 조금씩 수정하였다. 


또, magic question을 사용하여 문제나 고객이 하고 있는 문제에 대한 원인 분석을 계속 듣기보다는 expected outcome을 포착하기 위하여 2, 3번같은 질문을 사용했다. 




고객은 왜 그 결과를 바라는가? (=그 문제가 고객의 삶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가?) 

=> 고르신 문제가 왜 OO님에게 심각한 문제인가요? 


그 문제가 본인에게 어떤 의미가 있는지, 이 문제가 개인의 삶에 어떤 영향을 미치고 있는지를 묻는 질문이다. 이 질문에서 꼬리 질문을 가장 많이 하면서 이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왜 유저 개개인에게 중요한지를 파악하고자 노력했다. 




고객이 바라는 것을 얻기 위해 하고자 하는 일은 무엇인가? & 그 일을 하기 위해 현재 고객이 사용하고 있는 대안은 무엇인가? 

=> 1. 문제가 발생하는 원인이 무엇이라고 생각하나요? 2.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해본 일이 있나요? 



그 대안과 어떻게 차별화될 수 있는가?  

=> 그 방법을 사용하고 문제가 0-10 중 어느 정도로 해결되었나요? 

     - 6 이하: 왜 도움이 별로 되지 않았나요? 

     - 7 이상: 왜 도움이 되었다고 생각하나요? 

            - 현재 사용하고 있는 방법에서 아쉬운 점은 없나요? 



고객은 어느 상황에 놓여있을 때 프로덕트를 사용할 것인가?  

=> 

몇 명 규모의 팀에 소속되어 계신가요?

대면회의와 비대면 회의 중 주로 어떤 회의를 많이 하나요?

주로 회의를 진행하시나요 참여하시나요?

어떤 유형의 회의를 가장 많이 하시나요? 


어떤 상황에 놓여있는 고객이 어떤 때에 문제를 느끼고 솔루션을 사용할 지 파악하기 위하여 회의의 종류, 장소, 자신의 역할, 규모 등을 물어보았다. 



3. 인터뷰이 모집

이제, 인터뷰이를 선정할 차례다. 문제에 깊이 공감하는 타깃 유저들을 인터뷰해야 했기 때문에 문제를 언급하며 문제에 공감하는 인터뷰이를 모집하고자 하였다. 

타깃 유저가 스타트업의 매니저일 거라는 가설이 있었기 때문에 스타트업 커뮤니티에서 인터뷰이를 모집하였고, 예상대로 인터뷰이를 굉장히 쉽게 구할 수 있었다. 




4. 인터뷰 진행 

자, 이제 설계한 질문지를 참고해 인터뷰를 진행하면 된다. 


인터뷰를 진행할 때 유의할 몇 가지 주의점이 있다. 


1. 두 명이 들어가기

    - 한 명만 들어가면 필기하랴 질문하랴 집중하기 어려울 수 있고, 인터뷰이도 주의가 산만해질 수 있다. 인터뷰가 원활히 진행될 수 있도록 두 명이 모두 들어가라. 

    - 만약 부득이하게 한 명만 들어가게 되었다면, 기록보다는 진행 그 자체에 집중해라. 중요한 내용만 손 메모로 하고 경청과 질문에 집중하는 것이 좋다. 정 불안하다면 클로바 노트 등 녹음 파일을 텍스트로 변환해주는 툴을 추천한다. 


2. 말은 아끼고 듣기  

  - 인터뷰는 인터뷰이가 말하는 시간이다. 인터뷰어는 듣는 데 집중해야 한다. 비율은 인터뷰이:인터뷰어 8:2 정도로 가져가는 것이 좋다. 

  - 인터뷰이가 순간 말을 잘 떠올리지 못해 침묵이 길어질 수 있다. 이 때 침묵을 채우고자 하는 유혹이 있을 수 있는데, 침묵을 계속 끊어버리면 인터뷰이가 빨리 말해야 한다는 심리적 압박을 받을 수 있으므로 인터뷰이가 편하게 자신의 생각을 털어놓을 수 있도록 배려하는 것이 필요하다. 



5. 인터뷰 분석 

분석을 할 때 주의해야 하는 점은, "이런 거 있으면 좋을 것 같아요~"  같은 고객이 이야기하는 기능이나 솔루션에 집중하지 않아야 한다는 것이다.


대신, 자신의 문제를 어떤 단어들을 써서 기술하는지, 그 문제에 어떤 의미를 부여하고 있는지, 왜 그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고 있는지, 해결하기 위해 어떤 노력을 기울였는지 등 인터뷰이의 경험을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 


나의 경우 인터뷰 분석을 다음의 단계를 따라 진행했다. 


1. 각 인터뷰이 별로 연구 질문에 대한 답을 도출하기 

2. 모든 인터뷰이의 답을 정리하기 

3. 인터뷰이들이 공통적으로 원하는 바를 도출하기  

4. 현재 원하는 바를 얻지 못하고 있는 이유를 분석하기

5. 현재의 조건을 극복하여 원하는 바를 얻을 수 있는 방법을 프로덕트 기획안으로 제안하기 (분석 결과) 

6. 기타 인터뷰이들의 답변에서 나타난 공통점을 정리하여 연구질문에 대한 답으로 정리하기. 





인터뷰 분석 결과 많은 인터뷰이들이 공통적으로 느끼는 가장 큰 pain point는 "회의는 했는데 결론 도출이 되지 않는다"였다. 결론 도출이 안 된다는 것은 크게 세 가지 상황을 의미하는데, 


1. 결론이 정말 아예 나오지를 않았다. 

2. 회의 때 나온 결론이 (알고보니) 팀원들이 이해한 결론이 아니었다.

3. 회의 때 나온 결론이 (알고보니) 팀원들이 동의한 결론이 아니었다. 


즉, 결론이 나오지 않았거나 나왔더라도 제대로 나온 결론이 아니라 결국 회의를 다시 해야 하는 결과로 이어지는 상황에서 인터뷰이들은 큰 고통을 느끼고 있었다. 



인터뷰이들이 회의에서 그토록 바라는 결론을 내지 못하는 상황에는 크게 세 개가 있었다. 

찬반 논쟁만 N시간 째: 결정하는 사람이 없이 갑론을박만 죽어라 하는 회의 

회의 때 관련 없는 얘기들만 난무: 결론 도출에 도움이 안 되는 이야기만 하다 시간 다 가는 회의 

회의 때 이야기가 잘 안 나오네... : 참여가 없어 앞으로 나아가지 않는 회의 


이러한 분석 결과에 따라, 팀은 위 세 가지 문제 상황을 해결할 수 있는 기능을 기획하고 1주일만에 최소기능을 구현하여 alpha version을 배포하기로 하였다. 이 alpha version을 바탕으로 유저 피드백을 수합하고, 추후 기능 발전에 대한 insight를 축적하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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