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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사과농부 세네월 Feb 28. 2021

분뇨-대사의 끝, 생명의 시작

대사(metabolism) 산물, 똥오줌에 대한 조물주의 절묘한 배려

그가 엔진 소음 때문에 큰소리로 말했다, "저는 제 박테리아를 믿어요. 박테리아가 흙을 건강하게 해 주니까 건강한 가축, 건강한 농부가 되는 겁니다." 그다음, 몇 차례 엔진이 부릉부릉 소리를 낸 뒤에 그가 덧붙였다. "제 딸이 간호사예요. 저는 딸을 사랑하지만, 걔는 박테리아를 싹 없애버리고 싶어 해요. 아이들 한테 온갖 비누와 손 세정제를 쓰게 하는데, 아이들이 늘 아파요. 가끔 손주들을 제리고 나와서 소똥을 먹이고 싶다니까요"

P115 땅이 의사에게 가르쳐 준 것- 대프니 밀러 지음/이현정 옮김- 시금치 발행


박테리아를 믿는다니 코로나 비상시국이라 운때가 안 맞다. 나도 오랜만에 집에 가면 들어가자마자 손 씻으라는 주문을 받으니까. 아니 들어가기 전에 엘리베이터 층 단추를 누르는 곳에 이미 세정제가 포진해 있는 상황에서 박테리아를 믿는다느니 소똥을 먹이겠다느니 하는 것이 가당키나 한 일인가?
그러나 인류의 세포 중 10% 만이 인간 게놈이고 나머지는 미생물과 같고 기본적으로 미생물이 없으면  살 수가 없는 것이 인간이고 인간 만이 그런 게 아니라 모든 생물이 다 그렇다. 항암치료 포함 전문의 자격증을 3개를 갖고 유튜브, 팟캐스트의 인기강사인 Zach Bush 박사의 건강비결 No.1은 정상분만으로 아기를 낳으라는 것이다. 엄마 뱃속 만이 유일하게 미생물이 없는 곳인데 출산과정을 통하여 엄마에게 생존용 미생물 패키지를 받으며 세상에 나와야 건강하게 살 수 있는 제1조 건을 충족시킨다는 뜻이다.


아직 우리나라에서는 본격적으로 시작되지 않은 것으로 보이지만 미국 호주 등에서 농민 대상 교육이나 웨비나를 하면 "sustainable agriculture", "No-Till movement" , " Holistic Management", "Regenerative Agriculture"등의 단어와 행동강령 등이 많이 눈에 띈다. 또 그들이 주관하는 세미나에 등장하는 강사들의 면면도 익숙한 사람들이다.  요지는 농부가  비옥한 토양을 만들어 안전하고 맛있고 영양가 있는 환경친화적 수확물을 비싸지 않게 만들어 돈을 벌자는 것이다. 비싸지 않게 만들어 돈을 번다? 가능한 얘기다, 박리다매.

대표적인 활동가 혹은 농부 혹은 토양생물학자겸 컨설턴트 들은 다음과 같다. 


1. Holistic Management by Allan Savory
짐바브웨에서 소들을 단기간 일정한 지역에 집중 사육해서 소의 분뇨가 영양분이 되어 황폐한 땅을 초원지대로 변모시키는 Holistic Mgt.로 유명하다. 

2. Joel Saltin, polyface Farm
"잡식동물의 딜레마"에 언급된 농부/목장가로 그의 저서 "어느 미친 농부의 순전한  기쁨"이라는 책에서 복합영농과 계획된 방목을 통한 자연 회복에 대한 집념과 이론이 인상적임. 소들이 풀을 뜯고 지나간 곳에 닭장을 풀어 소똥을 헤쳐 놓는 역할을 하게 하여 풀들이 더 잘 자라게 된다고 함.


3. 뉴멕시코주립대 David Johnson교수, 호주의 "Amazing Carbon" 사의 Christina Jones 박사 , 미국
Soil Food Web사의 Elain Ingham 박사 등은 인기 있는 토양 강사들로 미국, 호주 등에서 강의한다.  황무지화 된 땅을 초원으로 만들기 위해서는 소등의 분뇨가 필요하지만 땅들이 너무 넓으므로 퇴비를 이용한 퇴비차 (Compost Tea)를 이용하는 방식으로 땅속의 미생 물권을 활성화시키는 방법을 추천하고 있다. 실제로 미국과 호주의 퇴비차 설비는 규모가 곡식 사일로처럼 거대하다.

퇴비차와 비료을 혼용한 곳과 아닌 곳의 차이

4. Gave Brown은 미국 North Dacota주의 창의적인 농부이며 Ray Archuleta 박사는 미국 농무성 산하 NRCS 은퇴한 후에 Gave Brown과 토양 건강에 관한 컨설팅사를 운영하고 있다. 이들은 Netflix사가 만든 

"Kiss the ground- 대지에 입맞춤을"이라는 documentary에 출연하여 Regenerative Agriculture을 주창하며 자연을 흉내 내자 (Biomimicry- Mimic life nature)고 말한다. 

가축을 이용한 퇴비가 한 축을 형성한다. (사진: 해피 루나 블로그)

5. Daphne Miller, MD는 미국 캘리포니아의 의사로 Farmacology(땅이 의사에게 가르쳐 준 것)의 저자이다. 책 중에 나오는 알프스 농촌지역과 도시지역 아이들의 천식 등에 관한 독일 Erica von Mutius 박사의 논문을 언급하며 위 대문 사진을 보여준다. 외양간에서 소똥을 치우는 엄마와 소가 핥을 수 있는 거리의  유모차에 잠자고 있는 아기 사진인데 이런 곳에서 자란 아이들이 천식에 걸릴 확률이 도시의 깨끗한 환경에서 자라는 아이들보다 훨씬 낮다. 이는 주변 환경에 서식하는 균과 세균의 다양성에 기인한다


위의 모든 이들의 공통점은 동물의 똥오줌 (점잖은 표현으로 대사산물)이 건강한 자연, 건강한 토양, 건강한 인간을 위한 시점이 된다는 것이다. 조물주의 섭리가 절묘한 것이  우리가 더럽다고 여기는 동물의 오물이  황무지가 초원지대로 다시 숲으로 이행하는 생명 순환의 시작점이 된다는 것이다. 그 자체로 땅에 영양분과 미생물이 제공되는 역할을 하거나 퇴비를 만드는데 이용되어 토양의 건강을 유지하는 기폭제가 된다. 지금은 시골에서도 거의 볼 수 없는 "쇠똥구리 " 혹은 말똥구리"는 지나가는 소나 말의 똥을 적절하게 분배하는 조물주의 심부름꾼이었던 셈이다. 내가 어렸을 때에는 서울 시내에서도 말이나 소가 끄는 수레가 있었고 소와 수레 사이에는 보자기 같은 것으로 소똥 받이가 걸려 있었다. 그러나 지금은 봉화에서도 쇠똥구리 본 지가 한참 되었다고 한다.  아이러니칼 하게도 소등의 반추동물은 소화 과정에서 생기는 메탄가스로 인하여 기후변화의 원인인 탄소 배출의 주역 중 하나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그들의 분뇨로 생성된 식물들이 대기의 탄소를 광합성을 통하여 당으로 만들고 이를 식물의 뿌리를 통하여 땅속에 액체 탄소 형태로 삼출 시켜, 매몰하도록 하는 지대한 공헌에 대해서는 공정한 평가를 받고 있는지 궁금하다..

Ray Archuleta 박사 PT, 그는 오른쪽 풀무더기를 "cow Pie"라고 불렀다.

"대지에 입맞춤을"과는 달리 Gave Brown과  Ray Archuleta 박사는 Regenerative Agriculture 운동의 5가지 실천사항을 다음과 같이 말하고 있다;
1. 7일 /24시간을  살아 있는 식물 뿌리 유지  (Cover Crop 식재)

2. 토양을 맨 땅으로 두지 말 것.
3. 비료와 경운을 최소화할 것
 4. 밭에 있는 식물, 곤충의 다양성을 확보
5. 동물을 이용하여 초원을 경작하게 할 것
이상의 행동강령을 실천하면 건강한 토양을 생각보다 빨리 얻게 되어 (Gave Brown의 경우 우선적인 기준선에 도달하는데  8년이 걸렸고 거의 20년이 지난 지금은 토양 유기물이 8% 대가 되어 비료나 제초제, 살균제등을 거의 쓰지 않지만 풍성한 수확을 거두고 있다고 한다. 내가 보기에는 이  Regenerative  Agriculture운동은 시급한 기후변화 문제에 대응하기 위한 탄소저감 등에 대응하기 위한 필수요소 이기도 하거니와 그동안 관행농법 vs 유기농법의 2분 법적인 분류에서 둘 사이를 연결하는 디딤돌이자 제3의 농법으로 구분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1840년대의 리비히의 화학비료 중심의 관행농업에 대항하여  Sir Howard Albert가 주창한 퇴비 중심의 농업 성전 ( An Agricultural Testament)은 유기농업의 시조가 되었다. 그러나 유기농업은 전 세계적으로 10% 미만의 소수이며 그 생산력의 비효율성으로 인해 제초제, 살균, 살충제를 이용한 단일품종 단일 경작(Monoculture)의 생산량으로 인류의 먹거리가 제공되고 있다. 다만 먹을 것은 있으되 품질은 영양학 적으로 악화되고 glyphosate 제초제를 사용하기 시작한 1976년 이후로 각종 질병의 발병률이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는 문제점들이 이슈화 되고 있다. 또한 현재의  유기농업과 무기 농업은 구분은 농약을 치느냐 혹은 농약성분이 있는 자연재료를 사용하느냐의 차이만 있는 것처럼 보이기도 한다. 결국 한약이나 양약이냐의 차이 인 셈이다. 그에 반해 현재 전개되는 Regen. Ag. 는 토양을 튼튼히 함으로써 약을 줄이거나 사용하지 않겠다는 것으로 현실적으로 인류를 위한 대안이 될 수 있다고 본다.  1943년 이래 농업 성전 발간 이후에도 비료 중심의 무기 농법이 절대적인 비율을 차지하며 현재에 이른 상황에서  Regen.  Ag. 운동이 동물의 분뇨를 이용한 토양관리 및 농업의 기본 강령을 말하며 미국 및  호주 등지에서 활발하게 전개되고 있다는 사실은  Albert Howard경의 농업 성전과도 일맥상통하는 부분이다.  유기, 무기 농법을 떠나 폭발적으로 증가하는 인류의 건강한 먹거리 생산을 를 위한 대안이자 기후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대안으로 그것은  동물의 똥, 오줌에서 시작된다.                                              기농퇴비제조 기술

농업의 발전에 획기적인 계기가 마련된 것은 20세기 초반에 농업의 새로운 과학적 방법이 개발되면서 시작되었다고 할 수 있다. 그것은 최소 양분설로 잘 알려진 독일의 과학자 리비히(Justus von Liebig)의 연구결과에서 비롯되었다. 그는 1840년에 수행한 연구에서 식물이 특정 화학물질로부터 양분을 얻는다는 것을 증명했고, 부식질은 물에 녹지 않았기 때문에 퇴비의 중요성은 일축했다. 이 연구결과 이후, 농업기술은 본질적으로 점점 더 화학적으로 변했다. 가축 배설물과 죽은 물고기를 혼합하여 만든 퇴비는 화학비료에 밀려나 세계 각지의 농부들에게 화학비료가 퇴비를 대체하게 되는 결과를 초래하게 되었다.
1905년 인도로 건너가 유기농업을 연구하면서 거의 30년을 보낸 영국 농무부의 알버트 하워드(Albert Howard) 경은 인도르 방법이라고 알려진 가축 배설물과 식물체로 만든 퇴비가 작물재배에 최고라는 것을 발견하였다. 1943년 하워드 겨은 자신의 연구를 바탕으로 “농업 성전”이라는 책을 출간했다. 이 책을 통하여 화학비료 개발 이후 유기물 효과에 대한 관심들을 다시 불러일으켰다. 오늘날에는 유기농업과 원예에 대한 아버지로 인정받고 있으며, 퇴비의 중요성이 과학적으로 알려지는 계기가 되었다. 또한 제이 로데일은 하워드 겨의 연구를 계속 진행했으며, 토양의 질을 향상하기 위 해 퇴비화의 가치를 미국 원예작물 재배 농가에 소개했다. 그는 펜실베이니아에 농업 연 구센터를 설립하고, 월간 유기농 원예 잡지를 출판하였다. 이러한 노력의 결과들로 인하 여 현재 원예작물 및 식량작물에 유기농업 재배기술이 점차 대중화되고 있다.

(유기농 기술지 3호 ⓒ국립 농업과학원 2017)

과거 100년간 사과의 미네랄 함량 감소 미네랄 1914 1963 1992 2010 변화량(1914-2010) 칼슘 13.5mg 7.0mg 7.0mg 6.0mg -55.55% 인 45.2mg 10.0mg 7.0mg 11.0mg -75.66% 철 4.6mg 0.3mg 0.18mg 0.12mg -97.39% 칼륨 117.0mg 110.0mg 115.0mg 107.0mg -8.54% 마그네슘 28.9mg 8.0mg 5.0mg 5.0mg -82.70% (출처 : Lindlaar, 1914; USDA, 1963 and 1997) 유 유기농 유기농 퇴비제조 기술 퇴비제조  퇴비제조 기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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