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리뷰]
[1] 한 사람로 인한 무질서
아서 본질의 모습은 아무도 환영하지 않았지만 조커로 분장한 아서의 모습을 고담시의 모든 범죄자들이 진짜 정의(Justice)라 말하며 환영했다. 조커라는 그림자 앞에 아서가 나온 것이 아니라 조커가 아서를 그림자로 가두어 놓은 느낌이 가득했다. 아서가 조커의 정체성을 꺼내는 것보다 조커가 아서의 정체성을 가두어 나오지 못하게 하는 영화의 장면들이 너무 재미있었다. 도시 전체가 쓰레기와 쥐들 뿐이라는 말이 고담시의 상류층과 하류층을 구분하는 은유적인 표현으로 나타나는데 그 표현들이 아서의 감정을 극대로 이끌어 내면서 조커를 반대했던 아서가 완벽한 조커로 각성하게 만드는 아서의 모습을 볼 수 있게 된다. 끝내 살인을 시작하게 되는 아서는 조커로의 삶을 살아가게 되고, 조커로 시작된 살인은 상류층과 하류층 사이에서 서로의 관점에서의 정의를 위한 싸움으로 시작된다.
[2] 조커2 : 폴리 아 되
폴리 아 되(Folie à deux)은 프랑스어로 "두 사람의 광기"를 뜻하는 정신의학 용어이다. 조커2가 나온다고 했을 때 할리 퀸의 등장으로 영화의 무게가 차원이 달라진다. 조커 한 사람으로 인해 무질서가 질서라 말하는 고담시에서 할리 퀸의 등장으로 어떤 다른 모습의 무질서를 보여줄까 기대를 하게 되었다. 조커와 할리 퀸이 가진 망상이나 비정상적인 생각이 다른 사람에게 어떻게 전파될지 긴장하게 된다. 스크린에서 비추어지는 전체적인 색감이 어둡지만 영화의 시작과 끝까지 음악은 밝게 들려주며 1편과 전혀 다른 전개 느낌을 보여준다.
간만에 영화 다운 영화를 봐서 꽤나 만족스러웠다. 레이디 가가는 완전 할리 퀸에 몰입을 하여 대단하게 보였다. 할리 퀸만의 액션을 보이지 않았고 할리라는 사람을 더 비추어서 아쉬운 부분이 있었다. 영화 전반적으로 만화책을 보는 듯한 느낌으로 꽤나 신선했다. 마블보다 DC의 히어로를 먼저 접하게 되어 DC 코믹스만의 색체와 느낌을 좋아한다. <조커2 폴리 아 되>는 뮤지컬 영화인가 헷갈릴 정도로 노래가 많이 나와서 집중하기 어려웠지만 DC 코믹스의 그 만화책을 넘기는 듯한 느낌의 장면 전환들이 너무 마음에 들었다. 하지만 <조커 2>를 너무 심오하게 만들려고 했던 탓일까 조커와 할리의 서사를 정리하는 것이 쉽지 않았다. 결국 <조커 2>는 조커의 캐릭터가 아닌 아서라는 인물에 중심을 두며 스토리를 헤쳐 나가는데 아서의 비참한 삶을 보인다.
[3] When the Saints Go Marching in
영화에서 "When the Saints Go Marching in" 가스펠을 계속 부르는 것을 자세히 집중해보면 고담 도시에서의 심오한 철학적 요소로 많이 작용하는데 그 가스펠을 부를 때마다 조커는 사람들의 가치관을 흔들어 놓는다. 끝내 아서라는 인물은 조커로 살고 싶지 않고 할리와 살고 싶음을 택했지만 할리는 조커를 원했던 마지막 장면에서 생각을 많이 하게 된다. 어쩌면 페르소나와 같은 이 세상에서 진짜 모습을 드러내라는 할리의 말이 선하게 들리기도 했다. 무엇이 선이었을까?
[총평] 4.8 / 5.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