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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찬혁 멸종위기사랑 : 사랑해 정말로

[Review]

by 한은

[1] Back in the day, 한 사람당 하나씩 불을 만드는 사랑이 있었대

[ERROR] 앨범에서 "파노라마"가 가지고 온 파장이 엄청나다. 청룡영화제에서 보였던 이찬혁의 인생관과 본인이 생각하는 죽음을 <파노라마>와 <장례희망> 포퍼먼스(performance)로 모두에게 충격이었다. 영화감독과 무대연출자가 꿈이었던 나로서 더 충격적이었던 것은 영화제에서 배우들이 한 가수의 노래를 따라 부르는 모습을 보는 것만으로 이찬혁의 영향력을 느낄 수 있었다. [ERROR] 앨범에서 이찬혁이라는 사람의 삶 돌아보고, [EROS]에서 타인의 삶을 돌아보아 내면의 결핍을 "진짜 혹은 참된 사랑"으로 채울 수 있다는 노래를 보여준다. 현실과 이상 속에서도 각 개인이 결국 마주해야 하는 것은 내면의 결핍과 그 결핍으로 인해 드러나는 감정을 말하고 있다. 다시 말해, [ERROR]에서 자신이 죽음에 이르는 과정을 유기적으로 서사로 전달되었다면, [EROS]는 죽음을 피할 수 없는 우리 모두에게 전하는 새로운 메시지이다.


[2] 사랑해 정말로!

본인의 노래를 가지고 컴백하는 아이디어도 너무 대단하다. 누가 <열린음악회>에서 <멸종위기사랑>을 최초 공개 할 것이라 생각했을까? 괴짜 같으면서도 그의 아이디어가 너무 좋다. 좋아하는 것은 행복의 기준이 "나"이다. 그리고 사랑하는 것은 행복의 기준이 "상대방"인데 이찬혁은 자신의 신념을 적절히 사람들에게 보여주는 것이 아닌 본래(beginning)부터 우리에게 주어진 참된 사랑을 진심으로 사랑하고 있었다. 이찬혁에게 행복의 기준은 상대방이 기뻐함으로 인한 "나 다움", 혹은 "나 다움"을 통한 상대방이 기뻐할 수 있는 세상의 원리를 말해주는 것 같다.

음악은 말로 설명되지 않는 보이지 않는 신기한 힘이 있다. 왜 <멸종위기사랑>이 힘이 있을까 고민을 정말 많이 해보고 많은 음악평론가들의 분석을 참고하기도 했었다. 하지만 무언가 이 음악이 선하다는 느낌을 자주 받았는데 나만 그렇게 느끼고 있는 것이 아니었다. 모든 사람들이 음악에 들어있는 철학, 신념, 가스펠(종교)을 뛰어넘어 선한 음악이라 말하고 있다. 악이 가득하다고 말하는 세상 속에서 악으로 이기는 것이 아닌 선으로 이길 수 있음을 몸소 보여주는 이찬혁의 믿음은 레전드가 되어가고 있다. 이 선한 음악은 즐거움을 주고 있는데 밴드로 함께 하는 사람들의 표정만 봐도 이 음악의 선함을 느낄 수 있다.

첫 번째 사진에서 <별이 빛나는 밤에> 영상을 보더라도 악기 연주자들의 표정은 시청하고 있는 나의 기분도 좋게 만들어준다. 그리고 최근 <쓰담쓰담>에도 나왔는데 코러스, 악기 연주자 할 것 없이 한 자리에 모여있던 모든 사람들의 표정들도 말로 표현하기 어려운 "좋음"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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