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ssay] 과학 쌤이 알려주는 인문학
상극되는 가치가 의외로 잘 어울려
인문학과 과학은 전혀 상극인 분야와 학문인 것 같지만 과학도 사람들이 모여있는 학문이다. 인문학은 수세기를 거친 사람들의 생각을 모아서 알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 주기도 하는데 여러 사람들의 조언, 혹은 이야기를 들은 이후 방향을 정하는 것처럼 인문학은 과거의 생각들을 읽어 새롭게 가야 할 방향을 만들어준다. 과학을 공부하더라도 가장 먼저 특정 분야의 발전이 되었던 과거와 이유를 먼저 배우고 그 역사의 시작을 통해 응용해 가는 것이다. 다시 말해, 인문학은 "나"라는 사람을 만들어 가는 과정 속에서 학문의 가장 기초가 되는 "시작"을 배워 기초(cornerstone or 모퉁잇돌, 초석)를 깔아내는 것이다. 하지만 우리가 인문학을 하나의 "사상(ideology)"이라 쉽게 오해하게 되는데 인문학은 사람들의 생각, 개념, 이념, 사상, 가치를 집합시켜 놓은 큰 벤다이어그램이다. 괜히 인문학을 공부한다고 하면 주변에서 이상한 걸 배우는 것이 아닌가 걱정하기도 하고, 무의미하거나 가치가 없다고 말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인문학을 통해 인류가 걸어온 지난 전지구적 역사와 방법(way), 가치(value)를 배워서 "나"라는 개인을 바르게 세워가고, 개인이 바르게 세워진 사람들이 모여 바른 공동체가 되어가고, 바른 공동체가 가치가 있는 곳을 향해 가는 사회가 된다. 가치가 있는 사회가 가치를 세워야 하는 빈 공간에 들어가 새로운 가치를 만들어 가는 것만큼 의미가 큰 일이 어디 있겠는가?
나는 생화학을 좋아해서 생화학으로 사람들을 도울 수 있는 방법이 무엇이 있을까 많이 고민했었다. 기계를 분해해서 내부를 관찰하는 것도 좋아했는데 갑자기 아이디어가 떠오른 것은 생화학과 기계를 함께 할 수 있는 과목이 무엇이 있을까 고민하는 중에 미겔니코렐리스의 저서 <뇌의 미래>를 보게 되었다. 고등학생 때 단순히 독서 대회 참여를 위해 구매했던 것 같은데 이 책이 나에게 BCI(Body-Computer Interfacese)를 떠오르게 해 주었다. 그래서 딱딱하고 리모컨이 있어야만 움직이는 의족, 의수가 아닌 신경계와 단백질(Hormone, recepter)에 반응을 하여 내 생각대로 움직이는 인체공학, 뇌 공학, 단백질, 유전자(gene) 공학자를 꿈꾸게 되었다. 나의 분야가 필요한 곳을 공부하니 사람들이 보이고, 사람들을 공부하니 민족과 나라가 보였다. 민족과 나라를 공부하니 역사가 보였고, 역사를 공부하니 내가 가야할 길이 분명해졌다.
꿈은 명사가 되어서는 안 된다. 꿈을 꾼다는 것은 뜬구름을 잡는 허상만 쫓는 사람이 아닌 그러한 사람으로 성장하고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무작정 목표로 설정을 하여 달려가기만 하면 나중에 그 꿈을 이룬 이후 공허하다. 꿈은 형용사와 목적어가 되어야 한다. 누구에게, 무엇을 하는 사람이 될 것인가 꿈을 꾸어야 한다. 과정과 목적을 분명하게 하면 꿈꾸는 중에도 새로운 꿈이 새로운 가지로 만들어져 뻗쳐나가게 된다.
<과학 쌤이 알려주는 인문학>을 통해 가치라는 공간이 확장되어지는 꿈을 꾼다. 지금은 과학 쌤으로 지내고 있지 않지만 가끔 과학을 질문하는 학생들을 만날 때마다 쌤이라는 말을 듣기 때문에 사용을 했으나.. 기분이 좋아서 아직도 쌤이라고 적어본다. 그렇다고 과학자라고 적어보자니 나보다 뛰어난 과학자들이 많기 때문에 교만한 생각이 아닌가 제외했다. 아직 하고 싶은 것을 고르지 못했다는 것은 아니다. 지금 나의 삶과 방향이 만들어지기까지 인문학과 과학이 있었기 때문에 지금의 "나"를 만들게 되었다. 지금도 학생들과 삶을 함께 살아내는 삶을 살아가고 있기 때문에 과학을 하지 않는 것처럼 보이지만 인문학으로, 그리고 과학으로 다져놓았던 나의 기초석들이 여러 기둥들을 만들고 가치가 필요한 공간을 더해가고 있다. 나의 스펙트럼을 넓히며 나 "개인"이 필요한 공간을 만드는 것이 아닌 그 공간 속에 필요한 가치들과 사람들을 부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