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ssay] 아무 생각 없지만 바다는 보고싶어 1
[1] 아무 생각 없지만 필요한 시간
7개월간의 대안학교 수업이 끝나고 아이들이 드디어 방학을 했다. 학교라는 곳에서 아이들을 가르치는 것이 처음은 아니었지만 과외, 학원에서 내가 하고 싶은 대로 가르치는 것과는 차원이 달랐다. 확실히 무게감도 다르고 이 아이들의 미래를 함께 고민하고, 책임져야 한다는 그 책임감이 결코 가볍지는 않았다. 아직 나는 결혼을 하지 않았고, 자녀가 없어서 자녀가 있는 다른 선생님들께서 느끼는 걱정의 1/10도 없었을 것이다. 하지만 나의 20대 대부분은 학생들과 보냈기 때문에 학생들의 필요가 무엇인지 이제는 표정만 봐도 읽혀진다. 무엇보다도 학생들과 가장 친한 교사가 되고 싶었다. 나의 욕심이 아닌 나라는 교사의 색깔임을 알려주고싶었다. 사실 학생들과 노는 것도 좋아하기 때문에 띠동갑이 넘어가더라도 금방 친해지는 편이다.
대안학교의 일정이 마치면 단기간으로 학생들 가르치는 학원으로 가거나, 과외를 하는 것이 대부분이었다. 아침부터 저녁까지 하루종일 말만 하는 것이 이렇게 피곤한 일이었던가.. 나는 수학을 가르쳤지만 개념만 가르쳐주면 충분한줄 알았다. 하지만 개념을 조금 더 이해하기 쉽게 수업 연구를 하고, 고민하고, 학생과 씨름을 한다는 것이 엄청난 에너지 소모였다. 대식가라고 주변에서 항상 말했었지만 내가 잘 먹어서 대식가인 것도 있겠지만 그만큼 에너지를 사용하기 때문이라는 것을 다시 알았다.ㅋㅋㅋㅋ
학생들 떠드는 소리, 학생들에게 훈육하기 위해 소리지르는 내 모습, 학교와 학원에서 들리는 소음들이 어느순간 피곤한 나의 몸을 더 피곤하게 만드는 것 같았다. 그래서 출퇴근을 할 때는 노이즈캔슬링이 나의 일상이었다. 이어폰에서는 아무 소리도 켜지 않고 노이즈캔슬링으로 모든 소음을 차단하고 출퇴근했다.
[2] 아무 생각 없지만 커피는 마셔야 하는 시간
수학을 나보다 잘하는 분이 지구에 70억명 넘게 있지만 어떻게하면 학생들이 각 학년 수학 개념들을 이해할 수 있을까 항상 고민한다. 그러다보니 나의 수학 수업 연구는 쉬지 않고 머리 속에서 수 많은 생각들이 오고 간다. 한 주말 아침에 일어나는데 머리가 너무 뜨겁고 욱신거리고 아파서 2시간 정도 멍을 때리는 시간을 가졌는데 그런 휴식은 처음이었다. 잠에서 깼지만 아무 생각하지 않고 그냥 멍 때리는 시간이 살면서 제일 좋은 휴식이었다. 토요일 아침 8시에 잠에서 깨고, 10시까지 멍을 때린 이후 집 근처에 있는 스타벅스 창가 자리에 가서 사람들을 구경하는 것이 나의 루틴이다. 커피를 마시고 싶은 것이 아닌 카페에 가서 창 밖을 구경하기 위한 자리값인 것이다.
[3] 아무 생각 없지만 기록해야겠어.
To be continu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