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업하면 되지 않나요? - 파산, 폐업, 청산의 구별

법인을 없애는 3개의 수단에 관하여

by 엄건용 변호사


올해 봄, 어느 플랫폼 스타트업의 대표이사가 필자를 찾아와서 했던 첫 번째 질문이었다.


듣자하니, 스타트업을 운영하면서 어느 변호사님과 인연을 맺었는데, 그 변호사님께서 "자산이 없으므로 파산을 할 필요는 없고, 그냥 폐업을 신청하시면 된다"고 안내를 했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는 명백히 잘못된 법률의견이었다. 위 스타트업은 우리 사무실에서 파산을 도와드려서 깨끗하게 정리가 되었다.




왜 "폐업", "청산"이 아니라 "파산"을 진행해야 했을까?


폐업이나 청산이 파산보다 훨씬 돈이 덜 들고, 절차도 간단한 것은 맞다.


법인파산을 신청하려면 법원에 납부해야 하는 예납금이 최소 500만원 발생하고(부채 100억 미만의 경우, 500만원 정액이다), 변호사 보수도 내야 한다.


반면에 "폐업"의 경우 홈택스를 통해서 셀프로 할 수 있고, 세무사에게 맡겨도 몇십만원이면 충분하다. 또한 "청산" 절차를 셀프로 진행하는 경우 법무사 비용 몇십만원이면 된다.





이에 관하여 제대로 된 답변을 줄 수 있는 전문가가 극소수이고, 인터넷에는 잘못된 정보가 넘친다.

위 케이스처럼, 변호사님들 중에서도 잘못된 안내를 하시기도 한다.


이는 채무자회생법이 시험에서 출제되는 과목도 아니고, 실무에서도 이를 다루는 변호사는 드물기 때문이다(법인회생과 법인파산에 관하여 전문성을 갖고 있는 변호사는 아마 전국적 규모로 보아도 100명이 채 되지 않을 것으로 예상한다).


오늘은 "파산"과 폐업, 청산을 구별해보면서, 어떤 회사에게 파산이 필요한지 판단하는 기준을 제공하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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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폐업"과 "파산"을 구별해보자.


"폐업"은 사업자등록을 말소하는 것이다. 사업자는 사업장을 폐업할 때에는 관할 세무서장에게 폐업신고를 해야 하는바(부가가치세법 제8조 제8항), 흔히 '회사를 폐업했다'고 말하는 것은 세무서에 폐업신고를 마쳐서 사업자등록증을 없앴다는 의미이다.



"폐업"은 법적으로 무슨 효력이 있는가?



폐업 신고는 기본적으로 세금에 관한 절차이다. 폐업신고는 부가가치세, 종합소득세의 신고 및 납부 의무와 관련되는데, 폐업신고한 날의 다음달 25일까지 부가가치세를 신고하고 납부하여야 한다. 또한 폐업 당시 재고자산이 남아있다면, 그 재고자산에 대하여도 부가가치세가 과세된다(부가가치세법 제10조 제6항, 재고자산에 대한 부가가치세를 납부하지 않으면 과점주주가 대신 납부해야 하므로, 이를 피하려면 부가가치세를 전액 납부하거나 파산 제도를 적극 활용해야 한다). 폐업 과정에서 양도소득세 등 소득세 관련 이슈가 발생하는 경우도 있다.



한편, 폐업 신고는 사법적으로는 아무런 효력도 없다. 폐업신고를 마친 회사라 하여 법인격이 사라지는 것이 아니다. 법인은 폐업 신고를 했어도 여전히 법인으로 살아있다. 따라서 회사가 부담하는 부채는 그대로 남아 있게 되고, 대출채권자가 회사에 대한 이행 청구를 하였을 때, 폐업신고를 했다는 사실만으로 이를 거절할 수 없다. 요컨대, 회사의 빚은 그대로 남아있다. 따라서 회사의 의사결정권자이자 대표자인 대표이사는, 회사에 대한 폐업 신고를 마쳤다고 하더라도, 여전히 회사의 기관으로서 회사에 대한 책임을 계속 부담하여야 한다.







"청산"과 "파산"을 혼동하는 경우도 많다.


"청산"은 기업의 재산을 모두 매각하여 채권자들에게 배당한 후 회사를 해산하는 절차를 말한다. "청산"은 "청산인"이 주체가 되는데, 일반적으로 대표이사가 청산인이 된다.



"청산"은 회사의 대표이사가 셀프로 회사를 정리하는 절차인데, 민법과 상법에서 정하고 있다. 셀프로 회사를 정리하는게 가능하다면, 굳이 "파산" 제도를 활용해야 하는 이유가 궁금할 수 있다. 앞에서 말한 바와 같이 파산 절차를 활용하면 돈도 많이 들고, 법원의 감독 하에 파산관재인의 요구에 따라야 하는 등 여러 복잡한 절차를 따라야 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청산 중 재산이 채무를 완제하기에 부족한 것이 분명하게 된 때"에는, 청산인은 법인파산을 신청해야 한다(상법 제542조 제1항, 제254조, 민법 제93조 제1항).



즉, 회사의 자산보다 부채가 많은 경우, 청산 제도는 활용이 불가하고, 파산 신청을 하는 것이 강제되어 있다. 그 이유는, 기업이 빚이 더 많은 경우에는 채권자들 간에 평등한 배당을 받게 할 필요가 있기 때문이다. 기업의 대표자가 자유롭게 청산 절차를 하도록 한다면, 채권자들 중 어느 일방에게만 유리한 배당을 실시할 가능성이 높으므로, 공정하고 중립적인 지위에 있는 법원과 파산관재인의 지도 하에 청산 절차가 이루어지도록 한 것이다.



대부분 파산을 고민하는 회사는 대출이 있기 때문이다. 채무가 자산보다 많은 회사라면, 청산이라는 선택지는 없고, 오직 파산만이 가능하다.




파산을 왜 해야 하는가?


법인파산이 필요한 이유를 아래와 같이 간단히 정리한다. 더 궁금한 내용이 있다면 상담 신청을 하시기를 바란다.



첫째. 법인채무의 합법적, 영구적 소멸을 위한 유일한 수단



법인의 채무(특히, 대출금)를 없애기 위한 유일한 수단이다. 폐업을 해서는 대출금이 사라지지 않는다. 회사를 좀비로 만들 수는 있지만, 아래에서 설명하듯이 대표자의 신용에 문제가 생긴다. 대표자의 신용을 보호하기 위해서는 법인파산이 가장 효과적이다.


회사가 대출을 장기간 연체하면 회사 및 대표자에 대한 계속적인 추심 때문에 일상생활에서 굉장한 스트레스를 받게 된다. 법인파산 신청서가 접수되면, 즉시 추심행위가 중단된다. 만일 파산신청에도 불구하고 추심 행위를 계속하면 즉각 법적 조치를 취할 수도 있다(공정한채권추심에관한법률 등 활용).


"법인파산"이 아니라 다른 방법으로 회사의 채무를 없애려면, "법인회생", "기업구조조정촉진법에 따른 워크아웃"을 활용해야 한다. 그러나 위 제도들은 회사를 살리는 것이 목표기 때문에 요건이 훨씬 엄격하다. 특히 법인회생은 최소 6개월의 운전자금 확보 방안이 마련되어 있어야 하며, 회사의 손익구조상 수익성이 확보되어 있다고 판단되어야 한다. 워크아웃은 태영건설 같은 대기업이 아니면 해당사항이 없다고 보면 된다.




둘째. 대표자 신용 보호 - 관련인정보 등록 방지 및 말소



어느 법인이 대출채무를 계속 연체하면, 한국신용정보원은 대표이사의 신용정보에 "관련인"으로 등록될 수 있는데, 법인의 "청산"이 완료되면 관련인정보 해제 사유가 된다.


대표이사의 신용정보에 관련인 정보가 등록되면 신용거래상 불이익을 입게 되므로, 법인파산 절차는 대표자의 재기(다른 사업의 시도 등)를 위해 필수적이다.




셋째. 근로기준법 위반 형사책임 위험에서의 탈피, 세금에서의 불이익 방지



법인의 근로자에 대한 임금, 퇴직금 미지급은 형사처벌 사유가 되는데, 법인파산 선고를 받고 나면 대표자는 근로기준법상 임금 및 퇴직금 지급권한을 상실하게 되므로, 형사책임에서 벗어날 수 있다. 단, 이를 위해서는 조속한 파산신청이 필요하다.


근로자들은 체당금을 신청할 수 있어서, 근로자들에게도 도움이 된다.


여러 스타트업, 중소기업은 재무제표상 자산을 과다계상한 경우가 많은데, 폐업신고를 했다가 부가세나 양도세를 많이 내야 할 수도 있다(개입사업자에서 법인으로 전환하면서 장부 정리가 덜 된 경우도 마찬가지). 법인파산을 통해 청산재무상태표를 정리하면서, 세금에서 불이익을 받지 않을 수 있다.




넷째. 막연한 불안에서 벗어나기



회사 경영 과정에서 '혹시 내가 잘못한 것은 아닐까?'라고 생각이 드는 지점들이 있을 수 있다. 책임경영약정, 가지급금 문제, 분식회계 문제 등. 법인파산 전문 변호사는 이미 수십번 비슷한 자문 의견을 도출했기 때문에, 속 시원하게 답을 드릴 수 있다.


또한 파산 절차가 진행되는 것을 수도 없이 지켜봤으므로, 실제로 문제가 될 것 같으면 파산을 하지 말라는 의견을 드리기도 한다. 필자도 파산신청을 했다가 기각된 사례는 단 1건도 없으나, 파산을 신청하지 말 것을 권고해서 신청서 접수를 하지 않은 사례는 있다. 일단 파산에 관한 검토를 받고 나면, 회사에 대한 막연한 불안에서 벗어날 수 있다.




다섯째. 대표자 관련 문제 해결하기



장기간의 회사 운영 과정에서 대표자 개인의 재무상태도 나빠졌다면, 개인회생이나 개인파산도 염두해야 한다. 그런데 법인파산을 신청하면서 대표자 개인회생,개인파산도 함께 신청하면 절차 진행이 비교적 수월하다.


거래처에서 대표자를 사기죄로 고소하겠다고 겁박하는 경우도 있다. 파산을 했다고 하여 모든 경우에 사기죄가 성립하지 않는다(필자가 작성한 서울지방변호사회 논문 -"파산에 의한 채무불이행과 사기죄의 성립 여부" 참조). 거래처나 채권자의 협박에 고통을 받는 것보다는 법인파산을 의뢰하고 관련된 자문의견을 받고, 실제 사기 고소 등이 있는 경우 파산 전문 변호사의 조력을 받는 것이 효과적이다.





파산에 소요되는 비용, 노력이 결코 작다고 할 수는 없다. 기업을 운영하다가 한계까지 몰린 상황이라면, 자포자기하는 심정으로 포기하는 경우도 없지 않다.


그러나 회사를 방치한다고 하여 해결되는 것은 아무 것도 없다. 치아가 아플 때 치과에 가는 것을 미루면 결국 더 큰 시술을 받게 되는 것처럼, 법인을 정리해야 한다는 판단이 섰다면 전문가의 조력을 받아 청산하는 것이 훨씬 낫다.


의사결정은 대표자 본인이 하는 것이지만, 법인파산 절차를 마무리한 대표자들 중 후회하시는 분은 못 보았다. 앓던 이를 빼듯이, 회사를 정리하기로 마음 먹었으면 법인파산 전문 변호사의 도움을 받으시기를 바란다.





엄건용 변호사실 전화 문의

070-4322-49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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