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박희령 Jul 30. 2023

명리공간 5

목의 공간 / 화의 공간

 의 공간


Keywords  

수직, 수평, 기둥, 순수한 어린이와 같은, 지향력, 직진, 시작하는 힘, 상향지기, 신체 부위 중의 강한 힘을 부여하는 근육과 힘줄, 간/담 

 

나무인 목을 의미하는 오행은 지향력, 분발력, 새로움, 시작, 젊음, 성장 등등의 의미를 가지고 있다고 앞의 오행 설명할 때 이미 밝혔다. 

우리가 공간을 설계하거나 디자인할 때 어떠한 공간을 시작의 공간인지를 거꾸로 생각해 보면 좀 더 쉽게 접근할 수 있지 않을까, 젊고 새로운 공간은 무엇인지, 자꾸 성장하는 공간은 무엇인지.. 이렇게 목이 가진 오행적인 해석을 그대로 공간에 접목해 보면 공간적인 해석이 가능하다.

우선 가깝게 아이들의 공간은 어떠한가? 늘 성장하고 새로운 곳에 호기심이 많은 아이들의 방과 놀이 공간을 떠올리면 되는데 아이라고 해서 사람 나이의 어디까지가 아이의 공간이고 목의 공간이냐라고 하면 청소년의 시기까지가 포함되지 않을까 한다. 이렇게 아이들이 활동하는 공간을 목의 공간이라고 오행적으로 비유할 수 있다. 

목의 공간은 자연적인 특성과 융성, 성장력을 강조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적절히 활용될 경우 건축물의 내부 분위기와 환경을 자연스럽고 조화롭게 만들어주며, 생동감과 활기를 불어넣어 줄 수 있다. 

기하학의 기본 요소라고 알고 있는 점, 선, 면을 상상해 보면서, 오행에서 목의 공간이 어떠한 모습일까를 떠올려보자. 우선 상향지기라고 했고 수직성이 강하다고 하였으니 ‘선’적 요소가 아닐까 한다. 

물론 점과 선은 구분하기 어려울 정도로 점이 모이면 선이라고 정의되어 있으나 우선 일차원적으로 떠올렸을 때, 선으로 생각된다. 그럼 선은 직선과 곡선으로 나눠지는데 우선 오행 중에 목은 갑(甲) 목과 을(乙) 목으로 나뉜다고 했었는데 직선은 갑목에 곡선은 을목으로 해석될 수 있다. 

오행을 이미지화하는 것을 물상 (物像)이라고 하는데 말 그대로 물체의 상(image)이라는 뜻이다. 

오행 목의 이미지

목을 이미지화했을 때, 갑목은 소나무 같은 위로 뻗고 곧은 이미지로 을목은 화초, 풀 등 유연한 선을 가지고 있는 물상으로 이야기를 한다. 

그럼 선적인 요소 중에 직선은 갑목이요, 곡선은 을목이라고 상상해도 무방할 것이다.

기하학의 일차원적인 요소로 선을 목의 공간 요소라고 하면 이차원적인 요소는 무엇일까를 고민해 보면 공간을 구성하는 요소가 기하학 말고도 재료적인 요소와 가구와 같은 공간을 꾸미는 요소들이 있을 것이다. 

재료로는 상상한 대로 목재, 종이, 색으로는 목의 공간을 의미하는 방위 즉 동쪽, 푸른색 계열을 말한다. 가구로는 목가구는 다 포함될 것이다. 


그리스시대의 신전을 우리는 기둥과 지붕의 구조라고 하는데 여기서 기둥인 수직적 부재를 목의 요소라고 보면 된다. 파르테논 신전은 그야말로 기둥을 황금비례에 맞춰 가장 자연에서 보기에 안정적인 구조로 보이는 건축물을 구축한 것이다. 

그 당시만 해도 원시건축에 가장 가까운 구조물이라고 생각하면 인간은 본능적으로 자연에서 보기 쉬운 숲과 나무의 구조에서 생각해 내었을 것이다.                             

하늘로 향한 염원, 신에게 구하는 가장 성스러운 공간은 모두 수직적인 요소를 대표적으로 가지고 있다. 

그리스의 신전뿐만 아니라 우리나라나 중국, 일본 등 동양권의 고대 건축물을 보면 다 지붕과 기둥구조로 되어있다. 우리나라의 사찰, 궁궐, 한옥건축 모두 기둥이라는 수직적 요소로 이루어져 있으며 인간이 추위나 더위를 피하기 위해 면적인 요소인 벽을 더해서 그렇지 정자나 누각건축을 보면 가장 기본적인 요소는 기둥 요소라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리스의 파르테논 신전

그림에서 보이는 경회루의 지붕을 보면 우리나라 전통건축의 대표적인 궁궐건축에서 볼 수 있는 팔작지붕인데 이를 보고 있으면 마치 하늘로 날아갈 것 같은 가벼운 모습을 추고 하고 있다. 물론 구조적인 하중은 무거울 테지만 시각적으로 보이기에는 가벼워 보이게 하려고 노력한 흔적이 보인다. 이러한 모습도 우리는 목의 공간이라고 해석할 수 있다. 위로 향하는 형태이고, 하늘과 가장 가깝게 맞닿은 구조이며 나무와 참으로 닮아 보인다.


목의 공간은 시작의 공간, 아침의 공간, 위로 향하는 공간, 방위로는 동쪽, 색으로는 오방색 중에 푸른 계열(청), 마감재로는 목재, 종이계열, 가구는 목가구 등이라고 정리할 수 있겠다. 뒤 부분에 사례를 들어가면서 정리할 때 더 구체적으로 보기로 하자. 

경회루




 의 공간


Keywords  

발산력, 확산, 교류, 드러냄, 팽창, 분열, 다양한 관계 맺음, 네트워크, 무정형성, 비선형성 

신체부위 중의 심장,소장, 혈액


목이 한 방향으로 뚫고 가는 힘이라면 화는 사방으로 분산되는 에너지이다. 

분산력, 팽창력, 확장력이다. 빠르게 번져 나가면서 관계를 계속 확장시키려고 한다. 모양을 단정 짓거나 확정하기는 힘든 이유가 한 곳에 머물지 않고 계속 변화하기 때문이다. 

시장 마트 이런 곳을 대표적인 화의 공간이라고 보면 된다. 주고받고 사고하는 행위가 일어나고 여러 사람이 섞이는 공간, 그것이 화의 공간이다. 

화의 공간은 열정과 활기, 창조성을 강조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다. 적절히 활용될 경우 건축물 내부 분위기와 환경을 활기차고 창조적인 요소들로 가득 채워준다. 또한, 화의 에너지는 사람들의 열정과 창의력을 자극하여 활발하고 생동적인 환경을 조성할 수 있다.

오행 화의 이미지

서로 관계없는 채로 ‘무관계의 관계성’, 수많은 관계처럼 보이지만 서로 관계없는 무관계의 관계성을 맺고 있는 모습이 화의 모습이다.

화의 오행은 계절로 여름을 뜻한다. 시간적으로는 오전 아홉 시부터 오후 세시 까지를 의미 하는데 말 그대로 화는 빛이거나 열을 의미한다. 가장 쉬운 물상으로 떠올리려면 태양, 달, 촛불, 레이저, 조명 등등이다. 

빛은 사방으로 퍼져나가듯 발산의 의미가 가장 강하고 열에너지를 가지고 있을 때는 적극적이고 직접적이라고 해석한다. 예를 들면 강철을 만들 때 용광로 같은 열에너지가 필요하듯이 이 또한 화 오행이다. 

건축의 공간에서는 빛이 매우 중요한 요소이다. 이 빛도 직접적인 빛과 간접적인 것으로 나뉘고 자연광과 인공광으로도 나눈다. 

태양의 고도와 향(向) 또한 너무도 중요한 건축설계 요소이다. 어떠한 시간에 어떠한 각도로 빛이 공간 안으로 들어오는지는 공간을 결정하는데 매우 특별하다. 

미국의 스티븐 홀 Steven Holl은 건축적 현상학을 이야기하면서 공간을 디자인하는 건축가로 유명하다. 건축공간을 신체적 경험과 감각적인 경험을 통해 현상학적으로 표현하는 건축가인데, 핀란드 헬싱키의 키아스마 Kiasma 미술관은 그를 현상학적 공간의 대가로 만들어준 대표적인 건물이다. 

그의 책 ‘홀’에서 키아즈마 미술관이 현상설계에서 당선되고 지어지기까지를 적어 놓았는데 당시 메를로 퐁티의 ‘가시성과 비가시성(visible and invisible)’이라는 현상학책을 읽고, 공간 속의 교차에 관한 내용과 눈알 뒤의 신경들이 교차는 개념으로 미술관 설계를 하였으며 당선되었다고 한다. 

이 건물 안에서 공간 속을 이동하는 몸과 자연광의 개념을 담는 그릇으로 만들려고 6개월 동안 치열하게 노력했다고 한다. 이렇게 탄생된 키아스마 현대 미술관은 그가 추구하는 사고와 감각의 균형을 이루는 데 성공한 작품으로 평가되고 있다. 

입구에서 갤러리 공간 사이사이에 펼쳐 있는 다양한 공간 체험은 방문자의 움직임에 따른 시점 이동과 현상을 관련시켜 만들어 낸 촉각적이고 감각적인 공간의 특질을 갖는다. 공간 속에 존재하는 관찰자의 경험을 예측하는 여러 스케치 장면들은 관찰자의 지각 공간의 다양한 층위들을 보여준다. 

램프의 동선과의 관계 속에서 분절된 벽면들은 다양한 텍스츄어로 빛에 의한 가촉적인 표면과 매끄러운 면 등 대조적인 수법으로 가촉성과 운동감을 강화하였다. 벽은 3차원적으로 휘어져서 비의 변화에도 민감하게 대응할 수 있도록 처리되었다. 

램프가 끝나는 지점에는 두 개의 이질적인 볼륨이 통합되는 영역으로 여기서 직선적인 램프 동선과 나선 모양의 계단 동선이 충돌하여 역동적인 공간을 형성한다.                    

키아즈마   미술관의 내부 램프를 통해 체험되는 공간


헬싱키의 지역적 특징은 유럽 북구 시역의 수평 자연광이라고 한다. 이 건물은 살짝 구부러진 부분 때문에 방들의 형태와 크기가 조금씩 다르고 그 덕분에 자연광이 여러 개의 서로 다른 방향에서 들어온다. 미술관이라 자연채광이 너무도 중요한 요소였고 빛의 각도, 시간까지 고려해서 설계한 건물이라 어느 공간에서도 같은 느낌이 없는 새로운 미술관을 설계한 것이다. 


이렇게 건축에서 빛으로 연출하는 것도 명리공간인 화에 포함된다. 

화의 공간은 빛의 공간, 네트워크의 공간, 만남과 연결을 해주는 동선도 포함할 수 있다. 방위로는 남쪽이고, 색은 붉은 색, 공간에서 인공적 조명과 자연적 채광하는 것도 화의 공간을 연출하기 위한 요소이다.



작가의 이전글 명리공간 4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