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약이 없어서

엄마와 처음 간 제주도

by 말린꽃

치약이 없었다.

엄마도 나도.

미니바 칫솔치약 5400원. 이건 너무 비인간적인 금액이야, 해서 손잡고 찾아온 편의점에서 발견한 치약은 4000원.

얼마 차이도 안 난다며 서로를 보며 웃다가 꼭 쥐고 온 엄마의 차갑고 앙상한 손에 내 온기가 전해진다.

제주까지 온 기념으로 한라산 반 병과 진토닉을 마신 엄마의 흔치 않은 취기를 광대뼈 가득 안고 치약을 찾아 호텔 안을 손잡고 도란도란 걸었다.

“엄마, 나는 손발이 뜨거워서 여름에 차가운 돌이나 벽에 닿으면 좋아.”

“그럴 때마다 엄마한테 온나. 엄마는 손발이 차다”

내 손만 따뜻한게 내가 이기적였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는 엄마가 제주도에 처음 왔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엄마와 여행 온 게 이제야 두 번째라 사실 어떻게 의전(?) 해야 할지 몰랐다.

알고 보니 엄마는 마라톤을 한창 할 때 대회출전도 오고 모임사람들과도 종종 제주도를 찾았다고 한다.

엄마는 그냥 웃으면서 괜찮다시며 아들이랑 같이 오니까 처음 온 거나 마찬가지라 하셨다.


난 엄마를 참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