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아니면 누가 날 챙겨줄까.

by 아저씨의 뒷주머니

최근 ‘기분이 태도가 되지 않게’라는 책을 읽고 있다.

나는 얼굴에 모든 표정이 그대로 드러날 정도로 감정을 숨기지 못하는 데다, 순간 치밀어 오르는 감정들을 제대로 다스리지 못해 ‘특히 편안한 사람들’에게 여과 없이 쏟아내곤 한다.

이러한 못난 성격을 조금이나마 고쳐보고자, 아니 최소한 감정을 알아차리는 데 익숙해지기 위해 이 책을 펼쳤다.

책 속에는 나의 단점을 일깨우는 글들이 많았다.

나의 미숙함이 단지 옆 사람을 불편하게 하는 것을 넘어, 같은 공간에 있는 사람들까지 어색한 분위기 속으로 몰아넣을 수 있다는 것.

그런데 또 다른 방식으로 마음에 와닿은 문장들도 있었다.

나 자신을 잘 돌보지 못하고 있음을 깨닫게 해주는 이야기들이었다.

책 초반에 저자는 말한다. 이 책을 읽는 사람들은 분명 남을 잘 배려하고 착한 마음을 가졌을 거라고. 다만 감정 표현이나 관리가 미숙할 뿐이라고.

나 스스로를 착하다고 말하긴 쑥스럽다. 하지만 강박적으로 타인에게 피해 주기를 싫어하는 내 성격을 떠올려보면, 그리고 미숙한 감정을 잘 다루는 법을 나름 찾아가려 애쓰는 모습을 보면, 저자가 말한 그 기준에 조금은 부합하는 것 같다.

다만 그것을 잘하지 못하고 서툴다는 게 엄청나게 큰 문제지만.

‘내가 아니면 누가 나를 챙겨줄까’라는 부분을 읽으면서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내가 남을 배려하고 생각하는 만큼, 과연 나는 나 자신을 배려하고 위로하고 챙겨주고 있는지.

가족이나 지인이 우울해 보이면 무슨 일이 있는지 걱정하고 살핀다. 그의 이야기를 들어주고, 공감해 주고, 위로해 줄 것이다.

그런데 그 무엇보다 소중한 나에게는 이렇게 하지 못한다. 이것도 연습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책은 말한다. 나와 대화를 나누며 감정을 살피고 인지하는 것을 첫걸음으로 삼으라고. 그것이 하나의 가치관이 되게 하라고. 그렇게 하다 보면 나의 생각과 기호에 대한 주관이 뚜렷해질 것이라고.

그리고 친구에게 조언할 때 남의 시선이나 편견 없이 대하듯, 나에게도 그렇게 조언하고 위로해 줌으로써 나를 더 행복하게 만들 수 있다고.

자신의 좋은 친구가 되는 법을 배워야 한다.

삶이 엉망진창일 때, 나를 챙겨줄 나의 가장 친한 친구는 바로 나 자신임을 잊지 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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