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코다테시에서 가장 맛있게 먹은 것이 무엇인지 누군가 묻는다면 나는 한참을 고민해야 할 것 같습니다. 북해도 어디를 가든지 그런 경험을 할 수 있다고 말씀하시는 분이 계실 만큼 여기저기 대충 식당을 골라잡아 들어가도 꽤 괜찮은 수준의 먹을거리가 많은 것은 어느 정도 검증이 된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들기 때문입니다.
저는 여행을 하기 전에 책이든 인터넷 공간이든 가리지 않고 가능한 정보를 모으려고 하는 편입니다. 대신 시간표를 짜거나, 예산을 미리 잡아 둔다거나 하지는 않습니다. 그래서 여행을 하다 보면 두 번, 세 번 방문하는 식당이 생기기도 합니다. 미리 먹어야 할 것의 리스트를 시간 순서에 따라 정해두지 않기 때문입니다.
처음 방문했을 때 이 식당에서 느낄 수 있었던 것은 약간의 차분한 기류와 주인아저씨의 건조한 반응이었습니다. 여행객들을 자주 맞이하는 식당이거나 큰 대로변에 있는 식당들은 대부분 손님을 맞이할 때 요란하고, 그들이 갖고 있는 각자의 노하우로 손님에게 이런저런 이야기라도 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 가게는 그렇지 않았습니다. 그러다 보니 자연스럽게 가게를 더 살펴보게 되었던 것 같습니다.
아마도 구리로 만든 냄비겠죠? 튀김이라는 것은 열을 전달하는 것이 관건이기 때문에... 열전도율이 좋은 구리로 만든 냄비겠지?라고 생각했었습니다. 그리고 그 뒤로 보이는 가지런히 정돈된 여러 가지 식기들.. 한 사람이 운영하기에 자기의 손에 익은 방향대로 모든 것들이 세월에 따라 조금씩 변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을 해보았습니다.
손님이라고는 저 밖에 없었지만 그래서 더욱 신이 났던 것 같습니다. 텐동이든 튀김정식이든 사실은 튀기는 소리를 듣는 것부터가 식사의 시작이라고 누군가 말했었던 것을 기억합니다. 가까이에 앉아서 튀김이 만들어지는 장면을 다 볼 생각을 하면서 저도 모르게 카메라를 꺼내고 있었지만.. 잠시 생각해보다가 요리 장면을 찍는 것은 포기했습니다.
두 번을 가서, 두 번 다 같은 메뉴를 먹었지만, 세 번 가고 싶은 식당이었습니다.
아... 왜 한국엔 맛난 텐동집을 찾기가 어려운 걸까요? 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