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 세 가지 물건에 대한 심상

by 이해

내가 가지고 있는 것 중 3가지만 챙길 수 있다면, 역시 핸드폰이면 많은 것들이 해결되지 않는가 생각한다. 아니다. 역시 사진첩을 챙겨서 추억을 간직해야 하나 생각하며 역시 나는 사람을 사랑하는 감성 넘치는 사람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썩 재미없는 답변들이라 생각이 되어 다음과 같이 3가지 물건을 생각해 본다.




1. Prince 「Purple Rain」


나의 인생을 지배한 프린스의 대표 앨범. 이 앨범으로 프린스는 보라색 그 자체가 되었다. 프린스가 전성기를 펼친 1980년대의 사운드가 고스란히 녹아있다. funk를 기반으로 록과 싸이키델릭 등 다양한 장르를 혼합하였다. 실험성과 대중성을 모두 잡은 앨범으로 처음 들었을 때의 충격은 말로 표현할 수 없다. 프린스의 까랑까랑한 보컬과 함께 외설적인 내용들도 여실하다. 역시 백미는 그의 대표곡 'Purple Rain'. 절규하는 그의 기타 솔로와 후렴구는 비가 오는 날이면 항상 이 곡을 틀게 하고 눈물짓게 한다.




2. Michael Jackson 「Bad」

마이클 잭슨이 왜 'King of POP'인지 온몸으로 느꼈던 앨범. 그의 많은 대표곡들을 수록한 「Thriller」가 상업적으로나 기록적으로 더욱 대표 앨범이라고 볼 수도 있겠다. 하지만 개인적으로는 앨범과 사운드의 짜임새와 완성도의 측면에서 「Bad」를 위에 둔다. 프로듀서인 퀸시 존스와 함께 마이클 잭슨의 역량을 최대치로 끌어올린 앨범이 아닐까 한다. 그 어떤 곡도 흘려듣거나 스킵할 수 없이 빠져서 듣게 된다. 그야말로 한 곡도 버릴 수 없는 결정체인 작품이다. 들을 때마다 빈틈없이 꽉 찬 사운드에 긴장을 놓을 수 없는 경험이 짜릿하다.




3. 조용필 「7집」


조용필을 떠올리면 옛날 가수, 트로트 가수로 판단하던 무지한 어린 시절이 있었다. 2013년 발매한 'Bounce'를 들었을 때 머리를 한대 얻어맞은 기분이었다. 그 충격으로 뒤늦게 조용필의 앨범을 모두 찾아들었다. 그 결과 조용필은 프린스에 버금가는 장르 융복합의 실험자였고, 마이클 잭슨에 버금가는 완벽주의자였다. 그중 7집은 그의 다양한 음악적 시도가 완성도 있게 담긴 앨범이다. 가왕은 'Bounce'로 음악적 쇄신을 처음 시도한 것이 아니었다. 이미 항상 쇄신과 완벽을 이루고 있었던 진정한 왕이었다.



내가 가진 것들 중 이 세 앨범만을 챙긴다면 결국 굶어 죽겠지만, 음악과 낭만을 사랑한 이로 남겠지. 나의 장례식에는 이 앨범들을 틀어주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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