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존에도 안 썼지만, 앞으로도 리멤버로는 이직하지 않을 겁니다.
리멤버 채용 플랫폼을 처음 사용해 본 사람이라면,
‘헤드헌터로부터 연락이 왔다’는 듯한 알림에
설렘을 느꼈을지도 모른다.
특히, "포지션 제안"라는 단어를 사용한 메시지는
마치 내가 특별히 선택된 인재라는 착각을 불러일으킨다.
하지만 실상을 알게 되면
이 시스템이 얼마나 교묘하게 설계되었는지 깨닫게 된다.
리멤버의 ‘AI 추천’은
기업이 설정한 광고 타겟팅과 AI 매칭 시스템에
기반해 만들어진 일종의 자동화된 메시지이다.
이 메시지는 특정 지원자를 대상으로 하는 헤드헌팅이 아니다.
내가 불편한 점은 리멤버가 이러한 내용을
마치 개인 맞춤형 스카우트 제안처럼 보이도록
행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 메세지는 고객님께서 동의하신
'스카웃 제안 알림'에 따른 안내 메세지 입니다.
라고 아래에 적혀있다.
그러면 링크를 누르면,
[지원하기]가 아닌 [스카웃에 응하기] 라는 버튼이여야 한다.
하지만 링크를 눌러보면 어떨까?
보시다시피
[지원하러 가기] 라는 버튼이 우측 CTA다.
실제로 많은 유저들이
스카웃 제안인 줄 알고 [지원하기]버튼을 눌렀지만,
불합격 통보를 받고 아이러니함을 겪는다.
(글 맨 아래 커뮤니티 이미지 참고)
결론적으로
스카우트 제안이 아닌
[스카우트 제안]이라는
지원 유도의 성격을 띄는 메세지라는거다.
리멤버의 메시지에서 가장 문제가 되는 부분은
‘포지션 제안’이라는 표현이다.
일반적으로 ‘제안’이라는 단어는
상대방에게 특별한 기회를 권유하거나 요청할 때 사용된다.
그러나 헤드헌터가 나를 찾는 것 같아 메시지를 확인했을 때,
단순한 포지션 추천 공고였다면
큰 허탈감을 느낄 수밖에 없다.
결과적으로 이는 불법은 아니지만,
교묘하게 사용자를 ‘헤드헌팅’ 당하는 기분이 들게 하여
지원률을 높이려는 의도가 엿보인다.
이러한 표현은 사용자에게
자신이 특별히 선택받았다는 착각을 불러일으키는
심리적 장치로 보이며,
이는 플랫폼이 의도적으로 설계한 전략으로 보인다.
결국, 단순한 지원 유도 메시지임에도 불구하고
사용자가 기업의 스카우트 대상이라는 착각을 하게 만들고,
실망감과 반발심을 남기는 역효과를 낳을 가능성이 크다.
리멤버의 '포지션 제안' 메시지 전략은
단지 나의 개인적인 불만이 아니다.
커뮤니티를 조금만 찾아봐도
비슷한 반응을 쉽게 접할 수 있으며,
리멤버 자체 커뮤니티에서도
이에 대한 지적이 자주 등장한다.
만약 해당 회사의 인사팀을 거친 메시지라면,
“○○회사 인사팀에서 직접 보낸 메시지입니다”라는
문구를 넣는 것이 어렵지 않을 거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AI 자동 추천이라는 문구로 봤을 때,
이는 각 기업이 직접 보낸 것이 아님을
방증하는 것 같아 아쉽다.
리멤버는 명함 관리 앱으로 시작해
현재는 채용 플랫폼으로서의 역할도
견고히 다지고 있다.
하지만 채용이라는 ‘간절함’을 기반으로 한 시장에서,
사용자 경험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한 듯 보인다.
당장은 이러한 방식으로 지원률을 높일 수 있을지 몰라도,
장기적인 관점에서 리텐션(유지율)에 대한 고민이 필요해 보인다.
가령,
저렴한 생필품을 구매하는 앱에서
“오늘 무료로 담아가세요”라는 메시지를 보고 클릭했을 때,
“사실 1만 원 이상 구매 시 5천 원 무료”라는 내용이라면
사용자들이 과연 유쾌할까?
리멤버의 메시지 전략은 이와 크게 다르지 않은 것 같다.
리멤버는 ‘채용’이라는 진지한 맥락 속에서
오해를 불러일으킬 수 있는 문구와 버튼 사용을 지양해야 한다.
만약 메시지가 기업에 지불한 유상 광고에 기반한 것이라면,
AI 추천이 기업 광고에 의해 결정된 것임을 명확히 밝히고,
사용자들이 이를 쉽게 인지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리멤버가 진정한 ‘커리어 플랫폼’으로 거듭나길 진심으로 기대하며
글을 마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