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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보리별 Mar 26. 2024

#2024. 3.26. 화, 팔 제대로 쓰기.

어제 요가 수련은 찐했다. 일어서서 벽에 한 발을 대고 남은 한 발과 몸통을 앞 쪽으로 돌렸다. 그러면 엉덩이가 빼딱해지는데 골반을 잘 구슬려 수평이 되게 맞춰야 한다. 그리고 머리를 아래로 내려 가슴과 허벅지가 만나게 하는데 이게 참 괴롭다. 눈물이 찔끔 나는 매운맛이다. 골반은 '악'소리가 나게 아프고 햄스트링은 뻑뻑한 고철처럼 굳어있는데 늘어나지 않으려고 사시나무 떨듯이 다. 골반도 흔들린다. 오른쪽 다리부터 벽에 붙여 시작했으니 왼쪽 다리 햄스트링부터 늘렸는데, 나는 왼쪽 다리가 더 잘 늘어난다. 오른쪽 다리는 힘을 많이 주고 일을 많이 시켜서 딱딱하다.  오른쪽 다리로 고통이 잘근잘근 오른다.(이 자세는 '파르스보타나사나'라고 한다) 그 고통의 순간에서 슬쩍 빠져나오는 찰나가 있는데 그때는 이상하게도 아픈데 아프지 않다.


이런 경험 가끔 한다. 그럴 때마다 '이 몸이 내가 아닌 건 확실하다... 근육에는 각각 고유한 지능과 감각이 있는 것 같다.'라는 기분이 든다. 어쩌면 우리는 잘 짜인 근육덩어리와 수많은 미생물이 살고 있는 집을 '나'라고 착각하는지도 모른다.


그리고 낙타자세를 하고 일어서서 후굴을 많이 했다. 허리 통증이 있어서 후굴은 짧게 했다. 내가 일어서서 벽을 짚고 후굴을 할 때 팔힘을 하나도 쓰지 않는다는 걸 깨달았다. 큰 소득이다. 알면 고칠 수 있다. 팔힘을 쓰지 않고 허리 힘으로 넘어가고 있었다. 드롭백을 완성하지 못하는 이유 중 하나인 같다.


내일은 수요일. 수련하러 가서 팔을 한 번 제대로 써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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