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정/산도르 마라이
산도르 마라이는 1900년 헝가리에서 태어났다. 헝가리 작픔은 처음이다. 소설의 원제목은 <촛불은 끝까지 타내려간다>이다. 원제가 더 좋은 것 같다. 대중들에게 영향력 있는 작가였지만 1948년 사회주의 정권이 들어서자 조국을 떠나 평생 타국생활을 했다. 소설 '열정'은 그의 사망 이후 우연히 이탈리아에서 재출간되어 베스트셀러가 되었다. '위대한 유럽 작가의 재발견'이라는 격찬을 받았다.
천천히 소설을 읽어내려간다. 276쪽의 그리 길지 않은 이야기가 중반을 지나면서 점점 빠져들었다. 숨이 막힐 것 같았다. 산도르는 심장을 압박했고 신경망 전체를 오목렌즈처럼 한 지점으로 모으게 했다. 공포가 없는 공포를 문장안에서 재현했다. 숨이 막혀서 책장을 덮었다. 소설을 영화보듯이 헐떡거리면서 보고 있는 나를 진정시키고, 다시 책장을 펼쳤다.
소설은 삼각관계를 보여주고 있다. 한데 읽다보면 자꾸 다른 생각이 든다. 고향으로 돌아가지 못하는 이의 절절한 독백같은 느낌이랄까... 진실을 알 수 없는 것 아니겠나... 미국에서 이탈리아로 다시 미국으로 고독한 망명자로 산 그의 하루하루를 짐작해본다. 나치시절에는 독일어로 글을 쓰지 않았고 2차세계대전 중에는 파시스트와 사회주의에 반대하는 글을 썼다고 한다.
아내도 아들도 먼저 보내고 쓸쓸하게 지내던 작가의 말년을 떠올려 본다. 정치적 이유로 조국인 헝가리에서는 출판이 금지되어 점점 잊혀져갈 때 그의 마음은 어땠을까... 1988년 부다페스트에서 출간하자는 제의도 거절했다고 한다. 당시 러시아 정권이 물러나고 민주선거가 이루어질 때 출간하겠다고 완강히 거절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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