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인데 나에겐 새것이 없다.

New year blue

by 윤윤

2026년 1월 1일이 시작하고도 일주일이 지났다. 작년 12월 중순이 지나갈 즈음부터 자꾸 종이에 무엇인가를 적는 시간이 길어졌다.


앞으로 1년 동안 이루고 싶은 목표… 영어공부, 다이어트…

작년에도, 재작년에도 다짐했던 것들을 그대로 다시 적다 보니 시작도 전에 지쳐버렸다. 거대한 자아에 비해 초라한 추진력과 끈기를 가진 나를 또 만났다. 매년 만나지만 매번 마주 보기 싫은 행색으로 찾아와 우울의 검정을 묻히는 과거의 나.


왜 조상님들은 하필 이리 현명하셔서 시간 단위를 만들 생각 하셨을까. 어떤 비상한 뇌가 달력이란 걸 만들어서 매 해를 맞이할 때마다 자괴감에 휩싸이게 하셨나요. 하루, 한 달, 일 년은 그저 우주의 돌덩어리들이 빙글빙글 도는 것뿐이라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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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인데 나에겐 이제 새것이 없다.


아이가 태어나면 매 순간 자라고 배운다. 학교를 다닐 때도 1학년에서 2학년으로… 다시 중학교 1학년으로... 새로운 봄을 맞을 때마다 1년 동안 때 탄 허물을 벗고 깨끗하고 아직 말랑말랑한 나로 시작하는 기분이었다.


몇 년 전부터 일까. 이제는 직장도, 친구도, 월급도, 가족과의 사이도 크게 변하지 않고 이대로 이어질 것 같은 느낌이 든다. 메리지블루 Marriage blue처럼 나는 지금 뉴이어 블루 New year blue를 겪고 있는가 보다.


오늘따라 추운 날씨 때문이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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