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하는 걸까 못하는 걸까
오늘을 포함하여 지난 연휴를 돌이켜보면 나에게 문제가 있다는 것을 직시하게 되었다.
이전편에서 계획은 무궁무진하게 세웠지만, 결국 아무것도 하지 않고 집에서 한 발자국도 나가지 않고, 핸드폰만 봤다.
소설 보다 지루하면 만화
만화 보다 지루하면 유튜브
유튜브 보다 지루하면 다시 소설
문제는 머리 속에 해야할 일들이 나열되지만,
그 어떤것도 하고 싶지 않았다. 하기 싫었고, 하기 싫었다. 지금도 하기 싫다.
이 연휴는 기회였고, 도약의 시간이었지만,
알면서도 아무것도 하지 않은 나 자신이 정말 등신 같긴하다.
지금도 마찬가지이고,
오늘도 밖에 안나올 뻔 했는데,
아는 동생이 결혼식이 있어서 버티다 버티다 꾸역꾸역 다녀왔다.
사실 두달 전, 초대장을 받았을 때는 분명 의욕가득이었는데...
예식장에서 만난 언니가
동생 결혼하는거 보니까 결혼하고 싶지 않냐고 하길래
그냥 멍하니 바라보다가 '귀찮은거 같다'고 대답한거 같다.
그리고 바로 '번아웃온거 같아요'라고 말했다.
번아웃일까
사실 지금도 해야할 일이 머리 속에 산더미인데
그 어느것도 시작이 안된다. 계획과 실행이 전혀 안되고 있다.
충분한 시간도 있었고, 충분히 움직일 수도 있었고, 충분히 실행할 수 있었는데
그냥 안하게 된다.
만화 속, 소설 속 주인공들을 보면 혹한의 어려운 상황 속에서 성장하여 지금의 주인공이 되는데,
나는 먹고 살만하니까 이따위 생각이나 하지 생각하면서도 이 힘든 상황을 극복하고 성장할 수 있는 캐릭터가 되야지 하는데, 생각만 하고, 그냥 만화만 본다.
문제는 업무에도 지장에 생기기 시작했다.
이전이면 30분이면 끝낼일을 미루고 미루다가 닥쳐서 그냥 쳐내는 수준으로 한다던가
그것조차 못해서 미룬다던가 솔직히 내가 왜 이러고 있나 싶다. 다 관두고 싶다.
다른 사람을 탓하고 싶지는 않다. 누군가 마땅히 할 수 있는 능력이 있었다면
잡음없이 해낼 수 있었을 것이다. 다만 내가 그 마땅한 능력이 없었을 뿐,
뭐가 문제이지 꼬리에 꼬리를 물고 생각하다 보면 결국에는 '내가 문제인가보다' 라는 생각에 다다른다.
같은 문제의 상황에서도 누군가는 원망을 하고, 누군가는 해결을 하는 것처럼
나는 해결을 하고 싶은 사람인데, 해결해야할 문제는 넘쳐나고, 내가 할 수 없는 것도 있지만, 분명 내가 할 수 있는 일도 있는데 안하게된다.
어떤 누군가는 '의지'의 문제라고 하는데, 글쎄 결국 그럼 '내 의지'가 약한 것이기에 '내가 문제다'라는 것에 다다른다.
뭘 어떡해야 할지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