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야하지만 할 수 없는 것
시간을 분단위로 체크하면서, 해야할 일을 미루는 것이 계속 되고 있다.
당장 내일 모레 대학원 PPT 발표가 3개나 있는데, 그 어떤 것도 하지 않았다. 미친거다.
되돌리고 싶은 연휴, 하지만 과연 내가 시간을 되돌린다고 한다면 계획대로 할 수 있을까에 대해서는
그렇지 않을거 같긴한다.
지난 학기에 이 정도까지는 아니었는데, 지금은 이렇게 되었다.
공부를 잘 하는 것은 아니지만, 그냥 어찌저찌하다보면 흘러 흘러 무난무난하게 수료까지는 할 수 있겠지 생각했는데, 생각보다 내 상황이 어지럽고, 그 상황에 두부 멘탈이 탈탈탈 털린거 같다.
배려없이 던지는 화살들을 잘 방어한다고 생각했는데, 아니었다. 그냥 오는 족족 다 맞고 화살들 하나하나 뜯어보고 있었나보다.
어제로부터 이어쓰는 기록이다.
어제 저녁 6시에 시작한 발표 자료는 오늘 아침 7시에 끝났다. 볼수록 뜯어 고치고 싶었지만, 적당선에서 마무리하고, 오늘의 일정이 있어서 집에가서 1시간 눈 잠깐 붙였다가 다시 출근을 했다.
잠을 못자 머리가 몽롱하긴 한데, 발표가 2개 더 남았으니, 오늘도 내일도 작업하고 수요일에 마무리 - 이거는 대학원 이야기, 회사 업무는 엉망진창이다.
나는 일의 효율을 엄청 중요시하는 편인데, 일을 하려면 그냥 머리가 멍해지고, 이전에는 30분이면 할 일을 지금은 넋놓고 있다고 미루고 미루다 마감시간에 못 맞추는 경우가 많다.
일주일이 지났다.
그 사이에 많은 일이 있었다. 체력도, 일도, 공부도 점점 무기력해지는 상태를 확인한 상사가 나를 지원파트로 빼주었고, 발표는 엉망진창으로 마무리했고, 지금은 그나마 내가 숨 쉴수 있는 영역으로 천천히 이동하고 있다. 이 모든 결과는 나 스스로를 과대평가한 결과라는 생각이 들었다.
나 스스로 나에 대한 실망이 커지는 것과 비례하게, 나를 배려해주지 않은 직원에 대한 적대감도 같이 생겨났다. 그동안 해당 직원에 대한 커리어, 전문성 등을 존경하여 단점이 있어도 회사에 필요한 장점이 훨씬 크기에 잘한다 잘한다 해줬더니, 어깨에 벽돌이 쌓였더라.
도움을 요청했는데, 화살이 날아왔고, 나는 그 화살을 방패로 막거나, 피했으면 그만인데, 왜 그것을 피하지 못 한걸까, 결국 내가 그정도 역량이나 레벨이 못 되었다는 것, 안맞았다 생각했는데 그대로 맞은거였고, 시간이 지날수록 그라데이션으로 분노가 올라와서 내가 왜 이런 취급을 받아야 하지 하는 생각의 흐름으로 귀결이 되니 그냥 다 때려치고 싶었다.
물론 실천하지는 못 했다. 해당 문제는 나와 화살을 쏜지도 모른는 궁수의 문제이니, 과제는 여전히 과제로 남아있으니까 말이다. 결국 나는 과제를 끌고 들어와 상사 앞에 보일 수 밖에-이것이 지지난 주 일
과제는 상사의 지시아래 다른 인적자원을 투입하여 마무리를 지었다. 이 과정 중에 나는 후방으로 빠지게 되었다. 내 본연의 자리로 돌아온 것이다. 나는 원래 지원파트에 최적화 되어있다. 성향자체가 그렇다.
결국 내 역량을 과대평가한 나 스스로에 대한 실망과 상사에게 죄송한 마음이 들뿐이다. 과정이 어찌되었든 결과가 잘 마무리 되어 다행이다. 리더는 다르긴 다르다.
지금 살펴보니, 올 한해 새로운 일을 시도하고 그 과정에 너무 많은 새로운 정보와 사람들의 감정을 학습하하고 이 과정 중에 나는 살아야하는 방법을 찾다보니 휴일에 아무것도 하지 않고 만화만 주구장창 봤던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독서도 손을 놓은 이유가 새로운 정보를 체득화 해야하는데 그럴 메모리가 없었다. 일상이 새로운 정보와 인간들의 이기적 감정을 받는데 에너지를 소비하고 나면 그냥 메모리가 꽉 차서 독서로 뇌를 재 정비할 여유가 없었던것 아닐까 하는 자기합리화를 해본다.
얼마 전 '죽고싶지만 떡볶이는 먹고싶어'의 작가님이 별세하였다. 차라리 몰랐다면 좋았을 텐데,
이전에 1부 책을 읽고 나서 작가님이 표출한 증상에 대해서는 이해하지 못했지만 (사람들에게 가지 않은 해외를 갔다고 이야하는 허황, 거짓 표현 등), 삶에 대한 우울에 대해서는 나도 공감하는 바가 많아 나도 더 심각해질까봐 그 이후 작가의 책은 읽지 않았는데
소식을 듣고, 이런저런 생각이 들었다. 진짜는 작가님만 알겠지만, 결국 작가님에 있어서 삶에 대한 유의미함이 남겨진 사람들에 대한 그 무언가를 넘어선 것이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