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 마지막
'마지막'이란 단어는 늘 가슴을 뭉클하게 한다. 사실 늘상 해오던 일의 끝일 뿐인데도 그 '마지막'은 다른 하루와는 확연히 다른 느낌이 든다. '시작'이 설레임과 기대라는 감정을 낳는다면 '마지막'은 아쉬움과 후회, 그리고 안도감이 함께 느껴지는 감정을 낳는다. 우리는 이런 마지막의 감정을 흔히 '시원섭섭하다'와 같은 단어로 표현하고는 한다.
오늘 메이저리그 텍사스 추신수 선수가 7년간의 계약 마지막날을 아름다운 번트로 마무리했다. 며칠전 당한 부상에 배트를 잡는 것도 어려웠을 그는 꼭 복귀하겠다는 약속을 지키고, 7년 간 동행의 마침표를 찍기 위해 출전하였다. 그리고 영원한 리드오프인 그는 이번에도 늘 그래왔던 것처럼 살아남기 위해 번트를 대고 최선을 다해 질주했다. 얼마나 열심히 뛰었는지 1루 베이스를 밟다가 또 발목 부상을 당하게 되었다. 더 이상 게임을 하지 못하고 벤치로 돌아가는 그에게 모든 선수들이 포옹을 하는 장면에서 그가 야구를 어떻게 생각하고 임해왔는지를 알 수 있었다. 끝까지 최선을 다하는 그의 자세는 참으로 아름다운 마무리였다.
오늘 추신수 선수를 보며 또 한 사람이 떠올랐다. 10년 전 자신의 야구 인생 마지막 타석에서 땅볼을 치고 전력질주를 했던 양준혁 선수. '양신'이라 불리던 그는 자신의 마지막 타석에서 아웃이 분명한 그 상황에서도 끝까지 최선을 다해 자신의 야구 인생을 마무리 지었다. 야구를 대하는 그의 태도와 열정이 고스란히 드러났던 장면으로 기억된다.
우리도 언젠가는 마지막이 온다. 그게 인생의 마지막이건, 내가 하던 평생 직장의 마지막이건, 그리고 사소한 어떤 일들의 마지막 순간들이던간에 늘 마지막을 맞이한다. 그리고 그때마다 아쉬움과 후회, 그리고 안도감을 함께 느끼고 살아가고 있다. 오늘 두 선수를 생각하며 앞으로 우리가 맞을 마지막을 그들과 같이 최선을 다한다면 우리가 느끼던 '시원섭섭함' 보다는 앞으로 다가올 새로운 시작에 대한 '기대와 설레임'으로 가득 찰 수 있을것이다.
야구의 한 장면을 통해 새로운 배움을 가져다준 두 선수에게 감사함과 앞으로의 건승을 기원한다. 고생하셨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