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도 개혁하자!!

by 정윤희

출판도 개혁하자!

출판유통을 바꾸자라는 과제는 지난 1980년대부터 제기됐다. 30년 넘도록 아직도 해결해야 할 아주 해묵은 과제이다. <출판저널> 1987년 7월 20일 창간사에도 출판유통 선진화를 위해 출판계가 해결해야 한다는 고 정진숙 초대 발행인 글에서도 나온다.
업계의 건강한 혁신은 스스로 변화하고자 하는 자력으로부터 시작되어야 한다. 출판유통의 건강성은 단순히 도매상이 살아남는 것 그 이상이다.
그동안 출판유통은 밀어내기, 사재기, 도서정가제 위반, 베스트셀러 집착, 어음 거래, 서점의 판매 투명성 문제, 공급율 차별 등 다양한 문제들이 나타났다. 송인서적이 문방구 어음까지 주는 현실에서도 출판전문가라고 하는 이들(이들이 진짜 전문가가 아니라는 확신은 이미 오래전에 알게 되었지만)은 문제제기를 하지 않고 있었다.
출판계 밖의 환경(기술, 독자 등)은 날로 변화하고 있는데 출판계 내부는 변화하지 않으니 문제들이 고착될 수밖에 없고 올드미디어라는 꼬리표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것이다.
지난 2017년에 송인서적이 두 번째 부도가 났을 때 나는 출판계가 출판유통공공인프라를 시급히 구축해야 한다고 주장한 바 있다. 제3자 인수는 아픈 곳을 도려내지 않고 무마하는 방식이기 때문이다. 인터가 인수한다고 했을 때 나는 오래가지 못할 거라고 예상했다. (대)기업은 매우 이기적이고 냉정하기 때문이다. 인터파크도 이젠 책임을 질 수밖에 없다.


우리 출판계는 대부분 5인 미만 영세 사업장들이다. 대기업처럼 따로 출판사가 유통시스템을 독자적으로 갖출 수 없는 구조이다. 따라서 출판계와 서점계가 힘을 모아서 출판유통공공인프라를 구축하여, 투명한 판매과정, 공정한 공급율, 현금 지불 등 선순환하는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
이러한 출판유통의 선순환 구조를 만드는 과정도 몇몇 사람들만 관여하는 것이 아니라 세대교체가 필요하며, 공개적이고 투명한 논의가 진행되어야 한다. 그동안 우리 출판계는 몇몇 사람들이 어젠다를 밀실에서 끌고 가는 형국인데 이들이 최고의 전문가라면 모를까 그것이 아니면 엉뚱한 목적지로 갈 수밖에 없다. 출판진흥원에서 출판유통에 대한 논의가 있어왔다고 하는데 도무지 이 내용에 대해서 아무도 모른다.


특히 출판유통은 책문화생태계 관점에서 통합적인 시각으로 접근해야 한다. 개혁을 하려면 출판사, 서점 등 모두가 희생하고 양보할 각오가 되어 있어야 한다. 희생을 감수하고 혁신을 도모함으로써 장기적으로는 책문화생태계 주체들이 성장하고 발전하는 계기를 만들어야 한다.

서점에서는 책을 못받고 출판사들은 서점에 우리 출판사 책이 없는 불공정, 출판사 책이 어느 서점에서 어떻게 팔렸는지 도무지 알 수 없는 불투명한 거래 방식 등 이러한 부조리한 현실 속에서 결국 독자들을 계속 잃어가고 있다. 지속가능한 출판을 위해서는 앞으로 우리 출판계에 종사할 미래 출판인들에게 좋은 환경을 물려주는 것이다.

30년 전 해묵은 과제를 해결하지 못하면서 4차산업 시대의 출판의 미래를 이야기하는 아이러니한 시대를 살고 있다.


글/ 정윤희(출판저널 대표, 문화콘텐츠 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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