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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10 민주항쟁 34주년과 일상적 민주주의 과제

[6.10 민주항쟁 34주년과 일상적 민주주의를 위한 과제]


“미치도록 이 세상을 살고 싶소. 조각조각 내 몸과 마음이 산산이 부서진다 해도.”

(1986.12 이한열)


해마다 6월 10일 되면 이한열 열사를 추모하고 독재와 맞서 싸우고 희생되신 분들의 넋을 기립니다. 20대 초중반 청년들이었습니다. 청년들의 연대와 투쟁은 대통령 직접선거 등 제도적 민주주의를 꽃피웠습니다.

미치도록 이 세상을 살고 싶었던 34년 전 청년들은 국가의 독재 폭력으로 산화했습니다. 지금 이 시대는 어떻습니까. 정치적 민주주의는 완전하지 않더라도 어느 정도 실현되었지만, 일상적 민주주의에 대한 시대적 과제들이 많이 남아 있습니다.


어른들의 사랑을 받으면서 자라야 할 어린이들이 어른들의 폭력으로 죽고 있으며, 노동 현장에서 목숨 걸고 일해야 하고 집으로 돌아오지 못하는 노동자들이 있고, 국가의 안보를 위해 군대에 갔는데 성폭력으로 스스로 삶을 끊는 군인들,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위해 일해야 할 검찰과 경찰들이 기득권 카르텔과 결탁하고, 상업성에 빠진 언론들, 공공성을 잃어버린 공무원 사회, 국민들을 위한 정치보다 선거를 위해 입으로 정치하는 정치인들...모두 나열하지 못할 정도입니다.


칼 포퍼는 <열린사회와 그 적들>이란 책에서 ‘열린사회’와 ‘닫힌사회’에 대한 개념을 설명하면서 인간으로서 살아남을 수 있는 유일한 사회는 열린사회라고 주장했습니다. 열린 민주주의는 시대정신입니다.

“미치도록 이 세상을 살고 싶다”고 고백한 34년 전 청년의 목소리가 지금도 우리의 마음에 와닿는 이유는 민주주의의 시대적 과제를 해결하지 못한 이유이기도 합니다.

정치권이 우리 사회 곳곳에서 “미치도록 이 세상을 살고 싶다”고 외치는 목소리에 진정으로 귀 기울여야겠습니다.


21.6.10

정윤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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