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난하고 가벼운 귀환

<메리 포핀스 리턴즈>

by 우장산 오소리

디즈니의 실사화 작품들이 연이어 제작되고 개봉하고 있다. 그런 디즈니 작품들 중에서도 한국 관객들에게는 좀 낯설 수도 있지만 가장 클래식한 디즈니 캐릭터 중 하나인 메리 포핀스가 지난 2월에 개봉했었다.


메리 포핀스는 디즈니의 캐릭터들 중에서 가장 극적이고 구세주 같은 등장과 퇴장을 보여주는 캐릭터이지 않을까 싶다. 상황이 어렵고 어떻게든 살아보려고 하는 이들에게 하늘에서 우산을 타고 내려온 여인이 나타난다. 그리고 어려운 일을 해결해주고 행복해진 이들을 뒤로한 채, 홀연히 떠나는 캐릭터이기 때문이다. 그것도 에밀리 블런트가...

이 작품은 극 중간에 뮤지컬 장면이 등장하는데 잘 짜인 안무와 메리 포핀스의 상징 같은 우산이나 가로등 같은 소품들을 활용하거나 찻잔의 그림 속으로 들어가기도 하는 등 멋진 무대를 선보인다. 확실히 보는 재미를 주는 장면들이 인상적으로 느껴졌다. 이 작품의 감독이 영화 <시카고> 같은 미국의 뮤지컬 영화들을 연출한 롭 마샬이다. 디즈니가 뮤지컬 장면과 메리 포핀스에 맞는 감독을 적절하게 섭외한 듯했다.

에밀리 블런트가 메리 포핀스로 나온다고 했을 때는 조금 의외의 캐스팅 같았다. 그동안의 이미지는 <엣지 오브 투모로우>나 <콰이어트 플레이스> 같은 강렬한 작품들 그리고 <캡틴 마블>의 캡틴 마블 역 후보로 오르기도 했을 정도로 강한 이미지가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번 작품에서 에밀리 블런트는 연기도 뛰어나고 노래 실력도 괜찮은 배우라는 것을 증명해냈다. 한 배우의 완전히 다른 연기와 이미지를 볼 수 있다는 것이 인상적이었다.

디즈니의 기존 이미지는 여기서도 반복된다. 가족과 권선징악, 고난과 행복. 결말도 예상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 하지만 매일을 치열하게, 어떻게든 살아나가려는 사람들의 삶은 우리와 크게 다르진 않고 메리 포핀스 같은 깜짝 선물이 나타나길, 우리의 삶이 잠시나마 수월해지고 특별해지길 바라는 마음은 누구나 한 번쯤 가져볼 법하다. 메리 포핀스처럼 누군가가 우산을 타고 내려오진 않겠지만 이 작품을 통해서 잠시라도 현실에서 벗어날 수 있으면 좋겠다.



(사진 출처: 네이버 영화

매거진의 이전글두 개의 세계관이 만나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