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 기다림의 끝, 박효신의 새 EP [A&E]

오랜만에 새 앨범으로 돌아온 박효신

by Charles Walker
박효신 EP [A&E] (2026)

박효신이 돌아왔다. 정규 7집 [I Am A Dreamer] 이후로 무려 10년 만이다. 그 사이 '별 시', '바람이 부네요 (with 박성연)', 'Goodbye', '연인' 이렇게 싱글 4곡을 공개하면서 정규 8집 수록곡이라고 소개한 바 있는데, 그 이후부터는 정규 8집과 관련된 어떤 소식도 들을 수가 없었다. 작년 초에는 영화 '소방관'의 OST로 수록된 'HERO'를 공개하기도 했다.


그러다 이 앨범이 뜬금없이 나왔다. 정규 8집은 아니고, 박효신의 음악 인생 처음으로 발표하는 EP 앨범이다. 타이틀은 [A&E]. 싱어송라이터인 샘 김(Sam Kim)과 공동으로 작업했다. (정재일과는 이대로 이별인 건가.) (마지막 곡 'Prayer'가 정재일의 곡인 걸 보니 꼭 그런 것만도 아닌 듯)


단적으로 말하자면 이 EP는 10년이라는 긴 기다림의 시간을 보상해 줄 만큼 뛰어나다고 말하기는 어려울 것 같다. 일단 프로듀서인 샘 김과의 케미가 그다지 맞아떨어지지 않는 듯한 느낌이다. 편곡이 박효신의 목소리가 가진 장점을 거의 살려주지 못했다. 아니, 무엇보다 이제 더 이상은 박효신이라는 보컬리스트 자체가 여러 악기를 압도할 만큼의 카리스마를 발휘하지 못한다고 말하는 편이 더 정확할 듯하다.


콜드플레이(Coldplay) 풍의 편곡을 답습하거나, 성스러운 가스펠의 느낌을 고수하는 것도 그다지 마음에 들지 않는다. 목소리의 결을 따라서 편곡이 이루어지기 때문이겠지만, 그래서인지 귀에 쏙쏙 박히는 멜로디가 없다. 선명한 후크 라인이 있어야 하는데, 지금 박효신이 하려는 음악은 더 이상 대중음악의 문법에는 맞지 않는 듯하다. 아쉽지만 지금 그가 가려는 길이 이런 길이라면 어쩔 수 없이 더는 함께 갈 수 없을 것 같다.


나이가 들수록 점점 쉬운 음악, 선명한 노래 쪽에 귀를 기울이게 된다. 애써 어떤 의미를 찾고, 함축적 언어를 발굴해 내는 수고를 음악에서까지 들이고 싶지 않다. 박효신의 디스코그래피는 나날이 알쏭달쏭해지고, 기다림의 시간만 속절없이 길어진다. 그렇게 에너지를 소모해 가면서 그를 기다려야 할 이유가 이제 더는 없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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