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o Mars의 [The Romantic]

10년 만에 정규 4집으로 돌아온 브루노 마스

by Charles Walker
TheRomantic_Cover_3000x3000_MOREHIRES.jpg Bruno Mars [The Romantic] (2026)

브루노 마스가 돌아왔다. 싱글 'I Just Might'을 공개하면서 컴백 신호탄을 쏘아올렸기에, 가까운 시일 내에 새 앨범이 나올 거라고는 생각했지만 예상보다 더 빨리 나와서 더욱 반갑다. 실크 소닉(Silk Sonic) 이후로는 5년 만이고, 3집 [24K Magic] 이후로는 10년 만의 컴백이다. 새 앨범 제목은 [The Romantic].


그의 침묵이 이렇게 길었던 것은 그간의 성공 행보가 부담스러웠기 때문이기도 했을 것이다. 콜라보레이션으로 우연처럼 작업했던 곡들이 모두 성공했다. 앤더슨 팩(Anderson .Paak)과의 밴드 프로젝트 실크 소닉부터 시작해서 로제와의 'APT.', 레이디 가가(Lady Gaga)와의 'Die With A Smile'까지.


이런 형태의 성공은 마냥 반갑지만은 않다. 콜라보가 연속으로 계속 성공할수록 브루노는 마치 숙제를 미뤄놓은 학생처럼 고뇌했을 것이다. '언젠가는 내 것을 해야 하는데.' 이 생각이 브루노의 뇌리를 떠나지 않았을 것 같다. 창작의 고통은 언제나 괴롭지만, 이번 [The Romantic]을 만들면서는 그 스트레스가 역대급이었을 거라고 본다.


하지만 브루노는 영민하게도 가장 잘할 수 있는 방향을 선택했다. 뿌리는 여전히 소울과 훵크에 두고, 퍼커션을 적재적소에 활용하여 라틴 느낌을 가미했다. 첫 곡 'Risk It All'은 글로리아 에스테판(Gloria Estefan)의 음악을 연상케 하는 감미로운 라틴 발라드이다. 이런 느낌까지 잘할 줄이야. 첫 출발부터 예사롭지 않음에 벌써 기분이 좋다.


라틴과 소울의 기묘한 만남은 'Cha Cha Cha'에서도 이어진다. 제목처럼 차차차 춤곡으로 만들어진 이 곡은 모타운 풍의 스트링 편곡과 몽환적인 두왑 코러스로 듣는 이를 강하게 압도한다. 이 다음으로 선공개 곡 'I Just Might'이 자리한다. 브루노 마스 특유의 흥겨움을 풍기는 곡이지만, 선공개곡답게 뭔가 다 보여주지 않은 듯한 느낌을 갖고 있는 곡이다. 3번 자리는 이 곡에게 딱 적절한 자리라고 생각한다. 4번 트랙부터는 약간은 다른 테마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God Was Showing Off'는 [The Romantic]이라는 앨범 제목에 가장 들어맞는 달콤한 R&B 발라드이다. 두왑 코러스 위주로 선율이 흘러가며 풍성한 느낌을 주면서도 리듬감을 놓치지 않으며 듣는 이의 어깨를 들썩이게 한다. 'Why You Wanna Fight?'은 앞서 선보인 곡들보다는 좀 더 강렬하고 다이내믹한, 그래서 약간은 마초적인 느낌을 풍긴다. 일렉트릭 기타 인트로와 자주 멈춰서는 리듬, 폭발하듯 파열하는 브루노의 고음 등에서 수컷의 절규하는 듯한 사랑을 엿볼 수 있을 것이다.


로킹한 느낌을 좀 더 강조한 'On My Soul'도 훌륭하다. 제임스 브라운(James Brown) 풍의 훵키한 리듬은 브루노 마스의 전매특허이다. 이 곡에서 브루노는 물 만난 물고기처럼 자유롭게 노닌다. 테마가 쉴새 없이 바뀌며 멜로디는 휘몰아치듯 고음역대를 자유자재로 넘나든다. 브루노의 농익은 가창력은 이제 거장이라는 칭호를 부여해도 전혀 손색이 없을 듯하다.


'Something Serious'에서부터 라틴 테마로 되돌아온다. 이번엔 라틴과 록의 결합이다. 그래서인지 약간은 산타나(Santana) 풍의 분위기가 물씬 풍긴다. 오해 없으시길 바라는데, 브루노에게서 다른 뮤지션의 흔적이 묻어난다는 건 그를 깎아내리려는 의도가 전혀 아니다. 오히려 그가 얼마나 다양한 선배들의 음악에서 영향을 받았고, 그것을 자기화시키는 능력이 강한지를 부각하려는 의도에 가깝다.


'Nothing Left'는 블루스의 요소를 가미한 록 발라드 곡이다. 하긴 미국 현지에서는 록 발라드라는 용어가 없으니까 정식 용어인 '파워 발라드'라고 해야겠다. 감미롭게 시작했다가 폭발하듯 감정을 터뜨리는 극적인 구성이 인상적이다. 마지막 곡인 'Dance With Me'는 연인과 함께 블루스를 출 수 있는 감미로운 곡이다. [The Romantic]이라는 제목의 앨범을 마무리하기에 더할 나위 없이 좋은 선택이다.


브루노는 이번에도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해 앨범을 만들어 왔다. 자신이 좋아하는 음악들의 요소를 적극적으로 차용하여 자기화시켰고, 이번에는 그간 시도하지 않았던 라틴 음악과의 교류를 처음으로 열어젖혔다. 브루노 마스의 이번 앨범 역시 큰 성공을 거둘 것이라고 예상된다. 그게 나의 유일한 비번인 일요일에 비시즌으로 이 글을 쓰게 만든 원동력이다. 하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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