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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유니언타운 Aug 24. 2020

[7] 깊음과 넓음의 기쁨

유피의 기쁨과 슬픔

#삶의 다채로움을 마다하지 않는 사람


 세상을 살아가면서 우리는 하고 많은 조언을 듣는다. 개성이 곧 무기가 되는 오늘 날에 많은 사람들은 한 우물을 파야 성공한다고 말한다. 가까운 예로 우리가 매일 보는 유튜브만 떠올려도 알 수 있다. 이미 무수한 컨텐츠로 가득한 유튜브의 바다에서도 살아남기 위해서는 개성과 특색이 분명해야 한다. 폭주하듯 새롭게 구독자가 늘어나는 사람들도 대개 두 부류이다. 이미 대중들에게 관심 받고 있었던 연예인이거나, 말도 안되게 신선하고 특이한 유형일 때다.



인기 유튜버들은 유명인이거나 개성이 분명하다.  (좌)신세경 / (우)이사배

 


 여기서 이런 질문이 나온다. 아닌 사람은 어떡하냐고. 영원히 성공할 수 없단 얘긴가? 그렇지 않다고, 슬퍼할 필요가 없다고 말하고 싶다. 한 우물이 아니라도 여러 개의 웅덩이를 열심히 돌아다니며 자신만의 영역을 만들어가는 기쁨을 누리는 사람이 유니언에는 떡하니 존재한다. 바로 브랜드 전략실의 권재혁 피디(이하 권피디)다. 


 권피디라고 처음부터 넓은 사람이 되려고 한 건 아니다. 이런 폭은 유니언에 오면서 넓혀진 것이라고 설명했다. 지금의 유니언은 팀도 세분화 되어 있고 할 일도 골고루 개인에게 나뉘어져 있었지만 3년 전엔 그렇지 않았다. 유니언이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야 할지 기획을 열심히 하던 2018년, 권피디도 개인적으로 비슷한 고민을 하고 있었다. 스포츠 마케팅을 전공하고 실무경험을 쌓아야겠다는 생각 하나만 가지고 열심히 할 일을 찾고 있었기 때문이다. 



갓 상경했던 권피디

 


 시작은 요즘 뭐하고 지내냐는 학창시절 선배의 질문이었다. 이어서 서울로 올라와 함께 일하면 어떻겠냐는 제안에 권피디는 무작정 캐리어에 짐을 싸고 버스에 몸을 실었다. 유니언플레이스의 시작이었던 교대 건물에 도착한 그는 그렇게 유니언플레이스와 대표님을 마주하게 되었다. ‘네가 재혁이니?’ 묻던 낮은 목소리가 아직도 기억난다고 했다. 당시 유니언플레이스 교대점은 인테리어가 완성되지 않은 상태였기에, 그걸 도와 마무리하는 것이 권피디의 첫 번째 업무였다. 아직 오픈 전이었던 어수선한 분위기의 업플로호스텔에 짐을 풀었고 할 수 있는 일부터 천천히 함께 해나가기 시작했다. 



 그 시절의 권피디는 해야하는 일이라면 전부 다 해내는 만능인간 그 자체였다. 공간 기획, 사업 기획, 브랜딩과 마케팅 전략을 세운다고 머리를 열심히 굴린 것은 물론, 필요에 따라 호스텔에서 배딩을 도맡아 하거나 설리번에서 커피를 내리기 위해 몸을 굴리는 것도 마다하지 않았다.

 권피디는 이 시간과 기회가 모두 자산으로 남았다고 설명한다. 어떤 회사에서 이렇게 다양한 일과 직무를 경험해볼 수 있겠는가. 그 뿌듯함들이 권피디에게 기쁨을 선사했다고 한다. 회사의 모든 부분을 돌보고 직접 가꾸는 기쁨이 매일매일 있었다고.

 


(좌)커피를 내리는 권바리             /          (우)청소도 마다않는 우리의 권피디



 그럼에도 아쉬운 점이 전혀 없었다면 거짓말일 것이다. 모든 일에는 양면성이 있듯, 수없이 권피디를 스쳐가는 과정들이 깊이를 고민하기엔 진행의 속도가 너무나 빨랐다. 오죽하면 그를 유니언으로 끌어들였던 선배, 박실장님은 그에게 넓고 얕은 사람이라는 말까지 한 적 있으니. 스스로 부족함을 느꼈지만 권피디는 그 부족함에 절망하거나 실망하지 않았다. 대신 두 가지 올곧은 결심을 세웠다. 첫 째는 스스로의 깊이를 더 열심히 채워 나가야겠다고 다짐한 것이며, 두번 째는 동료들이 있음에 감사한 마음을 잊지 말자는 것이었다. 



 한 우물만 파라는 시대의 조언 앞에 나는 (권피디를 보면서) 그냥 이렇게 말하고 싶어졌다. 스스로가 기쁜 대로, 살고 싶은 대로 살라고. 물론 속 편한 소리일 수도 있겠다. 하지만 사람들은 종종 삶이라는 게 얼마나 다양하고 다채로운 지 잊고 산다. 개인에게 주어지는 기쁨의 종류는 모두 다르며 그 색도 천차만별이지 않은가. 똑같이 살아 성공할 수 있다면 진즉에 그렇게 살았겠지만 우린 그 길만이 유일한 게 아니란 걸 알고 있다. 가장 중요한 건 나의 기쁨을 찾는 일일 것이다.


 오늘도 권피디는 그 누구보다 자신의 기쁨을 향해 새로운 일들에 부딪혀가며 잘 달려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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