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란드의 여름에 대하여
7월 들어 몇주째 후덥지근한 더위가 계속되었다.
해가 하늘 중앙에 떠있는 시간에 밖에 나가면
태양의 열기가 얼마나 강렬한지...
지난 주말에 아무 준비없이 잠깐 산책하러 나갔다가
하늘에서 내리쬐는 뜨거운 열기로 머리가 아플 지경이었다.
그나마 어제부터 오랜만에 비가 내렸다.
너무나 반가운 단비이다.
덕분에 더위가 약간 꺾인 느낌이다.
그래도 최근 몇년간 있었던 극심한 무더위에 비하면
올해 폴란드의 여름은 그럭저럭 지낼만 하다.
낮기온은 25도 이상으로 덥지만
밤이 되면 기온이 20도 이하로 내려간다.
일교차가 큰 덕분에 한낮의 열기가 밤새 식혀지는 효과가 있다.
폴란드 주택 대부분이 단열처리가 잘 되어
실내에 있으면 무더운 한낮에는 서늘한 편이다.
그런 이유로 가정집의 경우는 에어콘도 그다지 쓸 일이 별로 없는 것 같다.
5월 중순~6월부터 시작되는 폴란드의 여름은 그야말로 축복의 계절이다.
나무와 풀, 들꽃들이 뿜어내는 싱그러운 내음과 화려한 자연의 빛.
곳곳에서 들리는 새들의 지저귐.
벌레나 새나 세상의 모든 날것들이 분주히 날아다니는 모습.
만물이 약동하는 그야말로 찬란한 계절이다.
햇빛이 절대적으로 부족한 계절을
오래 견딘 뒤에 찾아온 여름이기에,
폴란드 사람들에게 여름은 소중한 절기이다.
그토록 기다리고 기다리던
여름이라는 계절이 주는
충만한 에너지와 기운.
그리고 그 밀도감.
이러한 여름의 매력과 멋이 발산되는
축제 참여의 기회도 많다.
전국 각지에서 열리는 크고 작은 이벤트와 축제들도
흥을 한껏 돋구기도 한다.
나도 그런 행사에 몇번 가본 적이 있는데,
정말 그 고조된 분위기와 흥에 압도되어,
너도 나도 모두가 기분이 업되는 경험을 하기도 했다.
한국에 있는 가족친지나 친구들로부터
자주 이런 질문을 받는다.
"폴란드는 언제 가는 것이 좋아?"
나는 폴란드에서 1년 4계절 중에서
가장 살기 좋은 계절이 여름이라고 생각한다.
살기도 좋은 계절이라고 한다면,
잠깐 폴란드를 방문하기에도
제일 좋은 계절이라고 생각한다.
절기상 기온변화가 덜 심하고
하루 중 일교차도 적은 편이어서
컨디션 관리에 좋은 조건이다.
또 1년 중 해가 가장 오랜 시간 떠 있는 계절이기도 하다.
오전 4시 이후면 벌써 동녘에 일출이 서서히 시작되는 것을 볼 수 있다.
일몰은 8시 반 넘어서야 시작된다.
24시간 중 16시간 동안 해를 볼 수 있는 셈이다.
해가 보이는 시간이 긴 만큼 여름에는 당연히 일조량도 높다.
여름에는 습도도 낮고
다른 계절에 비하면 공기의 질도 나쁘지 않은 편이다.
이런 이유로, 여름은 각종 야외활동하기에 적합하고,
여행 다니기에도 괜찮은 계절이다.
폴란드인들 뿐 아니라 여행자들에게도 이 여름의 존재가 고맙다...
아직도 진행형인 2023년 여름.
그 찬란함을 만끽하며 하루하루를 즐겁게
보내자고 스스로에게 다짐한다!
혹시 이 글을 읽으시는 분들 중,
폴란드를 방문하실 계획이 있다면,
여름 시즌에 맞춰 준비하시는 것도 좋을 듯 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