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우르무 Dec 08. 2021

내 글을 보고 신랑이 물었다

왜 우울하던 시절을 다시 끄집어내서 쓰는 거야

신랑이 내 글을 보고 왜 그렇게 우울하고 무서운 얘기만 쓰는 거냐고 물었다. 응? 그런가? 싶어 올린 글들을 보니 무거운 글들 위주긴 했다. 아무래도 예전에 썼던 글들을 그냥 버리긴 아까워 남겨두려고 다시 끄집어내 쓰다 보니 그렇게 됐나 보다.

현실은 엄청 웃고 행복하게 잘 지내고 있는데..머쓱


신랑은 예전 글들을 다시 꺼내보면서 다시 우울해질까 봐 걱정됐나 보다. 하지만 전혀, 오히려 그 기억들이 지금 나를 더욱 힘차게 끌어주는 것 같다. 우울하던 ‘그때의 나’는 ‘지금의 나’가 이해하기 어려운 사람이 됐다. 뭔가에 홀렸던 사람처럼 그때의 기억은 흐릿하다.

그래서 지금 예전 글들을 읽어보면 꼭 다른 사람이 쓴 글을 읽는 낯선 기분이 든다. 당시의 일들이 새로운 시각으로 다가오고 그때의 내 모습을 타인의 시선에서 바라볼 수 있어서 기분이 참 묘하다. 그래서 더 예전 글들을 그냥 버리기 싫은 것 같다. 어쨌든 그때의 ‘우울했던 나’도 내 자신의 일부니까. 기억해주고 보듬어줘야지.


신랑이 걱정 좀 덜하게 요즘 얘기도 가끔 올려야겠다. 우당탕탕 요란 법석한 에피소드들이 많으니까, 지금의 행복한 순간들도 잘 기록해둬야지!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